올해 세계 곡물 재고율이 당초 예상보다 더 낮은 14%대에 머물고, 여의치 않은 수급 여건 때문에 당분간 곡물 가격 강세도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 3년 연속 생산보다 소비가 많아
2일 농촌경제연구원이 발표한 '세계곡물 수급.가격 동향'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 농무부(USDA)는 최근 2008곡물연도(2007년9월~2008년8월)말 기준 쌀.옥수수.밀.보리.귀리 등 세계 전체 곡물 재고율(재고량/소비량)을 14.6%로 관측했다.
USDA의 2008곡물연도 예상 재고율은 작년 11월 15.2%에서 지난달 14.7%를 거쳐 계속 낮아지고 있다.
14.6%는 2007곡물연도 재고율 16.5%(추정)보다 1.9%포인트 떨어진 것이고, 1972~73년 '곡물 파동' 당시 15.4%를 밑도는 사상 최저 수준이다. 더구나 정점이었던 1987곡물연도의 35%와 비교하면 20년만에 절반 밑으로 꺾였다.
2008곡물연도 세계 곡물 소비량은 전년에 비해 3.0% 증가, 사상 최대인 21억512만t에 이르고 생산은 20억7천613만t으로 4.2% 늘 것으로 예상됐다.
증가율에서는 생산이 소비를 다소 앞서지만, 2006곡물연도 이후 3년 연속 소비가 생산을 초과함에 따라 기말재고량이 3억774만t으로 1년 사이 다시 8.6% 줄어들 전망이다.
주요 품목별로는 기말재고율 및 재고량이 전년에 비해 ▲ 쌀 17.9%(7천513만t)→17.0%(7천207만t) ▲ 밀 20.3%(1억2천508만t)→17.7%(1억970만t) ▲ 옥수수 14.9%(1억725만t)→14.5%(1억188만t) ▲ 콩 27.4%(6천167만t)→19.5%(4천582만t) 등으로 축소된다.
연구원은 이같은 재고 감소와 더불어 쌀.밀.옥수수.콩 등 주요 곡물 가격이 올해 계속 높은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내다봤다.
◇ 주요 곡물가 줄줄이 사상최고
2006년부터 가파르게 오르기 시작한 국제 곡물가는 올해 들어서도 강세를 이어가고 있다.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달 11일 현재 3월 인도분 밀(소맥)은 캔자스상품거래소(KCBOT)에서 작년 같은달보다 63.1%나 높은 t당 398달러에 거래됐다.
같은날 시카고상품거래소(CBOT)에서 3월물 옥수수와 대두(콩) 역시 각각 t당 198달러, 487달러로 1년전보다 각각 52.3%, 57.1% 뛰었다. 한달 전과 비교해도 세 곡물 값이 각각 13.7%, 2.6%, 5.0% 오르는 등 좀처럼 상승세가 꺾이지 않는 모습이다.
여기에 운임 상승까지 겹쳐 옥수수.대두.대두박(콩깻묵)의 운임 포함 수입가는 지난달 11일 현재 각각 t당 313달러, 595달러, 500달러로 작년 같은 시점보다 33.2%, 73.0%, 60.3%씩 급등한 상태다.
연구원의 성명환 박사는 "밀.옥수수.콩 등 주요 곡물의 선물가격이 현재 모두 사상 최고 수준"이라며 "곡물 수입 방식에 장기 계약이나 선물을 활용할 필요가 있는 시점"이라고 조언했다.(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