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 캠페인
[연극 톡톡 talk] 연극 ‘술집’
상태바
[연극 톡톡 talk] 연극 ‘술집’
연극 ‘술집’ 배우들의 술자리에서나 들을법한 이야기들
  • 뉴스테이지 제공 newstage@hanmail.net
  • 승인 2009.03.12 14:08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위성신 연출의 연극 ‘술집’이 연이은 앵콜 공연으로 이번에는 ‘소극장 축제’ 무대에 오르며 인기가도를 달리고 있다. 연극 ‘술집’은 연극배우들이 단골 술집에서 코앞으로 다가온 공연에 대한 전의(?)를 다지며 나누는 대화들을 주 내용으로 하고 있다. 제목만으로도 들큰하게 취할 법한 이 작품의 배우들이 진짜 술자리에서나 나눌법한 아주 사적이고 사소한, 그래서 더 궁금한 이야기들을 들려주었다. (# 아래의 모든 ‘연극 같으면서도 실제 같은’ 대화들은 배우들의 실제 답변을 토대로 재구성한 내용입니다.)

유승일(승일 役) 자, 오늘 하루도 수고 많으셨습니다. 다들 오늘 공연 어땠어?
양현석(현석 役) 다 좋았는데, 대체 누가 가짜 소주를 진짜 소주로 바꿔놓은 거야?! 막 가는 거야! 다 마셔!! 게다가 오늘 맨 앞에 앉았던 관객 한 명은 심각한 장면에서도 계속 자작하면서 술을 마시더라고(웃음).
조민정(엘리자베스 외 다역) 그래도 우리들한테 술 권하지 않으면 다행이지. 난 우리 공연이 워낙 연기랑 실제의 구분이 없어서 그런지 실수를 해도 그게 실수인지 아닌지 잘 모르겠더라고.
남보라(인성 役) 난 오늘도 변함없이 핸드폰을 켜놓은 관객이 있었다는 게 좀 아쉬워. 극장이 워낙 작다보니 핸드폰 불빛에 정말 민감하기 마련이잖아.
배우 전원 맞아! 핸드폰!!!!!


▲ 왼쪽부터 시계방향으로 (윗줄)신기섭, 유승일, 양현석, 강민호
(아랫줄)조민정, 남보라, 오의식

유승일(승일 役) 한잔씩 하면서 더 얘기하자고. 그나저나 누구라고 콕 짚어 얘기하진 않겠지만 모 선배님은 오늘도 사라지시는 거 아니겠지?
조민정(엘리자베스 외 다역) 하하. 맞아. 우리 그때 다들 엄청 긴장했었지? 공연 끝나고 술 마시다보면 꼭 그런 잊지 못할 일이 생기더라.
오의식(닉키 외 다역) 그 날의 실종사건은 나도 평생 못 잊을거야. 그래도 그 정도면 남한테 큰 피해는 안주지? 내 친구 여자친구는 술에 취해 등에 업힌 채로 실례를 했다는 얘기도 있어.
(전원 경악)
강민호(민호 役) 나처럼 강남대로 한복판에 누웠던 건 그냥 애교구나. 하하.

조민정(엘리자베스 외 다역) 그나저나 여기 안주 진짜 맛있다~! 특히 이거!
강민호(민호 役) 나도 이거 좋아. 대학로 와서 ‘포크랜드’의 간장새우 맛 안보면 섭섭하지. 또 뭐 있더라?
오의식(닉키 외 다역) ‘틈’이라는 가게 알아? 거기 냉골뱅이가 최고야. 게다가 거기 주인아저씨가 직접 기타 치면서 노래도 불러줘. 술이 절로 넘어간다니까!
양현석(현석 役) 난 뭐, 고기만 있으면 돼! 하하. 자, 그런 의미에서 또 한 잔!

신기섭(기섭 役) 나는 안주 필요 없어. 전지현, 김태희, 한예슬이랑 한 테이블에 앉아있으면 술이 그냥 넘어갈 것 같아.
조민정(엘리자베스 외 다역) 와~이렇게 예쁜 배우들을 옆에 두고 그러면 섭섭하지! 난 술자리에서는 우리 배우들이 제일 좋던데.
양현석(현석 役) 나는 기회가 되면 이런 어려운 인터뷰 자리를 만든 기자와 한 번 대작을 해봐야겠어.
남보라(인성 役) 나도! 대체 누군데 정체도 안 드러내고!

유승일(승일 役) 그런데 말이야. 나는 아무리 생각해도 아찔해.
강민호(민호 役) 뭐가?
유승일(승일 役) 우리 공연 말이야. <햄릿>을 무대에 올려야하는데 주인공 햄릿이 잠적한 내용이잖아. 실제로 그런 일이 있다고 생각해봐. 생각만 해도 으으~!
강민호(민호 役) 하긴. 정말 그런 일이 생기면 어쩌지? 나 같으면 두 번 고민안하고 내가 햄릿 할 거야! 하하.
양현석(현석 役) 오호. 햄릿 자리 놓고 경쟁이 치열하겠는데? 나도 그 기회를 노려서 내가 주인공으로!!
남보라(인성 役) (정색하며)나는 최대한 빨리 다른 사람을 구해야한다고 생각해.
강민호(민호 役), 양현석(현석 役) 우리가 그렇게 싫어?
남보라(인성 役) 하하. 농담이야, 농담.
조민정(엘리자베스 외 다역) 나는 우리 공연처럼 정말 색다른 버전의 햄릿 공연을 해보는 것도 좋을 것 같아. 넌 어때?
오의식(닉키 외 다역) 나? 나는 뭐, 아무래도 어리다보니까. 그냥 아무것도 못하고 선배님들 눈치만 보고 있겠지? 하하.
신기섭(기섭 役) 다들 오늘 이렇게 술 먹고 연습에 잠적하기만 해봐! 연극이랑 실제랑 구분 못하면 곤란하다고. 하하.

강민호(민호 役) 이것 좀 봐. 이 못된 기자가 또 이상한 걸 시켰어. “연극 ‘술집’은 00이다”를 완성하래. (기자 - 먼 산을 바라본다) 으, 어렵네. 난, 음, 연극 ‘술집’은 “친근함”이다! 이유는 공연을 본 사람이라면 알 거야.
오의식(닉키 외 다역) 난, 연극 ‘술집’은 “아쉬움”이다?
신기섭(기섭 役) 아쉬움?
오의식(닉키 외 다역) 이렇게 여러 번 앵콜 공연을 하는데도 아직 안 본 사람이 많아서! 내가 너무 욕심이 과한가?
조민정(엘리자베스 외 다역) 그런 욕심이라면 백 번을 내도 될 것 같은데?! 나에게 연극 ‘술집’은 “매력적”이다.
양현석(현석 役) 매력적이다? 오호, 그거 괜찮네. 그렇다면 난, 연극 ‘술집’은 “화이팅”이다! 자, 그런 의미로 힘내서 또 한잔하자고! 내가 건배 제의할게. “그 따위 연극쯤은 누구라도 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이 가슴 속에 사무친 비애는 그 따위 슬픔의 겉치레 따위와는 다릅니다!!!” 건배!
강민호(민호 役) 그거 우리 대사잖아! 하하. 그렇다면 나도 우리 대사로 한 번! “지금까지 하고 싶은 거 하면서 행복했잖아!” 또 건배!!
유승일(승일 役) 건배!! 그런데 다 좋아, 다 좋은데, 내일 공연은 안 할거야? 이제 슬슬 정리하자고!
남보라(인성 役) 그래. 내일 공연하려면 또 들어가서 푹 쉬어야지. 일어나자.
(전원 부스스 일어나 서서히 해산 후 암전)

[뉴스테이지=조하나 기자]

주요기사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