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08년 12월까지 성공리에 홍대 공연을 마친 ‘비사발’은 2009년 1월 17일부터 서울 정동에 위치한 이화여고 100주년 기념관 공연장으로 자리를 옮겨 오는 4월 18일 재오픈을 앞두고 있다.
제목 그대로 ‘비사발’은 한 비보이에게 마음을 빼앗겨버린 어느 발레리나의 지고지순한 사랑 이야기가 담겨있다. 힙합과 발레는 물과 기름처럼 같은 ‘액체’, 즉 ‘무용(dance)’에 속하면서도 그 성질은 전혀 다른 장르다. 그러니 비보이를 사랑하게 된 발레리나가 자신의 사랑을 이루기 위해 같은 발레리나들로부터 혹은 비보들로부터 얼마나 많은 훈계와 질타를 받았을지는 상상 그 이상일 것이다.
게다가 첫 만남도 그리 순탄하지만은 않았다. 발레리나 소연의 연습실 옆 거리에 힙합광장이 조성됐다. 이후 그곳에서 들려오는 음악소리 때문에 발레 연습이 큰 방해를 받게 됐고(거리의 춤꾼들이 얼마나 시끄러운지는 영화 ‘스텝업’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더 이상 참을 수 없었던 발레리나들은 거리의 춤꾼들을 몰아내기 위해 전투태세를 갖추고 그들이 칩거하는 광장으로 달려 나갔던 것. 거기에서 그만, 우리의 주인공 소연은 고독한 턱선을 소유한 비보이, 석윤을 보고 한눈에 뿅! 반하고 만다. 그 뒤에 이어지는 이야기는 끝내 석윤을 머릿속에서 지울 수 없었던 소연이 자신의 꿈을 포기하면서까지(즉 발레를 그만두면서까지) 그와의 사랑에 몰두하게 된다는 내용이다.
‘비사발’은 소연과 석윤의 첫 만남에서부터, 둘의 사랑, 그리고 발레리나 소연이 비걸(b-girl∙비보이 댄스를 추는 여성)로 전향 한다는 다양한 이야기가 춤, 오직 춤으로만 전해진다는 사실! 따라서 관객들은 다른 작품에서는 맛볼 수 없는, 신나는 음악과 배우들의 화려한 몸놀림만으로 짜릿한 쾌감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2009년 4월 18일 ~ 오픈 런, 이화여고 100주년 기념관)
[뉴스테이지=심보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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