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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무용가로 산다는 것, 툇마루무용단 최청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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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무용가로 산다는 것, 툇마루무용단 최청자
‘불림소리’의 몸짓, 세계를 만나다
  • 뉴스관리자 csnews@csnews.co.kr
  • 승인 2010.10.13 16: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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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생토록 한 길을 간다는 것은 결코 쉽지만은 않은 일이다. 인생의 절반 이상을 춤과 함께한 여인이 있다. 유치원 시절 학예발표회를 계기로 무용을 하고 싶었던 순수한 시절의 꿈을 잘 가꾸어 지금은 툇마루무용단을 이끌어 가고 있다. 최청자 안무가는 “저의 삶은 항상 춤과 함께였어요. 어린 시절 예쁘게 꽃단장한 모습으로 계속 무대에 설 수 있다면 행복할 거라 믿었던 그 순수한 마음이 춤과 인연을 맺게 했죠”라고 무용과의 인연에 대해 이야기 했다. 갓난 시절의 작은 바람이 현실이 되어 그녀는 수차례 무대에 올랐고 유수의 상도 많이 탔다. 그는 1989년에 서울무용제에 대상을 받았다. 그 후에도 그녀는 많은 상을 받으며 무용가로서 성장했다. 그녀의 작품 ‘불림소리’는 울무용제 31회를 맞아 21년 만에 서울무용제 무대에 올랐다. “‘불림소리’가 21년 만에 공연된 것이 아니에요. 그동안 유럽, 미국, 아시아 등 순회공연을 계속해왔죠. 이번 공연에는 ‘불림소리’ 엑기스만 뽑아 보여준 것입니다.”

 

- 춤, 그 타는 목마름으로

 

‘불림소리’는 사회의 가진 자와 갖지 못한 자의 이야기에 초점을 맞춤 작품이다. 작품의 소재는 21년 전이나 지금이나 변함없이 통용된다. 그렇기에 세월이 흘렀음에도 여전히 공연해올 수 있었던 게 아닐까. ‘불림소리’는 많은 무대에 선 작품이지만 서울무용제 무대에서 공연한다는 것은 그녀에게 특별했다. “서울무용제는 우리나라 중진무용가의 위용을 높인 무용제에요. 많은 무용가들이 서울무용제를 통해 탄생했죠. 한동안 서울무용제가 열리지 않았을 때도 있었지만 그동안 수준 높은 작품이 많아 나왔죠. 31회를 맞은 무용제를 지키고 앞으로 지속적으로 발전할 수 있도록 해야 해요. 우리는 우리 것을 지키고 그것을 세계화해야 하는 의무가 있어요.” 최청자 안무가는 서울무용제가 지금의 모습을 잃지 않고 계속 발전하기를 바랐다.

 

그녀의 삶은 무용으로 가득했다. 그런 그녀는 늘 가족에게 미안하다고 한다. “우리 전통의 창조적인 생명력을 바탕으로 세계가 공유할 수 있는 작업이야말로 우리나라 현대무용 발전을 위한 나의 예술적 사명이라 여기며 살았어요. 그러다 보니 가족과 함께 하는 시간보다 연습실에 있었던 시간이 많아 가족에게는 늘 미안하죠. 한 가정의 엄마 그리고 아내이기 이전에 한 인간으로서 최선을 다해 살아왔어요. 지치고 쓰러질 것 같을 때 남몰래 두 아이의 사진을 꺼내보며 힘을 얻었습니다. 늘 내 곁에는 나를 든든히 지켜주던 가족이 있었어요”라며 가족에 대한 미안함과 고마움을 전했다. 그녀가 무용에만 전념할 수 있었던 것은 가족의 믿음과 사랑 덕분이었다.

 

- 하면된다, 그녀를 지켜준 신념

 

그녀가 힘들 때 버티게 한 것은 가족과 ‘하면된다. 해서는 안되는 일은 없다’고 알려준 아버지의 신념이었다. 그런 힘의 원천을 토대로 최청자 안무가는 “다양한 작품 속에서도 춤의 정서만은 늘 우리 것에 바탕을 두려고 노력했어요. 그래야만 우리 식의 현대무용을 세계에 알릴 수 있을 거라고 믿었기 때문이죠. 내가 시도한 춤은 한국 춤의 철학적 배경을 기초로,  라반의 과학적인 움직임 분석 이론과 호세리몽의 테크닉을 적용한 독특한 춤의 언어였어요”라고 전했다. 그녀의 노력이 빛을 발해 2007년 가장 젊은 나이에 최연소 대한민국 예술원 회원이 되는 영광을 누렸다. 만족할 만한 위치에 오른 최청자 안무가는 이제 제자들의 앞날을 밝혀주고 싶어했다. “가족과도 같은 내 제자들이 한국 무용계의 새로운 역사를 만들어갈 수 있도록 그들의 거름이 되고 빛을 밝혀주는 스승이 되는 것이 나의 마지막 사명입니다”라며 제자에 대한 무한한 애정을 드러냈다.

 

최청자 안무가는 제자에 대한 충고도 잊지 않았다. “무용가가 자신의 철학에 빠져 춤을 추면 안됩니다. 대중과 공감대를 가질 수 있는 요소를 찾아야 해요. 본인의 철학에 도취하면 안돼요. 대중과 함께 호흡할 수 있어야 진정한 무용가입니다. 무용은 자유로운 창작물이라 누구나 공감대를 가질 수 있습니다”라며 공감대 형성을 강조했다. 우리의 것으로 세계화를 꿈꾸는 그녀는 이제 일선에서 물러나 후학양성에 힘쓰며 제자들이 무용계의 새로운 역사를 쓰길 바랐다.



뉴스테이지 박수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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