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슨 가스레인지가 냄비를 가리나요?”
경기 파주시 아동동 거주 이 모(여.47세)씨는 직화구이 냄비 때문에 가스레인지가 파손될 수 있다는 사실을 뒤늦게 알고 깜짝 놀랐다.
제조사 측 확인결과 해당 모델은 상판이 강화유리로 제작돼 돌냄비나 직화구이냄비 사용 시 파손이 우려돼 사용을 피해야했던 제품.
추운 겨울을 앞두고 직화구이냄비로 고구마나 감자를 구워먹는 것을 즐겼던 주부는 허탈함을 감추지 못했다.
9일 이 씨에 따르면 그는 삼성전자 하우젠 가스레인지(HBGR-G475N)가 빌트인 된 새 아파트로 지난해 1월 이사했다. 제품 위 표면은 검정색 강화유리로 마감돼 주방을 세련되게 장식했다고.
그러나 이 씨는 이 주방가전 때문에 두 차례나 불편을 겪었다. 가스레인지 상판이 파손돼 지난해 9월 무상 수리를 받고, 1년만에 또 상판이 깨졌던 것.
두 차례 AS를 받고서야 이 씨는 상판 파손 원인을 알게됐다. 새로 교체된 상판에는 ‘상판이 파손될 수 있으니 직화구이 냄비는 사용하지 마십시오’라는 안내문이 부착돼있었다.
가스레인지에서 사용할 수 없는 냄비가 있으리라고 생각지 못했던 이 씨는 “직화냄비를 이용하지 못한다면 고구마나 감자는 어떻게 구워먹느냐”고 수리기사에게 물었다.
그러자 “구워먹지 말고 쪄먹으면 된다”고 답해 이 씨를 어이없게 만들었다.
이 씨는 “요즘 주부들은 고구마나 감자를 구웠을 때 당도가 더 높기 때문에 찌는 것보다 굽는는 것을 선호하고 있다”며 “주부들은 다양한 조리법을 통해 맛있는 요리를 만들 생각으로 가득한데 가스레인지가 오히려 특정 조리법을 배제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또 AS비용이 지나치게 높다는 것도 문제라고 지적했다. 품질보증기한을 넘겨 청구받은 수리비가 무려 26만8천원이었다는 것. 시중에 49만원대로 알려진 제품가격에 비하면 너무 높다는 게 이 씨의 설명이다.
이에 대해 삼성전자 관계자는 “사용설명서에 '상판이 파손될 수 있으니 직화구이냄비는 사용하지 마십시오'라는 안내문구가 표시되어 있다"고 인정했다.
그러나 수리비가 지나치게 높다는 이 씨의 지적에 대해서는 "수리비 청구 원인은 아직 확인되지 않고 있다"고 짧게 대답할 뿐이었다.
[소비자가 만드는 신문=박윤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