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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대 실적 현대차그룹, 계열사 3개 중 1곳 꼴 적자...'미래 모빌리티 집중' 사업재편 속도 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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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대 실적 현대차그룹, 계열사 3개 중 1곳 꼴 적자...'미래 모빌리티 집중' 사업재편 속도 낼까
  • 유성용 기자 sy@csnews.co.kr
  • 승인 2024.06.24 07:1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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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자동차그룹의 매출과 영업이익이 사상 최대 기록을 쓰고 있는 가운데, 지난해 계열사 3개 중 1곳 꼴로 적자를 낸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적자를 낸 계열사 23곳 중 13곳은 그룹에 편입된 지 10년이 넘은 곳들이다. 신사업 추진 차원에서 사업초기 적자를 내는 곳보다 기존 사업이 부진한 곳이 많다는 의미다.

미래 모빌리티로의 집중을 위해 비주력 계열사 매각과 사업재편 등 체질개선 작업에 속도를 내야 한다는 지적에 힘이 실릴 수 있는 대목이다.

24일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현대차그룹 계열사 70곳의 지난해 총 매출은 285조2337억 원, 영업이익은 18조260억 원이다. 전년에 비해 매출은 14.6%, 영업이익은 43.3% 증가했다. 모두 역대 최대다.

자동차 판매 호조로 그룹 실적이 호조를 보이는 가운데 계열사 23곳은 적자를 기록했다.

글로벌 완성차 시장 경쟁이 치열해지고 올해 하반기 중국 전기차 BYD(비야디)가 국내 진출을 앞두고 있는 상황에서 현대차그룹 내부에서는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BYD 진출로 국내 전기차 시장이 다시 살아날 것으로 관측되지만 시장의 약 10% 정도를 내줄 수 있다는 우려가 현대차 내부에서 나오는 중이라고 한다.

현대차가 향후 중국 전기차 업체 및 미국 테슬라와 본격적인 경쟁을 하려면 현재 실적만으로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다.

이 때문에 현대차그룹은 최근 주요 계열사 매각, 신사업 추진 등 체질개선을 심도있게 고려 중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현대차그룹이 매각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진 현대위아의 공작기계 자회사도 2년 연속 적자를 낸 상태다.

현대위아 자회사인 케이씨엔씨(대표 김종혁)는 2022년 편입 된 이후 2년 연속 적자를 냈다. 누적 적자는 10억 원도 안 되지만 비주력 사업 정리 차원에서 사업정리를 검토 중인 것으로 보인다.

이같은 상황에서 적자를 내거나 비주력 부문에 있는 현대차그룹 계열사에 대한 관심이 쏠리고 있다.

지난해 현대차그룹 계열사 중 적자 규모가 가장 큰 곳은 현대엔지니어링(대표 홍현성)이고 뒤를 이어 현대비앤지스틸(대표 정일선‧이선우), 현대트랜시스(대표 여수동), 에이치그린파워(대표 남영일), 해비치호텔앤드리조트(대표 김민수) 등의 순이다. 이들은 지난해 130억~460억 원의 적자를 냈다. 이중 해비치호텔앤드리조트는 2022년부터 2년 연속 적자다.

이들은 그룹에 편입된 지 13~23년 된 전통의 현대차 계열사다. 현대엔지니어링과 현대비앤지스틸은 건설경기 불황으로 실적이 부진했다. 에이치그린파워는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 둔화)’ 현상으로 주춤했다.

해비치호텔앤드리조트는 정몽구 명예회장 막내딸이자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셋째 누나인 정윤이 사장이 최대주주다. 사실상 오너 3세 시대에 형제간 계열분리 된 곳으로 볼 수 있다. 지난해 11월 정 명예회장이 정 사장에게 지분 16.3% 전량을 매각했다.

지난해 적자를 낸 계열사 23곳 중 9곳(39.1%)은 최근 3년 연속 적자를 낸 좀비기업(한계기업)이다. 야구와 축구 등 스포츠구단을 운영하고 있는 2곳을 제외하면 대부분 부동산 개발 및 레저 사업을 영위한다.

서림개발(대표 유영성)은 정 회장이 지분 100%를 보유했다. 매출은 없고 매년 운영비로 3~5억 원의 적자가 나고 있다. 서림개발이 75.6% 지분을 보유한 서림환경기술(대표 유영성)도 비슷한 상황이다.

두 회사 모두 경기도 광주시에 위치해 있는데 수백억 원 규모의 주변 부동산을 보유 중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율촌제2산업단지개발(대표 배창훈)은 현대건설(대표 윤영준)이 2012년 율촌 제2산업단지 조성사업의 특수 목적법인(SPC)에 참여했는데 현재 사업은 답보상태다. 서울 경전철 동북선 사업을 위한 동북선도시철도(대표 최욱)는 2026년 개통예정에 맞춰 현대로템(대표 이용배)의 경전철이 투입되면 실적이 발생할 것으로 보인다.

한국전기차충전서비스(대표 박한수)는 충전 플랫폼 구축 업체로 현대차그룹이 모빌리티 경쟁력 강화 차원에서 사업을 추진하고 있는 곳이라 적자가 문제될 상황은 아니다.

현대 카페이 결제 서비스 기술 지원 등 모빌리티 서비스 관련 회사인 블루월넛(대표 이종대), 부품 계열사 모비언트(대표 공경용)와 테크젠(대표 이정훈) 등도 지난해 적자를 냈는데 모빌리티 강화 차원에서 사업을 영위 중이다.

현대차그룹이 ‘쏘카’와 같은 차량 공유 시장 진출을 위해 2019년 설립한 모션(대표 김성철)은 모빌리티 전문 기업이지만 처한 상황은 다르다. 2022년 말 미국 캬쉐어링 법인 모션랩이 청산한 바 있다. 당시 경영효율화 차원의 결정으로 알려졌다. 모션은 설립 후 매년 적자를 내는 중이다.
정태영 현대카드 부회장이 지분 82.2%를 보유한 부동산 임대업체 서울피엠씨(대표 김창한)도 지난해 적자를 냈다.

업계 관계자는 “미국과 중국 등 미래 모빌리티 시장에서 경쟁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서 살아남기 위해선 재무 체력을 키우고 핵심 신사업으로의 선택과 집중이 필요할 수 있다”며 “하반기 현대차그룹이 전기차와 수소차 시장 확대에 나서는 것도 변화하는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움직임”이라고 말했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유성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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