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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유주식 몽땅 담보잡힌 '껍데기' 재벌 총수, 누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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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유주식 몽땅 담보잡힌 '껍데기' 재벌 총수, 누구?
  • 유성용 기자 soom2yong@csnews.co.kr
  • 승인 2013.02.20 07:3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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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벌 총수 가운데 동양 현재현 회장, 동부 김준기 회장, 금호석유화학 박찬구 회장, 두산 박용만 회장 등이 보유주식의 대부분을 은행 등 금융기관에 담보로 맡겨 사실상 '빈손'인 것으로 나타났다.

20일 재벌 및 CEO, 기업 경영성과 평가 사이트인 CEO스코어(대표 박주근)에 따르면 동양 그룹 현재현 회장은 (주)동양 보유주식 790만주 가운데 789만6천주를 담보차입계약에 사용해 재벌 총수 가운데 주식담보비율이 99.9%로 가장 높았다.

이어 동부그룹 김준기 회장이 99.3% 금호석유화학 박찬구 회장 97.8%, 두산 박용만 회장 92.8% 순으로 주식담보비율이 높았다.


동양 현재현 회장(왼쪽), 동부 김준기 회장



동부 김 회장은 동부화재 주식 557만주 중 553만주를, 금호석유 박 회장은 203만주 중 198만6천주, 두산 박 회장은 88만8천주 중 82만4천주를 금융권에 주식담보로 맡긴 상태다.

반대로 삼성 이건희 회장을 비롯해 LG 구본무 회장, 롯데 신동빈 회장, 한진 조양호 회장 등은 담보로 제공한 주식이 한주도 없다. 현대중공업 대주주인 정몽준 의원 역시 주식담보비율이 0%다.


현대자동차그룹 정몽구 회장과 한화 김승연 회장은 보유 주식 1천140만주와 1천700만주 중 각각 657만주(57.7%)와 450만주(26.5%)를 질권 설정했다.

질권은 연대 보증의 개념으로 채무 상환에 문제가 발생하면 채권단에 우선 지분의 처분 권리를 준다. 통상 그룹 경영상 어려움이 없는 경우라면 오너의 사적인 대출 개념으로 해석된다.

SK그룹 최태원 회장은 SK C&C 1천900만주 중 654만주를 오리온 담철곤 회장은 77만주 가운데 22만주를 담보로 제공해 각각 34.4%와 28.5%의 담보비율을 보였다.

현대그룹 현정은 회장은 현대상선 244만주 중 45만주(18.4%)를, GS그룹 허창수 회장은 442만주 중 12만주(2.7%)를 담보로 제공해 대출을 받았다.


◆재벌 총수 주식담보비율 왜 높나?

담보로 제공한 주식은 재산권은 행사할 수 없는 일종의 껍데기 주식으로 무리한 담보 제공은 상황에 따라 경영권에 영향을 끼칠 수도 있다.

실제로 금호아시아나는 과거 대우건설 인수 과정에서 주식에 풋백옵션(매도선택권)을 걸고 대출을 받았다가 이를 감당하지 못해 그룹이 존망기로에 오르는 위기를 겪기도 했다.

하지만 그럼에도 일부 재벌 총수들의 주식담보비율이 높은 것은 담보로 제공한 주식이 의결권 제한은 받지 않아 경영권 행사에 제약을 받지 않고 자금 대출을 쉽게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총수 보유 주식의 대부분을 금융권에 맡긴 동양, 동부, 금호석유, 두산 등은 회사 경영이 어렵다는 공통점이 있다.

동양은 차입금이 1조2천억원에 달하는 등 부채비율이 679%로 재무상황이 좋지 않다. 지난해 말에는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주력 사업부문인 레미콘과 가전 사업부 매각에 나서기도 했다. 동부도 부채비율이 509%에 이른다.

두산은 주력 계열사인 두산중공업의 부채비율과 차입금의존도가 193.3%와 34.5%로 비교적 높은 편이다. 지난해 4분기에는 2천200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하며 적자전환하기도 했다. 두산건설의 경우 부채비율이 546%에 이르는 상황에서 재무 개선을 위해 그룹으로부터 1조원의 자금지원을 받으며 그룹 유동성에 대한 우려를 낳았다.

금호석유는 지난해 말 부채비율 200% 이하 등 경영정상화 요건을 충족시키며 채권단으로부터 자율협약 졸업을 승인 받았으나 2009년부터 워크아웃으로 3년 간 힘든 시기를 겪어 왔다.

[마이경제뉴스팀/소비자가 만드는 신문=유성용 기자/soom2yong@cs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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