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보하기 
기획 & 캠페인
프로야구 암표 기승..티켓 매집해 인터넷서 되팔아
상태바
프로야구 암표 기승..티켓 매집해 인터넷서 되팔아
한국시리즈 앞두고 도 넘어...인터넷 판매는 경범죄 처벌도 어려워
  • 문지혜 기자 jhmoon@csnews.co.kr
  • 승인 2013.10.07 08:44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야구 직관(직접 관람)하기가 하늘에 별 따기네요.”

프로야구를 즐기는 팬들은 누구나 피 튀기는 야구장 티켓 전쟁에 참여한 뒤 참패한 경험을 가지고 있다. 치어리더가 보이는 응원석이나 경기를 가까이서 볼 수 있는 좋은 자리를 차지하고자 정해진 시간에 티켓 판매 사이트에 접속해 보지만 몇 초 사이에 승패가 갈리기 때문.

실패자들은 애꿎은 인터넷 속도와 자신의 손가락을 탓하지만 범인은 따로 있다. 바로 ‘암표상인’들이다. 10구단이 창단되고 6년 연속 관중 500만 명을 돌파해 ‘천만관중 시대’를 눈 앞에 두고 있는 프로야구가 ‘불법 암표’로 인해 멍들고 있다.

인천시 남구에 사는 장 모(여)씨는 “업자들이 야구 티켓을 싹쓸이한 후 2배가 넘는 가격에 판매하고 있는데 왜 단속을 안 하는지 모르겠다”며 의문을 제기했다.

암표상인들은 가족과 친지뿐 아니라 아르바이트생까지 동원해 티켓을 20~30장씩 긁어모은 뒤 2~3배에 달하는 가격에 판매하고 있다. 1만2천 원인 지정석을 2만5천 원에 판매하고, 4만 원인 테이블석은 6만 원 이상을 부르는 식이다.

인터넷에 ‘야구 티켓 양도’를 검색하면 카페서부터 블로그까지 다양한 사이트에서 티켓이 재판매되고 있다.

야구 티켓을 구매했다가 개인적인 사정으로 못 가게 됐을 때 다른 사람에게 양도할 수 있도록  판매의 장이지만 일부 사이트의 경우 경기마다 수십장의 티켓을 올려놓고 공공연히 판매하는 ‘암표상인’을 쉽게 찾을 수 있다.

이들은 좋은 자리를 선점해 인터넷으로 판매하기도 하고 티켓이 남으면 직접 야구장으로 찾아가 발을 동동 구르고 있는 사람들에게 넌지시 표를 권하기도 한다. 한국시리즈가 다가오면서 이들은 활동은 더욱 공공연해진다.

이같은 암표 판매는  경범죄 처벌법 제3조에 의거해 처벌받을 수 있지만 실제로 적발되는 경우는 많지 않다. 경범죄 처벌법에 따르면 ‘흥행장, 경기장, 역, 나루터, 정류장, 그 밖에 정해진 요금을 받고 입장시키거나 승차 또는 승선시키는 곳에서 웃돈을 받고 다른 사람에게 되파는 행위’를 하면 암표 매매 행위를 한 것으로 간주돼 범칙금 16만원을 내게 된다.

하지만 단속을 하더라도 눈치 빠른 암표상인들이 경기장에 나오지 않거나, 경기장 근처가 아닌 멀리서 판매하기 때문에 적발이 쉽지 않은 것. 무엇보다 인터넷 상에서의 거래는 ‘현장’이 아니라는 이유로 단속을 못하는 것이 문제다. 경범죄 처벌법을 다시 살펴보면 ‘흥행장이나 경기장 등 입장시키는 곳’에서 되파는 행위를 처벌하기 때문에 인터넷에 적용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한국야구위원회 KBO도 암표상의 존재에 대해 인지하고 있지만 이를 단속하기란 쉽지 않다는 입장이다.

KBO 관계자는 “불법 암표 매매 행위를 막기 위해 현장에서는 4매, 인터넷으로는 9매로 예매장수를 제한하고 있으며, 인터넷으로 표를 구매할 경우 구매자의 주민등록증을 제시하도록 하는 등 최대한 노력하고 있지만 단속이 어렵다”고 한숨을 쉬었다.

이어 “각 구단에서도 경찰과 함께 단속을 나서고 있지만 근본적으로 근절되지 않는다”며 “수요가 있으니까 공급도 생기는 만큼 소비자들이 암표를 사지 않는 것이 뿌리를 뽑을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이라고 전했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문지혜 기자]

주요기사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