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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동주 vs 신동빈' 불붙은 롯데 후계경쟁, 신영자가 캐스팅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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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동주 vs 신동빈' 불붙은 롯데 후계경쟁, 신영자가 캐스팅보트?
  • 문지혜 기자 jhmoon@csnews.co.kr
  • 승인 2014.05.29 08:4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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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제간인 신동빈(59) 롯데그룹 회장과 신동주(60)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이 지분 매입 경쟁을 벌이면서 롯데그룹 후계구도가 안개에 휩싸인 가운데 맏딸인 신영자(72)  호텔롯데 사장이 실질적인 캐스팅보트를 쥐고 있다는 해석이 나와 세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신격호(92) 총괄회장이 주요 계열사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복지재단을 장녀인 신영자(72) 호텔롯데 사장에게 물려준 터라 롯데그룹 산하 3개의 복지재단을 이끌고 있는 신 사장이 후계구도에 실질적인 영향력을 행사할 수있다는 관측이다.


현재 롯데그룹은 신격호 총괄회장의 차남인 신동빈 회장이 총수를 맡고 있고 장남인 신동주 부회장이 일본 롯데를 경영하는 형태로 역할분담이 이뤄져 있지만 두 형제간의 지분 경쟁이 격화되면서 경영권 다툼의 조짐이 드러나고 있는 상황이다.

두 형제가 핵심 계열사인 롯데쇼핑 지분을 거의 비슷한 규모로 소유하고 있는 상태에서 또다른 주력 계열사인 롯데제과를 놓고서도 지난해부터 최근까지 경쟁적으로 지분을 늘리고 있다.

이에 비해 신영자 사장은 특별한 움직임을 보이지 않은 채 승계 경쟁에서 한발짝 물러나 있는 모습이다.

하지만 남매간의 지분 구도를 살펴보면 신영자 사장이 신격호 총괄회장을 대신해 캐스팅 보트 행사가 가능할 것이란  분석이다.

신격호 총괄회장이 지난 2012년을 기점으로 그룹 내 주력 계열사 상당 지분을 가지고 있는 3개 공익재단의 운영을 신영자 사장에게 일임했기 때문이다. 신영자 사장은 미소금융재단을 제외한 3개 공익재단 이사장을 독점하고 있다.

신영자 사장이 이사장에 오르면서 롯데장학재단과 롯데복지재단은 이사진의 대대적인 물갈이가 이뤄졌다. 이 과정에서 롯데복지재단 이사로 있던 신격호 총괄회장 역시 재단 운영에서 손을 뗐다.

2009년 출범한 롯데삼동복지재단은 처음부터 신영자 사장이 이사장 자리에 차지하고 있다. 그룹 산하 공익재단 3곳이 모두 신영자 사장의 손 안에 들어있는 셈이다.

롯데계열사 지분 보유 현황

업체명

신동빈

신동주

신영자

롯데장학재단

롯데삼동복지재단

롯데제과

5.34

3.85

2.52

8.69

-

*롯데칠성음료

5.71

2.83

2.66

6.28

-

롯데푸드

1.96

1.96

1.09

4.10

-

롯데쇼핑

13.46

13.45

0.74

-

0.15

*우선주 제외 / 출처 : 소비자가만드는신문 (단위 : %)


이로 인해 3남매 간 지배력에도 중대한 변화가 생겼다. 현재 한국 롯데 내에 신동빈 회장과 신동주 부회장의 지분 차이는 크지 않다. 주요 계열사로 손꼽히는 롯데쇼핑의 경우 신동빈 회장이 13.46%, 신동주 부회장이 13.45%로 거의 같은 수준이고, 롯데푸드는 지난해 1월 두 형제가 각각 1.96%씩 지분을 획득했다. 롯데칠성음료의 경우 신동빈 회장이 5.71%를 보유해 2.83%를 갖고 있는 신동주 부회장에 우위를 보이고 있다.

두 형제가 맞붙은 곳은 롯데그룹의 순환출자고리의 한 축을 이루고 있는 롯데제과다. 지난해 6월 신동빈 회장이 롯데제과 주식을 사들이면서 10년 만에 지분 변동이 생기자 신동주 부회장은 같은 해 8월부터 한 달에 한 번 꼴로 10억 원씩 약 100억 원을 투자해 지분을 끌어올리고 있다.

지난 5월 15~16일 양일간 신동주 부회장이 취득한 롯데제과 570주를 포함해 현재 신동빈 회장의 지분율은 5.34%, 신동주 부회장은 3.85%다.

신영자 사장은 그룹 최대 계열사이자 순환출자고리의 중심인 롯데쇼핑 지분율이 0.74%에 불과하다. 또 롯데제과 2.52%, 롯데칠성음료 2.65%, 롯데푸드 1.95%의 지분을 갖고 있다. 신영자 사장의 지분을 신동주 부회장에게 전부 몰아준다고 해도 신동빈 회장에 비해 확고한 우위를 점하기 어렵다.

롯데장학재단 롯데계열사 주식 보유 현황

주식명

보유주식수

보유비율

비고

롯데제과㈜

123,576

8.69

 

롯데칠성음료㈜

83,788

6.17

보통주77,650주/우선주6,138주

㈜롯데삼강

56,160

4.10

 

롯데캐피탈㈜

158,400

0.48

 

롯데정보통신

80,190

0.94

 

롯데역사㈜

192,000

5.33

 

대홍기획㈜

8,400

21.00

 

BS금융지주

5,757,603

2.98

 

삼광유리공업㈜

17,738

0.37

 

츨처 : 소비자가만드는신문 (단위 : 주 , %)


그러나 공익재단을  포함시키면 상황이 달라진다. 신영자 사장이 이사장으로 있는 3개 공익재단 가운데 롯데복지재단을 제외한 2곳이 신격호 총괄회장으로부터 받은 계열사 지분을 다량으로 갖고 있기 때문이다.

키는 롯데장학재단이다. 롯데장학재단은 롯데제과 지분율이 8.69%에 달하고 롯데칠성음료와 롯데푸드 지분도 각각 6.28%와 4.1%를 쥐고 있다. 신영자 사장이 움직일 수 있는 롯데제과 지분이 11%가 넘는다는 얘기다. 롯데칠성음료와 롯데푸드 역시 재단 몫을 포함한 신영자 사장의 지분이 신동빈, 신동주 형제를 훌쩍 앞지른다.

재단의 의사결정은 이사회에서 이뤄지지만 신영자 사장이 이사장으로 있을 뿐 아니라 이사회도 장악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2012년 신격호 총괄회장이 신영자 사장에게 이사장 자리를 물려준 뒤 김홍기 삼일회계법인 대표를 제외한 이사 전원이 모두 물갈이되며 확고한 '신영자 체제'가 완성됐다.

롯데장학재단은 신영자 이사장을 비롯해 김효정 효정식품 대표, 이상성 성균관대 교수, 남현우 순천향대 교수, 홍기형 전 롯데케미칼 임원, 황명천 전 롯데케미칼 임원과 구승회 삼정KPMG 부대표, 김홍기 삼일회계법인 대표 등 이사 8명(감사 2명)으로 구성돼 있다.

롯데쇼핑 지분 0.15%를 보유한 롯데삼동복지재단의 경우 신영자 사장과 함께 부임한 8명의 이사 가운데 단 1명만 교체됐다.

롯데재단 이사회 변동 현황

재단명

롯데장학재단

롯데삼동복지재단

연도

2011년

2013년

2009년

2013년

이사장

노신영

신영자

신영자

신영자

이사 및 감사

김홍기

김홍기

권혁운

권혁운

김인선

김효정

남상응

남상응

서영호

이상성

박내회

박내회

이춘만

남현우

변창애

변창애

이영우

홍기형

신장열

신장열

이민제

황명천

김종호

김종호

윤성균

구승회

김도성

김도성

 

 

김희미자

윤정혜

총 인원

8

8

9

9

출처 : 소비자가만드는신문


비록 신영자 사장이 그룹의 중심인 롯데쇼핑에 대해 영향력을 거의 행사하지 못하고 있지만 롯데그룹의 지배구조가 51개(1월 기준)에 달하는 복잡한 순환출자고리로 묶여 있기 때문에 승계구도에서 캐스팅 보트를 행사할 수 있는 위치에 있는 셈이다.

최근 지분 매입경쟁이 벌어진 롯데제과는 롯데그룹의 모태기업으로 상징성이 클 뿐 아니라 롯데제과→롯데쇼핑→롯데알미늄→롯데제과로 이어지는 순환출자 고리의 핵심이고 롯데칠성음료도 순환출자에 깊이 엮여 있다.

따라서 신영자 사장의 거취가 롯데그룹 후계구도에 결정적 역할을 할 수 있는 것으로 보인다.

더구나 신격호 총괄회장이 공익재단을 전부 신영자 사장에게 맡기고 자신은 손을 뗐다는 점에서 '부친을 대리한다'는 상징성마저 갖추고 있다는 평가다.

두 형제가 지분 매입에 열을 올리고 있는 것과 달리 신영자 사장은 지금까지 철저히 중립을 지키며 관망하는 자세를 취하고 있지만 중대한 순간이 도래하면 결국 한 쪽의 손을 들어주지 않겠느냐는 것이 재계의 관측이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 = 문지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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