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곰팡이 우유, 녹슨 캔…여름철 식품 유통기한 무용지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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곰팡이 우유, 녹슨 캔…여름철 식품 유통기한 무용지물
미세 구멍 등에 의해 변질 잦아...개봉 후 확인돼 원인 규명 쉽지 않아
  • 조윤주 기자 heyatti@csnews.co.kr
  • 승인 2014.08.08 08:3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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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철 식품 변질에 대한 소비자 불안이 가중되고 있다. 특히 소비자들이 제품의 신선도를 판단하는 기준인 유통기한 내에도 변질되는 사례가 빈번해 주의가 필요하다.

유통기한 내에 변질이 발생하면 대부분 제조사는 유통과정 중 포장재에 생기는 작은 구멍, 일명 핀홀이 원인이라는 입장이다. 동일 제품의 같은 생산날짜나 라인에서 유사한 민원이 접수되지 않았다는 이유로 개별적 케이스로 판단하기 때문이다.

혹은 소비자 과실로 치부하는 경우도 많아  분쟁을 일으키고 있다. 식품의 경우 제품을 개봉해야 변질 상태를 확인할 수 있지만 이미 개봉했다는 이유로 블랙컨슈머 취급을 받는 사례도 있다.

위해 식품 조사를 담당하는 기관 실무자는 “최근 들어 식품 이물이나 변질 관련 민원이 상당히 많이 접수된다”며 “사실 조사하다 보면 대부분 개봉 이후 문제가 발견돼 원인을 명확하게 규명할 수 없는 경우가 상당하다”라고 고충을 토로했다.

특히 매일유업, 남양유업, 롯데푸드, 푸르밀 등 가정배달 시 상온 노출 시간이 많은 유제품의 경우 변질 우려가 높다. 동원F&B, 오뚜기, 사조해표, 돌(Dole), 델몬트 등 통조림 제품은 개봉 후 변질의 우려가 있는만큼 주의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 제조일, 유통기한 맹신 말아야…변질된 식품, 증거 확보 필수

유통기한에만 의존해 식품의 신선도를 맹신하지 말아야 한다. 높아진 기온 탓에 보관 방법 등에 따라 짧은 시간에도 변질될 수 있기 때문이다.

최근 논란에 중심에 선 '소독약 냄새 나는 맥주' 역시 고온에서 장시간 제품이 노출될 경우 향이 변하는 현상인 것으로 확인됐다. 하지만 주류의 변질 사례를 흔히 접하지 못한 소비자들은 제조단계상 이물 유입 등은 아닌지 불안해한다.

여름철에는 식품의 유통기한은 물론 포장재가 훼손되지는 않았는지도 확인해야 한다. 섭취 전에도 변질 흔적은 없는지 파악하는 것이 우선이다.

유통기한이 남아 있더라도 식품의 맛이나 냄새가 다르다면 변질 여부부터 체크하는 것이 현명하다. 대수롭지 않게 여기다가 탈이 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맛에 대해 감별이 어려운 유아 대상의 제품이라면 더욱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식품 변질이나 이상 증세를 발견하면 제조사나 식품안전신고센터에 신고하면 된다. 이때 사진이나 동영상을 찍어 증빙자료를 확보해 두는 것이 중요하다. 만약 섭취 후 건강상 문제를 겪었다면 병원진단서를 끊어둬야 추후 제조사 측 과실로 밝혀지면 치료비, 경비 및 일실소득을 보상받을 수 있다.

# 사례1. 가공우유 등 유제품 변질 사례 많아

부산 사상구 덕포동에 사는 백 모(여)씨는 우유의 유통기한만 믿었다가 큰일 날 뻔했다며 가슴을 쓸어내렸다.

최근 23개월 된 아이에게 먹일 요량으로 유통기한도 넉넉한 200ml짜리 우유를 산 백 씨. 집에 가서 아이에게 우유를 먹이자 잘 빨지 못해 직접 먹어 보니 끈적끈적하고 냄새와 맛이 이상했다. 우유가 상한 것을 직감하고 혹시 몰라 병원 응급실까지 찾는 수고를 겪어야 했다.

“도대체 우유를 어떻게 보관하기에 유통기한도 지나지 않았는데 상하느냐”는 백 씨 성화에 업체 측은 “제조공정에는 특이사항을 발견하지 못했으며 유통과정 중 핀홀로 공기접촉을 통해 변질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관할 기관에서도 소비단계와 유통과정에서 특이점을 발견하지 못해 변질 원인이 밝혀지지 않고 있다.

마트에서 P사의 바나나우유 4개들이 한 세트를 구입한 충남 논산시 연무읍에 사는 이 모(여)씨. 5살 아들과 함께 나눠 마신 이 씨는 다 마신 바나나우유 뚜껑 안쪽에서 곰팡이를 발견하고 기겁했다. 유통기한도 남아 있는 제품이었다.

이 씨는 “우유를 마시고 나서 특별히 몸에 이상이 나타난 것은 아니지만 찜찜하고 당황스럽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업체 관계자는 “제조상 문제라면 하나가 아닌 4개 제품 모두에서 문제가 발생했을 것”이라며 “유통과정 중 취급상에 충격으로 뚜껑 부분에 미세하게 핀홀이 생겨 곰팡이가 발생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추정했다.


▲ 바나나우유 뚜껑에서 발견된 곰팡이 추정 이물.


# 사레2. 과일 통조림 개봉하면 산화 시작, 유리용기 옮겨 담아야

경남 통영시 북신동에 사는 강 모(남)씨는 과일 통조림 내벽에 슨 녹을 두고 업체와 신경전을 벌였다.

지난 27일 D사의 후르츠칵테일 통조림을 먹고 냉장고에 보관했다 그날 저녁 열어 본 강 씨는 깜짝 놀랐다. 내벽에 녹이 잔뜩 슬어 있었던 것. 유통기한도 2016년까지로 넉넉한데다 외부에서 파손된 흔적도 없었다.

강 씨는 “과일에도 녹이 묻었을텐데 아이가 먹고 설사를 한 게 걱정스럽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업체 관계자는 “과일 통조림은 산성이 강해 공기와 접촉하면 내벽 산화가 급격이 이뤄진다”며 “라벨에 개봉후 유리용기 등 다른 곳에 보관하라는 주의사항을 명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강 씨는 “서너시간만에 부식되는 용기를 쓰는 것 자체가 문제 아니냐”며 “주의사항을 눈에 띄게 표시해두지 않고 소비자 탓만 한다”며 억울해했다.

▲ 통조림 캔 안의 부식을 두고 소비자와 업체의 입장이 갈렸다.



[소비자가 만드는 신문=조윤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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