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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몰 추석선물 변질되거나 배송지연으로 소비자 골탕...보상도 쉽지 않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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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몰 추석선물 변질되거나 배송지연으로 소비자 골탕...보상도 쉽지 않아
  • 김민국 기자 kimmk1995@csnews.co.kr
  • 승인 2021.09.27 07:1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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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기 부천시에 사는 이 모(남)씨는 지난 17일 직장상사가 롯데온에서 '선물하기'로 보내준 과일선물세트를 배송받고 깜짝 놀랐다. 상자를 열어보니 감과 복숭아, 오렌지 등 일부 과일이 썩고 곰팡이가 핀 상태였다. 교환하고자 롯데온에 문의했지만 “구매자 본인이 아니면 교환이나 환불을 해줄 수 없다”고 했다. 직장상사에게 이 사실을 전하기 불편했던 이 씨는 교환도 받지 못한 채 과일을 폐기할 수밖에 없었다. 이 씨는 “선물해 준 사람에게 제품을 환불해달라고 어떻게 말할 수 있겠느냐”며 “이런 상황이 생기지 않도록 미리 품질에 신경을 썼어야 한다”라고 꼬집었다.

# 부산에 사는 허 모(남)씨는 지난 10일 쿠팡 오픈마켓 상품으로 거래처에 보낼 참치선물세트 11개를 총 23만 원어치 구매했다. 배송 받아 확인해보니 한 세트에 애벌레로 추정되는 벌레가 수십마리 발견됐다. 추석 연휴가 코 앞이라 온라인으로 다시 주문할 수도 없는 상황이었다. 판매자에게 항의하니 "충격을 받은 참치캔에서 내용물이 새어나와 벌레가 생긴 것 같다"면서도 보상에 대해서는 어떤 답도 주지 않았다고. 허 씨는 “열어보지 않고 그냥 보냈다면 큰일날뻔 했다. 다른 제품도 아니고 선물용 제품인데 제대로 관리하지 않은 문제가 크다"고 분노했다.
▲ 허 씨가 수령한 참치 선물 세트에 벌레로 추정되는 이물이 들어가 있다.
▲ 허 씨가 수령한 참치 선물 세트에 벌레로 추정되는 이물이 들어가 있다.

# 강원 춘천시에 사는 임 모(여)씨는 지난 14일 공영쇼핑에서 친정과 시댁에 선물할 6만 원 상당의 갈치 선물세트 2개를 주문했다. 추석 연휴 전인 9월 17일까지 배송된다는 안내를 철석같이 믿은 게 문제였다. 주문 이틀 후인 16일 배송 상태를 보니 한 개는 17일 배송 예정이었으나 나머지 한 개는 23일까지 배송된다고 표시돼있었다. 공영쇼핑에 묻자 "판매자가 추석 전에 배송이 어려우니 취소해달라고 하더라"는 말 뿐 어떠한 해결책도 없었다고. 임 씨는 "고향에 갈 수 없어 선물을 보낸 거라 결국 주문을 취소하고 다른 선물을 급하게 알아봐야 했다"며 억울함을 토로했다.
▲같은 날 주문한 상품인데 하나는 배송예정 날짜라 추석 연휴 이후다.

# 경기 구리시에 사는 박 모(남)씨는 지난 11일 현대홈쇼핑에서 12만 원 상당의 LA갈비 세트를 구입했다. 추석 연휴 전인 15일 전까지 배송받을 수 있다는 쇼호스트의 안내에 구매를 결정했다고. 16일이 되도록 배송 소식이 없어 문의하자 “일부 주문 건은 배송이 어려운 상태다. 구매금의 10%를 포인트로 적립해주고 구매 취소 처리해주겠다”고 답했다. 박 씨는 뒤늦게 LA갈비를 살 수 있는 다른 구매처를 알아봤지만 대부분 주문량 급증으로 연휴전 배송 받을 수 없는 상황이었다. 박 씨는 “계획이 틀어진 상황인데 무성의하게 일부 금액 보상만을 제안하더라”며 기막혀했다.

온라인몰에서 추석 선물세트를 구매한 소비자들이 배송 지연과 품질 문제 등으로 불만을 쏟아냈다.

인터파크, 쿠팡, 11번가, 티몬, 네이버쇼핑, 카카오쇼핑 등 대부분 오픈마켓 상품들에서 문제가 불거졌다.

추석 시즌인 최근 10일간 소비자고발센터(www.goso.co.kr)에 제기된 소비자 불만 수십건을 살펴본 결과 배송 문제가 72.5%로 가장 많았고 품질은 17.5%, 기타 12.5%로 나타났다.

배송은 몇 일까지 결제완료 시 추석 전 배송을 약속해놓고 이를 지키지 않았다는 내용이 주를 이뤘다. 배송이 늦어지면 취소하려고 해도 판매자와 연락이 닿지 않아 속수무책으로 기다릴 수밖에 없는 경우가 부지기수였다. 배송 예정 당일 물량이 급증해 약속을 지킬 수 없다며 주문을 취소하라는 기만적인 영업 행태도 수 건 발생했다. 

배송받은 정육이나 생선세트, 과일 등이 곰팡이 피고 변질됐다는 사례도 17% 이상 제기됐다. 특히 명절 상품 특성상 선물받은 상품인 경우가 대부분이라 구매자 본인이 아니라는 이유로 교환·환불을 거절당해 불만이 커졌다. 

업체들은 판매자에게 예방책을 당부하거나 문제 발생시 중재에 적극 나선다는 입장이다.

롯데온은 "'선물하기'로 받은 상품의 경우 결제 주체가 주문자이기 때문에 교환·환불의 주체도 수신자가 아닌 주문자가 될 수 밖에 없다"며 "배송 및 변질 문제에 관해선 파트너사와 다방면으로 소통해 개선할 예정이다"라고 입장을 밝혔다.

공영쇼핑 관계자는 “추석 기간 내부 물류팀 인원들이 판매자에게 재고 및 품질 관리에 대한 당부를 지속했다. 고객만족팀에서는 문제 발생 시 출고 될 수 없었던 이유와 향후 진행할 조치를 문자 등으로 전달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이어 “관련 문제 해결에 대해선 환불이나 교환 등을 최대한 빠르게 진행하는데 초점을 두고 있다”라고 말했다.

현대홈쇼핑은 "추석 명절 기간 동안 주문이 급증해 일부 협력사에서 물량 수급이나 재고 관리에 어려움을 겪었다"며 "향후 배송 현황과 재고 파악을 위한 협력사와의 실시간 소통을 확대해 신속하게 관련 문제를 해결해 나갈 예정이다"라고 말했다. 

쿠팡도 추석 이전 판매량 증가 기간 동안 배송 문제 등에 신경써달라고 판매자에게 안내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관련 민원이 고객 센터에 접수됐을 땐 판매자의 귀책 여부를 확인하고 교환·환불 처리해줄 것을 고지한다고 밝혔다.

업체들의 노력에도 매년 명절마다 반복되는 문제인만큼 소비자들은 적극적인 대응 방안 마련을 촉구하고 있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김민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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