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품 플랫폼 트렌비에서 해외직구 상품의 주문 취소나 교환을 막고 있어 소비자들이 불편함을 호소하고 있다.
해외직구(해외구매대행) 상품 수령 후 7일 이내 청약철회가 가능하다는 '해외구매 표준약관'에도 위배되는 사안이다.
이전부터 명품 플랫폼의 해외직구상품 주문 취소, 교환 불가는 불합리한 조건이라는 지적이 지속돼 왔다. 경쟁업체인 발란과 머스트잇은 관련 내규를 개선한 것으로 확인됐으나 트렌비는 여전히 자체 규정을 고수하고 있다.
공정거래위원회의 해외구매(쇼핑몰형 구매대행) 표준약관에 따르면 '계약내용에 관한 서면을 받은 날(그 서면을 받은 때보다 재화 등의 공급이 늦게 이루어진 경우 재화 등을 공급받거나 재화 등의 공급이 시작된 날)부터 7일 이내에는 청약 철회 등을 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소비자가 만드는 신문이 트렌비에서 해외직구상품 10개를 살펴본 결과 모두 배송 준비 중 이후 주문 취소나 교환이 불가능했다. 반면 발란과 머스트잇의 해외직구상품 대부분은 수령 후 7일 내에 교환이나 반품 신청이 가능하다고 안내돼 있다.
트렌비 내 구찌 백, 폴로랄프로렌 셔츠, 입생로랑 카드 케이스, 디올 백 등 해외직구상품의 전면에 보이는 '반품/교환'란에서는 조건부 반품이나 교환이 가능하다는 안내가 있었다. 하지만 교환/반품 안내에 대해 자세히 볼 수 있는 아이콘을 클릭하면 ‘배송 준비 중 이후’ 단계에서 교환/반품이 불가능하다고 나와 있다. 현지 온오프라인 스토어의 반품, 교환 기간이 짧아 주문 취소가 불가능하다는 설명이다.
트렌비 측은 해외직구상품 대부분 반품 기한이 2주기 때문에 사전에 반품 진행이 어려울 수 있다는 고지를 진행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다만 구매 고객들의 해외직구상품 교환/반품 불가에 대한 불편함을 인지하고 있어 현지 해외 유통, 파트너사와 개선점을 논의 중이라고 밝혔다.
트렌비 관계자는 “현지 유통사의 반품 기간은 구매일 기준 2주가 대부분이다. 구매 후에는 검수, 패킹, 배송 등이 진행되는데 고객이 한국에서 상품 수령 후 반품을 진행하게 되면 반품기한을 넘기기 때문에 교환이나 반품을 막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반품이나 교환이 불가능한 상품에 대한 고객의 불편함을 충분히 인지하고 있기 때문에 현지 해외 유통, 파트너사 등과 긴밀히 협의해 개선점을 논의 중이다”라고 말했다.
해외구매대행 제품의 청약철회를 막는 행위는 전자상거래 등에서 소비자보호에 관한 법률 제 21조(금지행위) 제1항 제1호 ‘허위·과장 기만적 방법에 의한 소비자 유인/거래 및 청약철회 또는 계약의 해지’에 위반된다. 공정위는 '해외에서 구입해 배송하므로 소비자가 단순변심에 의한 청약철회나 판단착오(사이즈, 색상, 질감, 크기 등)로 구매한 상품의 청약철회 등은 할 수 없다'고 상품광고화면 등에 고지하는 방법은 전자상거래법에 위반된다고 판단했다.
강릉원주대학교 법학과 정신동 교수는 쇼핑몰형 해외구매 표준약관에 따르면 당연히 청약철회가 가능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정 교수는 “제품 수령 후 7일 이내에는 청약철회가 가능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이은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