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1월 1일부터 12월 11일까지 소비자고발센터(www.goso.co.kr)에 제기된 서비스 관련 제보는 총 3794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5702건) 보다 33.5% 감소했다.
전체의 절반 이상 차지하는 택배 관련 소비자 민원이 줄며 전반적으로 30% 이상 민원 건수가 감소했지만 하반기 이후 여행 수요가 증가함에 따라 관련 제보는 눈에 띄게 늘었다. 특히 해외 OTA(Online Travel Agency; 온라인 여행사)의 환불 수수료 관련 분쟁이 다수를 차지했다.
◆ 항공권, 여행사, 숙박앱 등에 불만 집중…해외OTA가 다수
엔데믹에 올 하반기부터 여행 수요가 폭발하며 항공·숙박 등 여행 관련 제보가 크게 증가했다.
특히 항공권과 숙박상품을 판매하는 해외 여행 플랫폼에서 불만이 다발했다. 이들은 항공권·숙소를 저렴하게 예약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는 반면 환불 불가나 과도한 취소 수수료 등으로 소비자를 울렸다. 대부분 고객센터 연결도 쉽지 않아 소비자 불만이 들끓었다.
소비자들은 항공사 귀책으로 결항하면서 결제 수단 환불이 아닌 바우처로만 돌려준 비엣젯항공 등 외국계항공사에 대한 불만을 쏟아냈다. 티웨이항공, 진에어 등 국내 항공사 관련해서는 캐리어 파손 보상에 대한 불만이 눈에 띄었다.
OTA에서는 중국 기반의 트립닷컴 관련 불만이 폭발했다. 소비자들은 트립닷컴에서 항공권을 판매할 때는 '항공권 취소 시 항공사의 규정을 따른다'고 기재해놓고 정작 취소할 때는 수수료가 과도하다는 지적이다. 항공사 사이트에서 취소할 때는 항공권을 수수료 없이 환불이 가능한 시점인데도 트립닷컴에서는 수수료를 떼이거나 전액 환불받지 못했다는 사례들이 있었다. 한국소비자원도 트립닷컴이 예약화면에서 ‘항공사 규정에 따라 취소가 가능할 수 있다’고 표시하면서 약관에는 ‘항공권은 일반적으로 환불이 불가하다’는 조항이 있다며 주의를 발표하기도 했다.
숙박앱 중에서는 아고다와 에어비앤비 야놀자, 여기어때 등에 민원이 주를 이뤘다. 야놀자와 여기어때는 취소 후 환불 수수료에 대한 내용이 집중된 반면 아고다는 황당한 소비자 피해가 유독 많았다. 예약하고 찾아간 숙소가 철거된 상태라거나 예약한 적이 없는 숙소가 본인도 모르게 결제됐다는 내용들이다. 또 숙박앱들은 부산불꽃놀이 크리스마스 등 특수를 맞아 숙박료를 두세배 이상 뻥튀기하거나 예약을 일방 취소했다는 불만도 올라왔다.
◆ 꾸준한 택배 물품 파손 제보…보상 관련 분쟁 다수
올해는 연초부터 CJ대한통운, 롯데택배, 한진택배 등 택배 노조 파업으로 인해 배송 지연 이슈가 상당수를 차지하고 있다.
온라인몰에서 주문한 제품을 무료 반품 기한 내 돌려보내야 하는데 배송되지 않으면서 소비자들이 가슴을 졸였다. 신선식품의 경우에도 배송이 늦어지면서 부패해 온라인몰과 반품 갈등을 빚었다는 내용이 다발했다.
택배 파손에 대한 불만도 감소하긴 했으나 꾸준하게 발생하는 내용이다.
소비자들은 파손 물품에 대한 택배사의 보상이 매우 더딘 데다 보상액도 터무니없다고 불만을 제기했다. 가전 제품이나 가구를 비롯한 고가의 상품이 파손돼도 그에 따른 합당한 금액을 보상하지 않았다는 내용이다.
로젠과 경동택배 등은 택배기사가 불친절하다는 민원이 주를 이뤘고 우체국택배는 파손 시 보상을 놓고 갈등을 빚었다.
교육업체에서는 여전히 학습지 계약 해지를 쉽게 수락하지 않는다는 불만이 주를 이뤘다. 교원, 웅진씽크빅, 대교 등 종이 학습지나 스마트 기기 학습 할 것 없이 해지 방어에 관한 불만이 많았다.
또 성인을 대상으로 한 공무원, 공인중개사 등 강좌는 평생 연장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 주를 이루는데, 연장 조건 안내가 미흡하다는 지적이 있었다.
교육비 환급, 평생 수강 강좌의 경우 모두 특정 조건을 지켜야만 혜택을 볼 수 있다. 평생 무료, 환급 등 혜택만 강조해 광고하고 주의사항은 상품페이지의 하단에서야 볼 수 있어 소비자들이 놓치기 일쑤다. 또 합격발표일을 기준으로 특정 기간 내 접수해야 혜택을 볼 수 있지만 구체적인 시일 등 안내는 개별적으로 이뤄지지 않는다는 점도 소비자들의 지적을 받고 있다. 일부 교육업체는 강사와의 계약 관계, 경영 악화 등 사유로 갑자기 강좌를 폐쇄하는 문제로 소비자와 갈등을 빚었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정혜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