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야구단 매각에 3차례나 실패해 곤경에 빠진 한국야구위원회(KBO)가 마지막 협상에 나섰다.
하일성 KBO 사무총장은 18일 강남구 도곡동 야구회관에서 제2차 이사회를 마친 뒤 "KBO는 서울을 연고로 3개 기업과 구단 매각 협상을 추진중이며 협상에 관한 전권을 이사회로부터 위임받았다"고 밝혔다.
그는 또 "구체적인 기업명을 절대 밝힐 수 없지만 외국기업도, 현대 계열도 아니다"고 설명한 뒤 "가입금은 최종 결정되지 않았지만 KT보다는 많은 수준이다. 두 기업은 아주 적극적이고 나머지 한 군데는 가능성을 50-50으로 보고 있다"고 덧붙였다.
즉 가입금 60억원만 내고 프로야구단을 창단할 예정이던 재계 7위 KT보다는 적극적으로 투자하겠다는 기업이 분명 있다는 뜻이다.
하 총장은 "세 기업에 각각 다른 조건을 제시했고 보안 유지를 최우선으로 여기고 협상을 진행 중이다. 이사회로부터 현대를 인수할 새 기업을 결정하는 권한만 KBO가 위임받았고 이후 가입금 등 돈과 관련한 문제는 다음 이사회에서 결정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인수 기업이 일정 수준의 가입금을 납부하면 KBO가 프로야구 참여를 승인한 뒤 가입금을 어떻게 분배하느냐는 이사회에서 재논의한다는 뜻이다.
신생팀이 서울 연고를 희망중인 것을 감안할 때 기존 7개 구단들은 서울 입상 보상금의 지급 여부를 놓고 치열한 신경전을 펼칠 것으로 예상된다.
KBO는 또 농협, STX, KT 등과 벌인 매각 협상에서 저지른 실수를 반복하지 않기 위해 각 구단 사장들로 구성된 이사회 멤버들에게도 접촉 중인 기업을 밝히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하 총장은 "협상 조건도 부합해야 하고 우리가 생각하는 위상에도 걸맞아야 하기에 인수 기업 선택에 신중을 기하고 있다. 각 구단 사장님들께 여유를 달라고 사정했다. 최대한 빠른 시일 내 인수 기업 선정을 마치고 이사회를 열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하일성 총장은 협상을 최대한 빨리 진행중이지만 현대 선수들의 해외 전지 훈련은 힘들 것으로 내다봤다.
"개인 소견으로 시기상 늦어 (전지훈련이) 어렵지 않나 생각한다"고 설명한 그는 "단 KBO는 현대가 좋은 성적을 낼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지원할 방침"이라고 답했다.
KBO 이사회는 또 전날 단장회의 결과에 따라 각 구단 적자폭을 줄여가기 위해 대책을 수립하고 운영, 제도 개선책을 빠른 시일내 마련하기로 합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