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기 양주에 사는 박 모(남)씨는 지난 19일 GS25에서 갈비탕 한 봉지를 약 4000원에 구매했다. 집에 돌아와 살펴보니 8월인 소비기한을 이미 4개월이나 지난 상태였다. 박 씨는 본사에 환불 문의를 넣고 답변을 기다리는 상황이다. 박 씨는 “소비기한 4개월이 지난 식품을 매대에 전시하고 있다니 먹어서 배탈이라도 났으면 어쩔 뻔했냐. 생각만 해도 아찔하다”고 황당함을 표했다.
# 전북 군산에 사는 최 모(남)씨는 세븐일레븐에서 8월 30일 프로틴 드링크 2+1를 약 4000원에 구매했다. 제품을 마시던 중 맛이 이상해 확인해보니 유통기한이 4개월 지나 있었다. 구입했던 매장으로 찾아가 교환은 받았지만 사과는 듣지 못했다고. 최 씨는 “식품의 유통기한이나 점포의 태도에 대해 본사에서 제대로 관리하는 게 맞는지 의심된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편의점에서 유통(소비)기한이 지난 가공식품을 판매해 건강을 위협하는 일이 빈번해 원성을 사고 있다.
편의점 업체들은 매장을 체계적으로 관리한다는 입장이나 수시로 이 문제가 반복되면서 소비자들이 보건당국에 신고하는 등 적극적인 행동이 필요한 상황이다.
식품위생법에서는 유통기한이 경과된 제품·식품을 판매의 목적으로 진열·보관해선 안 된다고 금지하고 있다. 이를 어길 경우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진다. 또는 영업허가·등록 취소 및 6개월 이내의 영업 정지나 폐쇄까지도 가능하다.
삼각김밥, 도시락 등 즉석식품은 유통기한이 지난 상품을 계산 과정에서 걸러주는 ‘타임 바코드제’가 구축돼 있으나 그 외 식품들은 아직 적용 계획이 없다. 각 점포의 점주들과 본사 차원의 관리에만 기댈 수밖에 없는 구조다.
소비자고발센터(www.goso.co.kr)에는 한 달에만 수 건씩 편의점에서 유통기한 지난 제품을 구매했다는 소비자 불만이 쏟아지고 있다. 심한 경우 유통기한이 1년이나 지난 제품도 있어 내부 관리 시스템에 구멍이 뚫린 게 아니냐는 의구심까지 나온다.
대부분은 일차적으로 구매처에서 교환이나 환불을 받지만 섭취 후 부작용 등 문제가 생기면서 갈등이 촉발되곤 했다. 사과도 제대로 받지 못하면서 갈등은 극에 달했다.
CU, GS25, 세븐일레븐, 이마트24 등 편의점 업체들은 각 점포의 담당자가 매장에 주기적으로 방문해 꾸준히 유통기한을 관리하고 있다는 입장이지만 오히려 이 같은 불만은 매년 늘어나는 추세다.
실제 지난 9월 발표된 식품의약품안전처의 ‘최근 5년간 편의점 브랜드별 식품위생법 위반현황’ 자료에는 2022년 편의점들의 식품위생법 위반 건수가 439건으로 2021년 348건에서 증가했다. 이 가운데 절반 이상은 ‘제품 유통기한 경과’였다.
게다가 편의점들은 점포마다 개인 사업자가 운영하는 구조라 유통기한 경과 식품을 판매했다고 해서 본사에서 쉽게 제재하기 어렵다.
CU, GS25, 세븐일레븐, 이마트24등 편의점 업체들은 담당 관리자가 매장을 방문하고, 각 점주들에게 유통기한 관리에 대해 권고하는 식으로 유통기한 관리에 신경을 기울이고 있다고 밝혔다. 다만 수많은 상품을 일일이 관리하는 데 어려움이 있어 간혹 실수가 생긴다는 입장이다.
또한 환불, 보상 등 점주와 해결이 원활하지 않을 경우 본사 고객센터에 불만을 제기하면 귀책사유를 살펴본 뒤 환불등 보상을 진행한다고 입을 모았다.
CU 관계자는 “간편식 제품에 대한 유통기한 경과 등 불만이 누적될 경우 해당 점포는 가맹본부에서 제공하는 인센티브 지원이 중단된다”고 말했다. GS25와 이마트24 관계자는 “유통기한 경과 등 동일한 불만이 한 점포에서 지속적으로 들어오면 브랜드 자체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쳤다고 본사에서 판단해 내용 증명을 보내고 심할 경우 계약 해지까지 이뤄질 수도 있다”고 말했다.
세븐일레븐 관계자는 “관련 불만이 들어올 경우 본사차원에서 전수조사를 실시하고, 계도 및 교육 등도 진행한다. 문제가 발생하면 내용 증명을 통해 경고 및 재발 방지에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이은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