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 캠페인
'한 손에 잡기 어려운 크기'라더니 손가락 굵기도 안 돼...홈쇼핑 방송 '뻥' 광고 기승
상태바
'한 손에 잡기 어려운 크기'라더니 손가락 굵기도 안 돼...홈쇼핑 방송 '뻥' 광고 기승
품질 관리 철저하다는데 소비자 불만 줄이어
  • 이은서 기자 eun_seo1996@csnews.co.kr
  • 승인 2024.06.14 07:1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사례1=경기 양주에 사는 이 모(여)씨는 지난달 A홈쇼핑에서 ‘블랙타이거새우 100마리’를 6만 원에 구매했다. 이 씨는 "방송 중 쇼호스트가 '세 마리의 블랙타이거를 한 손에 잡기 힘들 정도'라고 광고해 구매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배송된 새우는 고작 손가락 한 마디 크기였다. 즉시 항의했지만 고객센터에서는 "안내했던 중량에 맞게 판매했기 때문에 문제없다"며 천연덕스럽게 말했다.  이 씨는 “새우 총 중량이 아니라 커다란 새우 크기가 먹음직스러워 구매했는데 너무 황당하다”며 분통을 터뜨렸다. 
 


#사례2= 부산 남구에 사는 김 모(남)씨는 B홈쇼핑에서 한우 LA양념갈비 10팩을 9만 원에 구매했다. 전문가들이 '질길 수 있는 근막이나 지방을 수작업으로 제거했다'는 광고를 보고 구매했다고.

하지만 3팩을 뜯어본 김 씨는 실망을 금치 못했다. 광고와 달리 비계가 절반이나 됐기 때문. 김 씨는 "고객센터에 수차례 항의해 환불을 받았지만 여전히 광고 문구 수정 없이 판매하고 있더라"고 지적했다.


#사례3= 인천 계양구에 사는 김 모(남)씨는 C홈쇼핑에서 A급이라고 광고하는 킹크랩을 6만 원에 구매했다. A급을 선별해서 수율이 좋다는 광고와 달리 배송받은 제품은 살이 빈약했다. 껍질 속이 휑하니 비어 있는 것이 대부분이었다.

김 씨는 "고객센터에 항의했으나 '중량에 맞춰 판매한 거라 이상 없다'는 답을 들었다"며 "광고에서는 살이 가득 차있고 아주 좋은 상태를 보여줬는데 이정도면 사기 아니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사례4= 경기 부천에 사는 이 모(여)씨는 지난 2월 T커머스 홈쇼핑인 D업체에서 LA갈비를 6만 원에 구매했다. 홈쇼핑 방송에서 비계 부분이 적고 살코기가 많아 구매했다고. 그러나 막상 받아 본 상품엔 비계가 눈에 띄게 많았다. 수차례 항의했지만 고객센터는 환불을 거절하다가 몇 차례 항의하니 환불을 해줬다. 이 씨는 "방송에서 볼 때와 배송받은 LA갈비의 질이 너무 다르다. 검수 시스템에 개선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홈쇼핑에서 구매한 식품이 방송 영상과 크게 다르다며 소비자들이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

홈쇼핑 업체들은 허위·과장광고로 적발될 경우 방송통신위원회의 심의 대상이 될 수 있다 보니 식품의 품질 관리에 철저하다는 입장이지만 소비자들의 체감 온도와는 차이가 있는 모습이다.

14일 소비자고발센터(www.goso.co.kr)에 따르면 홈쇼핑에서 주문한 식품의 품질이 방송보다 현저히 떨어진다는 소비자 불만이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

GS홈쇼핑, 롯데홈쇼핑, CJ온스타일, 현대홈쇼핑, 공영홈쇼핑, 홈앤쇼핑, KT알파, SK스토아, 신세계라이브쇼핑 등 대부분 업체들에서 동일하게 나타나고 있다.

과일·수산물 등은 방송과 달리 크기가 눈에 띄게 작고 육류는 비계가 절반 이상이라는 지적이 많다. 소비자들은 방송 영상과 다른 제품에 실망하고 반품 신청을 하지만 이마저도 거절돼 더 큰 스트레스를 받고 있다.

소비자들의 문제 제기에 업체들은 ‘개인의 체감 차이’라고 책임을 회피하기 일쑤다. 크기가 작다는 항의에는 “총 중량이 기준이라 문제가 없다”고 발뺌한다. 

홈쇼핑 업체들은 가공식품이 아니기에 각 원물의 편차가 있을 수 있다는 입장이다. 반품 과정에서도 협력사 동의가 필요하다보니 소비자와 갈등 빚는 경우가 있다고 설명한다. 소비자들이 허위·과장광고로 오인하지 않도록 실제 상품을 철저히 검수하고 방송 멘트도 상시 점검하고 있다고 밝혔다.

현대홈쇼핑과 GS홈쇼핑 관계자는 "생물을 가공한 상품 특성상 공산품 수준의 품질 관리는 어렵다. 때문에 무게 기준으로 상품을 판매하고 있다"며 "사전에 확인된 내용만 쇼호스트에게 전달한다. 생방송 중에도 MD, PD, 심의팀의 모니터링이 상시 진행된다"고 말했다. 

업계 관계자는 "홈쇼핑은 이커머스와 다르게 방송 심의에 예민한 업계다 보니 품질에 예민하다. 실제로 사이즈를 강조한 식품의 경우 줄자로 일일이 재면서까지 사이즈를 맞추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설 명절 등 주문 물량이 확 늘어나는 경우 실수가 발생하는 경우는 있다"고 말했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이은서 기자] 



주요기사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