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히 CJ제일제당과 CJ대한통운은 올 들어 주가 흐름이 부진한 상황에서도 국민연금은 두 자릿수 비교적 높은 지분율을 유지하고 있다. 글로벌 시장에서의 성장 등 미래에 대한 가능성을 높게 평가한 것으로 풀이된다. 탄탄한 수익성을 바탕으로 한 배당 기대감도 요인이다.
28일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CJ그룹 9개 상장사 중 국민연금이 지분을 보유한 계열사는 ㈜CJ, CJ제일제당, CJ대한통운 등 3곳이다.
국민연금은 이들 3개 계열사 지분을 나란히 10% 넘게 보유 중이다. 9월 말 기준 국민연금이 10% 넘는 지분을 보유한 상장사는 18개에 불과하다. 동일 그룹의 다수 계열사 지분을 10% 넘게 보유한 것도 이례적이다. HD현대그룹 4개 계열사에 이어 CJ그룹은 두 번째로 많다.
㈜CJ는 2023년 말까지 국민연금 보유 지분율이 7~8% 수준이었으나 지난해 12월 29일 10.72%로 높아졌다. 당시 처음으로 국민연금 지분율이 10%를 넘어섰다. 국민연금은 현재도 10.24% 지분을 갖고 있다.
CJ대한통운은 국민연금이 보유한 지분율이 꾸준히 높아지고 있다. 2017년 4월 처음으로 5% 공시가 이뤄졌고 2018년 7.11%, 2020년 9.19%에 이어 2023년 말에는 10.07%가 됐다. 올해도 9월 말 변동공시에서 지분율이 10.79%로 높아졌다.
CJ제일제당은 국민연금 보유 지분율이 2022년 12.63%에 달했다. 지금도 11.63%로 비교적 높은 편이다. 국민연금이 지분을 보유한 기업들 중 지분율이 5번째로 높다.
㈜CJ와 달리 CJ제일제당과 CJ대한통운은 올 들어 주가 흐름이 약세를 보이고 있다. CJ제일제당은 약 12%, CJ대한통운은 약 30% 떨어져 있다.
이런 상황에서도 국민연금이 CJ그룹 주력 계열사 지분을 대거 보유하고 있는 것은 미래 성장에 대한 기대감을 갖고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

CJ그룹은 2021년 말 이재현 회장 주도로 ‘2023~2025년 중기 전략’을 수립하고 실행 중이다. CJ그룹의 중기 전략은 ▲초격차역량 확보 ▲4대 성장엔진(문화·플랫폼·웰니스·지속가능성) 중심 혁신성장 가속화 ▲최고인재 확보 ▲재무전략 고도화를 골자로 한다.
이 회장은 중기 전략 실행에 대해 “그룹 미래성장의 중차대한 갈림길, 비상한 각오로 최선 다해야한다"고 주문한 바 있다.
국민연금은 CJ에 대해 주주활동을 적극 하는 일반투자에서 단순투자로 포지션을 바꾼 상황이라 투자 관점에서 경영상황에 더욱 민감하게 반응한다.
국민연금이 지분을 가진 CJ그룹 계열사들은 현재 해외에서 좋은 성과를 내고 있다.
CJ제일제당은 만두, 치킨, P-Rice, K-소스, 김치, 김 등 한식 고유의 속성을 보유한 6대 전략제품을 중심으로 글로벌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2022년 3분기부터 올해 2분기까지 해외매출이 8개 분기 연속 1조 원대 이상을 기록 중이다.
중국과 일본 소비심리 위축에도 미주를 중심으로 성장세를 이어가고 영국, 독일, 네덜란드 등에서도 일반 대중을 타깃으로 하는 시장에 진출했다.
특히 미국 B2C 만두시장에서 비비고 브랜드 점유율은 지난 6월 기준 44.5%로 1위다. 올 들어 6.7%포인트 높아졌다. 피자 브랜드 역시 20.9%로 올 들어 1.3%포인트 올랐다. 피자 역시 2023년 상반기 점유율 1위에 올랐고 2위와 격차를 더욱 키워가고 있다.

CJ대한통운도 운임 상승에 따른 판가 인상 호재와 함께 직구 및 패션·뷰티 버티컬 커머스 플랫폼 물량 확대로 실적 흐름이 좋다.
(주)CJ가 지분 84% 지닌 자회사 CJ푸드빌도 해외점포가 꾸준히 늘고 있다. 6월 기준 245개로 올해만 10% 증가했다.
(주)CJ가 51.15% 지분율 보유한 자회사 CJ올리브영도 K-뷰티 인지도 확대 및 채널 다각화로 견고한 실적을 기록 중이다. 올 들어 매출이 20% 이상 늘었다. 현재 글로벌몰 강화와 PB제품 수출로 글로벌 진출 확대를 모색하고 있다. 지난 5월 일본법인을 신설하며 PB제품 수출에 본격 나섰다.
CJ그룹 관계자는 “CJ올리브영과 CJ푸드빌 실적이 호조를 보이고 있는데다 그룹이 주주 친화 정책을 시행하면서 안정적으로 배당하고 있는 점 등이 시장에서 긍정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주)CJ는 2023년 회계연도 기준으로 1007억 원, CJ제일제당은 882억 원, CJ대한통운은 100억 원을 배당했다. 국민연금은 이들 기업에서 배당금으로 200억 원가량을 받았다.
실적 전망도 좋다. (주)CJ와, CJ제일제당, CJ대한통운은 올해 매출보다 영업이익이 더욱 크게 증가할 전망이다. CJ대한통운은 전망치가 실현되면 매출, 영업이익 모두 역대 최대가 된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유성용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