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는 솔드아웃, 크림 등 대표적인 리셀 플랫폼에서 나타나는 갈등 양상이다. 업체들은 자사의 검수 기준을 통과했기 때문에 정상품으로 간주한다는 입장이지만 소비자들은 불량에도 교환이나 환불을 제한한다고 꼬집는다. 게다가 수수료까지 지불하는 '검수'가 오히려 반품 시 발목을 잡는다는 지적이다.
서울 강서구에 사는 김 모(남) 씨는 지난 5월 초 국내 대표 리셀 플랫폼에서 나이키 에어포스1 '07 WB 플랙스 위트 모델을 구매했다. 김 씨는 '100% 정품 검수 후 새 제품으로 발송한다'는 문구를 믿고 정가 17만 원보다 3~4만 원 더 비싼 리셀가에 검수 수수료로 구매가의 3.3%를 추가 지불해 주문했다.
그러나 배송된 제품은 정상 제품이라고 보기 어려운 상태였다.


신발 오른쪽 뒷축의 나이키 로고 마킹은 찍다 만듯 흐릿했고, 같은 쪽 밑창과 안창이 봉합되는 부분 가죽 부위가 터진 듯 매끄럽지 않게 마감돼 있었다.
불량이라고 생각한 김 씨는 플랫폼 고객센터에 문의했으나 예상치 못한 답변을 들었다.
리셀 플랫폼 측은 "제조 공정상 발생할 수 있는 편차로 불량으로 보기 어렵다"며 교환이나 환불은 불가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어 "제품을 그대로 다시 리셀 등록해 판매할 수 있다"고 안내했다.

납득이 되지 않았던 김 씨가 나이키코리아 고객센터에 직접 문의했으나 구매내역 등 정보를 확인할 수 없어 판매처로 문의하라는 안내를 받았다.
김 씨는 "검수 수수료까지 내고 제품을 구매했는데 하자가 명확한 제품을 정상품이라고 우기며 되팔라는 식의 안내를 들으니 기가 막혔다"고 말했다.
그러나 리셀 플랫폼 측은 소비자에게 명확한 검수 기준을 안내하고 있으며 제조상 마감 차이 등은 검수 대상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 회사 관계자는 "고객을 대상으로 구체적인 상품 검수 기준을 앱과 웹을 통해 안내하고 있다"며 "제조사의 공정상 마감상이 등은 검수항목에 포함되지 않으며 이에 대한 유의사항 또한 안내하고 있다"고 말했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이정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