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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다 가방 전자태그 안 찍히는데 정품?…인식 오류 잦아 되레 혼란과 불신 가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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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다 가방 전자태그 안 찍히는데 정품?…인식 오류 잦아 되레 혼란과 불신 가중
인식 불능 시 책임 소재 불분명
  • 이정민 기자 leejm0130@csnews.co.kr
  • 승인 2025.04.11 06:1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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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 동작구에 사는 신 모(남)씨는 최근 리셀 플랫폼 크림(KREAM)에서 프라다 가방을 구매했다. 프라다 제품은 RFID 태그를 통해 정품 여부를 확인할 수 있지만 신 씨가 받은 가방의 태그는 인식되지 않았다. 크림 고객센터에 문의했지만 “전자 인증 시스템이 트래픽 과부하로 작동하지 않을 수 있다”는 말뿐이었다. 또한 RFID 태그는 자체 검수 기준에 포함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정품 여부를 확인할 수 없는 상황이어서 신 씨가 반품을 요청하자 크림은 5만 원의 반품비를 요구했다. 신 씨는 “검수는 소비자 대신 플랫폼이 하는 건데 그 기준이 애매하고 소비자에게 책임을 돌리는 구조는 납득하기 어렵다”고 토로했다.

# 경기도 시흥에 사는 손 모(남)씨는 아울렛 내 무스너클 매장에서 패딩과 후드집업 총 세 제품을 구매했다. 정품 여부를 확인하고자 NFC 태그를 해봤는데 두 개에서 코드가 존재하지 않는다는 표시가 떴다. 국내 공식 수입사인 한섬에 문의하자 “가품일 수 있다”며 알아보고 연락주겠다고 했다. 다음날 “정품 인증이 가능한 태그로 교체해주겠다”고 나섰다. 손 씨는 “정품이 맞다고 생각할 증거를 요구했으나 아직 답을 듣지 못했다”며 의혹을 제기했다.

▲손 씨가 RFID 태그를 인식했으나 정품 인증이 이뤄지지 않았다 
▲손 씨가 NFC 태그를 인식했으나 정품 인증이 이뤄지지 않았다 

명품 등 일부 브랜드에서 정품 인증을 위해 도입한 RFID·NFC 전자태그가 소비자 신뢰를 높이기보다 오히려 혼란과 불신을 키우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스마트폰으로 간편하게 정품 여부를 확인할 수 있다는 취지와 달리 현장에서는 태그 인식 오류가 적지 않다. 특히 브랜드나 공식 유통사가 아닌 유통 플랫폼을 통해 제품을 구매한 경우 정품 확인이나 책임 소재가 불분명한 구조라는 비판도 제기된다.

전자태그는 종이 보증서나 시리얼 넘버보다 위조가 어려운 기술로 신뢰성에 대해 기대를 모았지만 기술적 오류나 인식 불량 발생 시 이를 보완할 대응 체계가 유통 현장에서 충분히 갖춰지지 않아 소비자 신뢰를 오히려 떨어뜨릴 수 있다는 지적이다.

동일하게 태그 인식이 되지 않는 제품을 구매했더라도 유통 경로에 따라 대응도 엇갈렸다. 해외 브랜드를 직접 수입 유통하는 업체들은 태그 인식 오류에 대비한 대응 체계를 갖추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전자태그는 해외 브랜드 본사에서 부착된 상태로 들어오나 수입 유통사에 따라 재발급하거나 브랜드사와 소통해 조율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패션업체 관계자는 “전자태그 부착 및 변경 작업을 국내에서 하고 있지는 않고 해외 브랜드 본사에서 부착된 상태로 들어온다”며 “태그 인식 과정에 오류가 발생했다는 민원이 접수될 경우 본사 측에 이메일로 확인하는 정도의 대응만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해당 브랜드와 공식 계약을 맺고 정식 수입·유통하는 제품이어서 가품에 대한 우려는 거의 없기 때문에 많은 판매자가 입점해있는 플랫폼처럼 재검수 등 적극적인 대응까지는 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온라인 유통 플랫폼 구매 시에는 책임이 불분명하다. 무신사, 크림, 머스트잇, 트렌비 등 플랫폼 업체들은 RFID·NFC 전자태그 인식을  정품 여부를 판단하는 주요 기준으로 삼고 있지 않다. 다만 소비자가 전자태그 인식 실패로  정품 여부에 대한 불안감을 느끼는 경우에는 재검수한다고 밝혔다.

플랫폼 업계 관계자는 “전자태그는 일부 브랜드 또는 제품에서 활용되는 부가적인 정품 인증 수단으로 검수 과정에서는 참고용 보조 정보로 활용될 수는 있으나 단독으로 정품 여부를 판단하는 주요 기준에는 포함되지 않는다”고 밝혔다.

소비자의 단말기에서는 인식이 되지 않더라도 브랜드사 장비나 유통망에서 사용하는 장비로는 정상 인식되는 경우가 있고 제품 유통 또는 보관 과정 중 태그 손상·인식 오류가 발생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크림 관계자는 “제품의 진위를 판단하기 위해 전문 검수 인력을 통해 다각도의 정품 검수 절차를 진행하고 있고 전자태그 단독으로 정품 여부를 판단하는 기준에는 포함하지 않는다”며 “다만 소비자가 전자태그 인식 실패로 인해 제품 정품 여부에 대한 불안감을 느끼는 경우에는 고객센터를 통해 검수 이력 안내, 재검수 요청 접수 또는 내부 검토 후 대응을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이정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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