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에게나 달릴 수 있는 권리가 있다. 가이드 러너와 시각장애 러너는 같은 목표를 이루기 위해 도전하는 파트너이자 경쟁자로서 서로에게 좋은 영향을 준다.”
동아오츠카는 자사 대표 음료 포카리스웨트를 서울마라톤 대회에 17년째 후원하고 있을 정도로 달리기 종목에 진심인 기업이다. 동아오츠카 마케팅본부 커뮤니케이션팀 인경연 책임은 마라톤 행사 관련 업무를 담당하면서 급증하는 러닝 인구 대비 시각장애인들의 활동 참가율이 낮다는 점을 인지했다.
시각장애 러너는 청각과 촉각에 의존해 코스를 파악해 통상 가이드러너와 끈으로 손목을 연결해 소통하며 달린다. 하지만 가이드 러너에 대한 사회적 인지도가 낮고 러닝 중 소통 방식에 대한 정보도 부족하다. 러닝 인구는 늘고 있지만 시각장애 러너에겐 여전히 열악한 환경이다.
인 책임은 혼자서 달리기 어려운 시각장애인에게 도움을 주면서 가이드 러너와 같은 목표를 이루기 위해 도전하는 파트너이자 경쟁자로서 서로에게 좋은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보고 국내 기업 최초로 가이드 러너 양성 프로젝트 ‘파랑달벗’을 기획했다.

동아오츠카는 가이드 러너 교육 경험이 있는 전문가들을 초빙해 교육 과정을 진행했다. 이외에도 대회 참여 및 프로그램 진행 전반을 통솔하고 관리했다. 대회 진행도 무사고로 마쳤다.
이외에 동아오츠카는 자사 주관 러너스데이 행사와 올해 서울마라톤에서 시각장애 러너와 가이드 러너가 참여할 수 있도록 지원했다. 특히 러너스데이에는 유아차 러너도 함께 뛸 수 있도록 관리해 ‘누구에게나 달릴 수 있는 권리가 있다’는 프로그램 철학을 나타냈다.
동아오츠카는 올해 8월 파랑달벗 2기를 운영할 계획이다. 규모도 확대해 가이드 러너 30명, 시각장애 러너 20명 총 50명을 모집해 8주간 교육 및 훈련에 돌입한다.
1기와 달리 2기는 러닝 활동이 익숙지 않은 참가자도 모집한다. 기존에는 러닝에 관심이 많거나 가이드 러너 도움을 받아본 시각장애 러너를 중심으로 팀을 꾸렸다. 올해는 걷기, 제자리 뛰기 등 기초 훈련부터 시작해 10km 마라톤 완주를 목표로 진행할 계획이다.
이 과정은 가이드 러닝 교육 프로그램 및 홍보용 영상으로 제작해 보급한다. 시각장애인 러닝 활동 저변을 확대하기 위함이다.
최근 동아쏘시오 공식 유튜브에는 파랑달벗 1기 참가자인 가이드 러너 남유원 씨와 시각장애 러너 김재선 씨의 도쿄 마라톤 풀코스 도전기가 공개됐다.

남유원 씨는 “파랑달벗은 세상을 다른 관점에서 느끼고 달리는 러너와 함께하는, 지금까지 해보지 못했던 경험이다. 이 활동 자체가 인생을 다른 방향으로 이끌어줄 수 있다는 얘기를 꼭 드리고 싶다”고 말했다.
인 책임은 “기존 사례가 없던 프로젝트라서 기획 단계에서 목표 설정과 동기부여 제공에 고민이 많았다. ‘완주 경험 없는 시각장애인이 낮선 땅에서 가능하겠냐’는 우려의 목소리도 있었다”고 말했다.

끝으로 “장애의 불편함을 보완해주는 파트너가 있다면 비장애인과 다름없이 달릴 수 있다. 더 많은 시각장애 러너들이 달릴 수 있는 환경이 제공되도록 프로젝트는 계속될 예정”이라고 강조했다.
서울시도 파랑달벗의 공익성을 인지하고 공동 추진 의사를 밝힌 것으로 전해진다. 현재까지 총 240명이 서울시가 진행하는 일일 가이드 러너 체험 교육을 받았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정현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