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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가루업계, 가격인상 눈치보여 고환율 적자 '끙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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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가루업계, 가격인상 눈치보여 고환율 적자 '끙끙'
  • 뉴스관리자 csnews@csnews.co.kr
  • 승인 2008.12.10 08: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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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환율에 밀가루를 생산하는 제분업체들의 적자폭이 눈덩이처럼 커지고 있다.

국제곡물가격과 해운 운임이 하락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오를대로 오른 원.달러 환율이 제분업체들에 직격탄이 되고 있는 것이다.

10일 제분업계에 따르면 CJ제일제당, 한국동아제분, 대한제분, 삼양사 등 제분업체들은 눈덩이처럼 불어나는 적자에도 불구하고 마땅한 대책을 내놓지 못한 채 발을 동동 구르고 있다.

가격인상이 유일한 대안이라는 판단을 하면서도 물가에 민감한 소재산업의 특성상 물가상승을 우려하는 정부와 소비자단체 등의 눈치를 보며 적자를 감수하고 있는 실정이다.

CJ제일제당의 경우 3분기 매출은 지난해 동기 대비 20.5% 증가했지만 세전이익과 당기순이익은 적자로 돌아서 각각 -343억원과 -250억원을 기록했다.

대한제분도 매출액은 지난해 동기 대비 38% 상승했음에도 불구하고 영업이익은 -174억원을, 삼양사도 역시 매출은 전년동기 대비 19% 늘었지만 세전이익과 당기순이익은 적자로 전환, 각각 -400억원과 -330억원을 기록했다.

제분업계 관계자는 "현재의 환율상황을 감안하면 연말까지 제분업계의 적자폭은 더욱 확대될 것으로 추정된다"면서 "소재산업의 특성상 제품의 공급을 축소하거나 중단하는 방안을 고려할 수 없는 상황으로 뾰족한 대안을 찾기가 어려운 실정"이라고 말했다.

제분업체들은 환율이 폭등하기 전인 지난 7월 정부의 서민물가 안정정책에 적극 동참하고 정부 당국의 환율 방어의지 등을 고려해 밀가루 가격을 최고 20%까지 조기인하 한 것이 가장 큰 실책으로 보고 있다.

지난해 말부터 야기된 세계 곡물생산량의 감소와 주요 생산국들의 수출 중단 정책 등으로 국제곡물 가격이 사상 유례 없는 폭등을 기록하자 국내 제분업체들이 올 4월과 5월 밀가루 가격을 인상했다가 오히려 발목이 잡혀 석달만에 다시 가격인하를 하게 된 것이다.

이후 원.달러 환율은 폭등을 거듭해 가격인하 당시 예상했던 1천원선 보다 40% 이상 급등하면서 적자폭을 키우는 최대 원인이 됐다.

국제곡물가격 및 해상운임 하락 등 호재가 있지만 이들 호재가 생산 원가에 반영되는 시기는 11월 이후인데다 부분적으로 반영됐더라도 1천400원대 환율을 상쇄하기는 턱 없이 미치지 못한다는 것이 업체들의 주장이다.

수입 밀의 통관 가격이 꾸준히 오름세를 보이고 있는 것도 제분업체들의 숨통을 조이고 있다.

지난 4월 밀가루 가격 인상시 밀 통관가격은 kg당 487원(통관가 t당 494달러,환율 986원)이었으며 7월 밀가루 가격 인하 당시 밀의 통관가격은 637원(통관가 t당 625달러, 환율 1천20원)으로 오히려 통관가격이 최고점인 상황에서 가격을 인하했다.

업계에서는 적정한 수익구조를 유지하면서 밀가루를 공급하기 위해서는 지난 4월 밀가루 가격 인상 이전 수준인 kg당 통관가격이 465원 정도가 돼야 한다고 판단하고 있다.

하지만 업체들의 기대와 달리, 12월 현재 밀 kg당 통관 가격은 641원으로 연중 최고치를 기록하고 있다.

제분업계의 한 관계자는 "현재의 환율은 기업이 감내할 수 있는 한계를 이미 넘어섰다"면서 "생존을 위해서 내년 상반기는 가격인상을 포함해 극단의 대책을 강구하지 않으면 안될 시점"이라고 말했다(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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