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중앙청사와 미국대사관 등 주요 경비대상 건물이 밀집한 세종로 한복판에 대규모 광장이 들어서면 이 곳에서 열리는 집회ㆍ시위에 어떻게 대응할지 막막하기 때문이다.
2008년 8월까지 완공되는 광화문광장은 이순신 상부터 광화문에 걸쳐 세종로 중앙에 길이 500m, 너비 27m 이상 규모로 조성되고, 차도는 현재 왕복 16차로에서 10차로(편도 5차로)로 줄어든다.
이 광장에서 대규모 집회ㆍ시위가 열리면 극심한 교통 체증이 빚어질 수 있는데다 주위에 정부중앙청사, 외교통상부, 문화관광부, 정보통신부, 미국대사관 등이 몰려 있어 돌발 사태가 일어날 가능성도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는 게 경찰 입장이다.
경찰은 특히 사전 협의가 이뤄지지 않아 서울시와 문화재청이 공동 발표를 할 때까지 광장 조성 내용을 전혀 모르고 있다가 집회 허용 여부 등을 놓고 뒤늦게 대책 마련에 들어갔다.
집회 주최 쪽에서 보자면 광화문광장은 유동인구가 많고 요구사항을 전달할 관공서도 가까워 집회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는 최고의 장소인 셈이다.
서울경찰청 관계자는 "광장이 생긴다는 소식을 듣고 깜짝 놀랐다"며 "완공까지는 아직 시간이 좀 남아 있어 집회 허용 여부를 단정적으로 말하긴 힘들지만 솔직히 벌써 신경이 많이 쓰인다"고 말했다.
또 다른 경찰 관계자는 "대규모 집회 중에 정부청사와 미국대사관 등에 시위대가 뛰어들면 어떻게 하겠는가. 미리 둘러싸서 막을 수도 없고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난감하기는 광화문 광장을 관할하게 될 종로경찰서도 마찬가지다.
종로서 관계자는 "광화문광장이 당초 시민의 휴식공간으로 조성됐지만 지금은 1년 365일 집회만 열리는 광화문 시민열린마당처럼 되지 않을지 걱정된다"며 "서울시가 따로 조례를 만들어 집회를 열지 못 하도록 해 광화문광장이 본래 목적으로 쓰일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