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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폭행 미군 "기억 안 나지만 죄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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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폭행 미군 "기억 안 나지만 죄송"
  • 연합뉴스 master@yonhapnews.co.kr
  • 승인 2007.01.16 16: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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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60대 여성을 성폭행한 혐의로 구속영장이 신청된 미 8군 2사단 소속 제로니모 라미레스(23) 이병은 16일 "술에 취해 아무 것도 기억이 나지 않는다"고 말했다.

    라미레스 이병은 이날 오후 서울 서부지법 송경근 판사 심리로 열린 영장실질심사에서 이같이 밝히고 "피해자의 진술이 사실이라면 모두 사과하고 피해도 배상하겠다"고 말했다.

    심사는 한미 주둔군지위협정(SOFA)에 따라 공개리에 진행됐다.

    검은 가죽 재킷에 청바지를 입은 라미레스 이병은 송 판사와 미국 정부대표단의 질문에 고개를 떨어뜨린 채 차분하게 대답했다.

    라미레스 이병은 범행 사실을 확인하는 송 판사의 질문에 "기억이 나지 않는다"고 답했다.

    미국 정부대표단은 라미레스 이병이 지난 13일 동두천 캠프 케이시에서 외박을 나와 용산 캠프 드래곤힐 호텔에 투숙하려 했으나 빈 방이 없어 밤 늦게 동료와 함께 홍익대 앞으로 나들이한 사실을 확인했다.

    주량이 맥주 5∼6병 가량이라고 밝힌 라미레스 이병은 사건 당일 3차에 걸쳐 주점을 돌며 럼, 레몬주스, 맥주가 섞인 칵테일과 맥주를 마셨고 동료와 헤어진 뒤에도 슈퍼마켓에 따로 들러 맥주를 사 마셨다고 진술했다.

    라미레스 이병은 `60대 여성을 때리고 강간한 걸 기억하느냐'는 물음에 "전혀 기억나지 않는다"며 "무전기를 어깨에 찬 사람이 다가와 수갑을 채운 건 기억이 나고 많은 사람들이 나를 둘러싸고 있어 무서웠다"고 말했다.

    라미레스 이병은 "피해자의 진술이 모두 사실이라면 모두 사과하고 피해도 배상하겠다"며 "만약 알코올 문제가 있다면 치료도 받겠다"며 진술을 끝냈다.

    라미레스 이병은 전날 마포경찰서 유치장에서 잘못을 반성하고 용서를 구하는 A4 용지 1장짜리 편지를 써 변호인을 통해 피해자에게 전달했다.

    라미레스 이병은 편지에서 "나는 원래 사람을 돕길 좋아하는 사람이고 난폭한 사람이 아닌데 술이 너무 취해 이성을 잃었다"며 "나는 당신, 나 자신, 내 가족, 조국의 명예를 더럽혔으니 용서해달라"고 썼다.

    그는 "다시 용서를 구한다"며 "이달 말 (한국 파견근무 기간이 끝나) 미국으로 돌아가 결혼식을 올릴 예정이었지만 한국에 남아 죗값을 치르게 됐다"고 말했다.

    라미레스 이병의 구속영장 발부 여부는 이날 오후 8시께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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