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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0대 노교수 구혼에 100여명 "저요, 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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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0대 노교수 구혼에 100여명 "저요, 저!"
  • 연합뉴스 master@yonhapnews.co.kr
  • 승인 2007.01.19 14: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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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90대 노교수가 신문을 통해 공개구혼을 한 뒤 무려 100여명의 여성들이 손을 들고 나와 행복에 겨워하고 있다.

중국 신문들은 19일 심지어 25세의 '증손녀 뻘' 젊은 여성까지 결혼을 하고 싶다며 지원을 하고 나섰다면서 노인 재혼문제를 놓고 찬반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화제의 주인공은 중국 우한(武漢)대학 천문학과 교수 출신인 가오스류(高時瀏.91)로 지난 15일 신문을 통해 공개구혼을 했다.

우한시의 타블로이드판 신문인 초천금보(楚天金報)는 가오 교수가 55세 이상 70세 이하 정도 나이에 건강하고 부드러우며 친절한 여성을 기다리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결혼 상대자의 학력은 고졸 이상이면 되며 음악과 글쓰기를 좋아하는 여성이 좋겠고 특히 외국어를 할 줄 아는 여성이면 더 이상 바랄 것이 없다고 강조했다.

가오 교수는 1950년 캐나다에 거주할 당시 중국인 최초로 북극을 정복한 인물로 1956년 귀국해 우한대학 교수로 부임했으며 1990년 정년 퇴직하고 1999년 이혼했다.

초천금보는 신문이 배포된 15일 오전 9시부터 오후 4시20분까지 31명의 여성들이 신문사로 전화를 걸어 가오 교수와 결혼할 의사가 있다는 뜻을 피력했다고 설명했다. 관영 신화통신은 지난 3일 동안 초천금보 기사를 보고 100여명의 여성들이 신문사에 전화를 걸어왔다고 소개하고 25세부터 많게는 75세 여성까지 지원했다고 보도했다.

지원자 대부분이 음악과 노래, 춤을 좋아하는 여성들이었으며 올해 25세로 최연소 지원자인 허씨 성의 여성은 "책임감이 있고 지적이어서 남편감으로 점찍었다"고 말했다.

가오 교수는 외국어를 조건으로 내건 이유를 묻는 신식시보(信息時報) 기자의 질문에 "글을 쓸 때 방대한 외국 자료를 번역해줄 배우자가 필요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나는 외국에서 겪었던 경험을 글로 남기고 논문이나 보고서도 쓸 계획"이라면서 "교정도 봐주고 책이나 편지를 친구들에게 우송해줄 부인을 찾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1999년 이혼했으나 외로움 때문에 공개구혼에 나선 것은 아니다"라며 "너무 바쁘고 시간이 없어 가정을 관리하고 조수 역할을 할 수 있는 부인을 얻고 싶다"고 말했다.

백발이 성성한 가오 교수가 인생 말년에 부인을 얻고자 하는 또 다른 이유는 현재 경증 정신병을 앓고 있는 맏아들(53)을 돌봐줄 수 있는 사람을 구하고 싶어하기 때문.

중국의 인기 포털사이트인 톰닷컴(tom.com)의 한 네티즌은 가오 교수에 대해 재혼하기에는 너무 늙었다고 비웃었으며 일부는 차라리 하녀나 비서를 구하는 것이 낫다고 비아냥거렸지만 가오 교수는 "하녀나 비서를 구하는 것은 절대 아니다"라면서 "나는 이미 집안일을 도와주는 가정부가 있으며 결혼 이후에도 가정부를 둘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의사인 둘째 아들과 도서관 사서인 막내 딸도 재혼을 반대하고 있으며 신중을 기하라고 걱정하고 있다"면서 "그러나 그들은 내 인생에 간섭할 권리가 없다"고 단호히 맞섰다.

이에 앞서 중국의 노벨물리학상 수상자인 양전닝(楊振寧.85) 박사도 2004년 당시 28세였던 광동외국어무역대학 대학원생 웡판(翁帆.28)과 결혼해 중국 전역에 논란을 일으킨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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