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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이 미친넘의 사랑(18)…밥 먹을 때는 개도 안 건드리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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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이 미친넘의 사랑(18)…밥 먹을 때는 개도 안 건드리는데
  • 홍순도 csnews@csnews.co.kr
  • 승인 2007.02.07 07:4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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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호는 공포에 질려 몸부림치는 여자를 구해야겠다는 다급한 생각이 뇌리에서 순간적으로 스쳐 지나가는 것을 느꼈다. 그는 후들거리는 다리를 곧추세웠다. 주먹 역시 어느새 꽉 쥐어져 있었다. 저질 음란 비디오에서나 나올법한 지저분한 변태적 성 행위를 도저히 눈 뻔히 뜨고 볼 수는 없다는 생각도 그를 용감하게 만들고 있었다.

그는 다시 쏜살 같이 젊은이에게 달려갔다. 짧은 머리가 그의 앞을 막아섰다. 휙, 문호의 주먹이 짧은 머리의 안면을 향해 빠르게 날아갔다. 짧은 머리가 얼굴 정면을 가격 당했는지 잠시 휘청거렸다. 그래도 군대에서 격투기 유단자까지 된 문호를 얕잡아본 것이 화근이었다. 하지만 딱 거기까지였다.

10여년 전에 고작 1-2년 격투기를 배운 문호와 실전 싸움꾼이 분명한 짧은 머리의 대결은 처음부터 결과가 너무나 뻔했다. 몇 번 어지럽게 주먹이 오가는가 싶더니 문호가 그대로 앞으로 푹 쓰러졌다.

짧은 머리는 별 이상한 놈 다 보겠다는 표정의 시선을 잠시 문호에게 보낸 다음 젊은이와 여자를 향해 얼굴을 돌렸다. 젊은이는 이미 하복부 위에 앉힌 여자를 완벽하게 제압한 다음 격렬하게 일을 치르고 있었다. 여자가 고통에 겨운 신음을 계속 질러대고 있었다.

짧은 머리는 한참이나 둘을 쳐다보다 갑자기 바지를 벗었다. 이어 전혀 머뭇거리지도 않고 여자의 앞으로 터벅터벅 걸어갔다. 그의 의도는 분명한 것 같았다. 앞뒤에서의 2대1 변태 성 행위를 하겠다는 심산이 확실했다. 여자는 짧은 머리가 바로 앞에 떡 하니 버티고 서자 더욱 자지러지듯 비명을 질렀다.

짧은 머리가 앞으로 푹 고꾸라진 것은 그가 젊은이의 하복부 위에서 몸부림치는 여자의 다리를 들어 어깨 위에 걸치고서 일을 막 치르려 할 무렵이었다. 그는 강한 충격을 받은 듯 이미 벗겨 올라간 여자의 가슴에 잠시 얼굴을 묻었다가 일어났다.

그는 천천히 뒤를 돌아봤다. 안간힘을 다해 겨우 버티고 서 있는 문호의 피 묻은 얼굴이 눈에 클로즈업되고 있었다. 문호의 주먹에 한 대 세게 맞은 것이 분명했다. 그는 그로기 상태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휘청거리는 문호의 턱에 강하게 한 방을 재차 날렸다. 문호가 스르르 주저앉았다. 한참동안이나 일어나기 어려워 보였다.

"감히 우리 일에 간섭하다니."

쓰러진 문호를 내려다보고 가소롭다는 표정으로 중얼거린 짧은 머리는 그러나 말을 채 끝마치기도 전에 배를 움켜잡고 힘없이 앞으로 푹 고꾸라졌다. 누군가 쏜살같이 달려와 그의 급소를 정확하고도 강하게 걷어찼기 때문이었다. 완전 대자로 드러누운 짧은 머리의 하복부에서는 아직 채 욕망을 채우지 못한 그의 남성이 흉물스럽게 흔들거리고 있었다.

프로 싸움꾼인 짧은 머리를 한방에 보낸 주인공은 광평이었다. 광평은 만두집에서 계속 맥주를 마시다가 문호가 꽤 오랫동안 돌아오지 않자 그를 찾아 나선 길이었다.

문호는 광평이 태극권(太極拳)의 고수인 조부에게 어려서부터 무술을 배워 굉장한 수준에 있다는 말을 주위 사람들로부터 들어 잘 알고 있기는 했다. 하지만 한 번도 그의 실력을 직접 본 적이 없어 늘 궁금해 했었다. 그러던 차에 이제 그의 태극권을 눈으로 직접 확인하는 기회를 가지게 됐으니 자신이 흘린 코피쯤은 전혀 아깝지 않을 터였다. 그는 갑자기 그로기 상태에 빠진 몸이 가뿐해지는 느낌을 받았다.

짧은 머리가 흉한 꼴을 보이면서 쓰러지자 남자를 붙잡고 있던 나머지 젊은이 둘이 광평을 에워쌌다. 광평은 조금도 동요하는 빛을 보이지 않고 의연히 그 자리에 버티고 서 있었다. 그것은 달관의 경지에 이른 도인의 모습이었다.

그들의 싸움은 그래서 결과가 정해져 있었다고 해도 좋았다. 발길질과 주먹질이 몇 번 오가자 둘은 곧 짧은 머리와 같은 신세를 면치 못했다. 일분이나 지났을까 싶은 아주 짧은 순간이었다.

광평이 손을 툭툭 털면서 여자 쪽을 쳐다봤다. 빨리 구해내야 하겠다는 생각이 절실히 들었던 것이다. 그러나 현장의 분위기는 광평의 생각과는 뭔가 달랐다. 여자가 언제 두려움에 자지러쳤나 싶을 정도로 젊은이에게 완벽하게 적응해 잘 어우러지고 있었던 것이다.

광평은 예상치 못한 광경에 기가 막혔으나 곧 생각을 고쳐 먹었다. 여자도 원초적 성욕이 있는 인간이라는 생각이 든 탓이었다. 그는 밥 먹을 때는 개도 건드리지 않는다는 전 세계 공통의 저자거리 속담도 조용히 머리에 떠올리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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