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스트리트저널(WSJ)은 7일 미국 20여개 주가 자궁경부암의 주 원인인 인간유두종바이러스(HPV) 감염을 막아주는 백신 '가다실'을 10대 초반 여학생들에게 의무적으로 접종하는 방안을 추진해 학부모들과 소비자단체의 반발을 사고 있다고 보도했다.
신문에 따르면 지난주에 릭 페리 텍사스 주지사는 6학년이 되는 모든 여학생에게 내년 9월부터 이 백신을 의무적으로 접종토록 하는 행정명령을 내렸다.
텍사스 외에도 캘리포니아, 플로리다, 일리노이 등 미국 내 20여개 주가 10대 초반 여학생들에게 가다실을 의무 접종토록 하는 방안을 추진중이다.
텍사스주의 행정명령의 경우 종교나 양심적인 이유로 이를 거부할 수 있는 조항이 있는 등 백신의 접종을 추진하는 많은 주들이 이같은 예외 조항을 두고는 있다.
그러나 학부모들은 어린 여학생들에게 HPV 감염을 막는 백신을 접종할 필요성이 있는 지 등에 의문을 제기하며 반발하고 있다.
특히 많은 학부모들은 아직 자궁경부암을 걱정할 시기도 안된 어린 딸들에게 새로운 백신을 접종했다가 예상치 못한 부작용이 나타날 수도 있음을 우려하고 있다.
11살짜리 딸을 둔 텍사스 주민 티나 워커는 "우리가 실험용 동물이냐"며 딸에게 접종하기 전에 백신이 시장에서 유통되는 것을 몇년간 기다려 보겠다고 말했다.
이와함께 보수적인 기독교 단체들도 이 백신의 접종이 혼전 관계를 용인하는 것처럼 혼란을 줄 수 있다며 이에 반대하고 있다.
미국 학생들은 홍역이나 소아마비, 수두 등과 같이 집단생활을 할 때 쉽게 전염되는 병을 막기 위해 많은 예방 접종을 의무적으로 해야하지만 HPV는 성적인 관계를 통해 전이되기 때문에 이들 질병과는 그 성격이 다르다.
신문은 가다실은 3번 접종하는 비용이 360달러에 달해 다른 질병의 백신에 비해 비싼 편이라면서 만약 의무 접종이 법제화될 경우 이 백신을 시판하는 유일한 업체인 머크사는 연간 수십억달러의 수입을 올릴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