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佛노조, 직장에서 영어 추방운동 나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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佛노조, 직장에서 영어 추방운동 나서
  • 연합뉴스 master@yonhapnews.co.kr
  • 승인 2007.02.09 16: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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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산별노조들이 `영어와의 투쟁'에 나섰다고 BBC방송 인터넷판이 8일 전했다.

이미 프랑스 영화, 음악을 파고든 영어가 프랑스 직장에까지 침투하기 시작했다는 위기감에서다.

프랑스식 신조어를 만들어내며 문화적 자존심을 한껏 세우던 과거와 달리 요즘 이미 많은 프랑스 직장인들은 거부감 없이 e-mail을 `이메일'로 web을 `웹'으로 internet을 `엥테르넷'으로 부르고 있다.

8일 프랑스 의회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도 이런 현상을 뒷받침하는 노조의 여론조사 결과가 발표됐다. 프랑스 기업의 7%는 주(主) 언어로 영어를 사용 중이고, 다국적 기업들은 프랑스인 직원들의 영어 이해도와 상관없이 일상적으로 영문 e메일을 보내고 있다는 것이다.

프랑스 노조들은 직장에서의 영어 추방을 위해 프랑스어 수호 압력단체들과 손을 잡았다. 선봉장은 우파 국회의원인 자크 미야르.

미야르 의원은 "불어는 프랑스와 프랑스인 개개인의 영혼이다. 프랑스에서 활동하려는 기업이 자신들의 문화를 강요한다면 이는 큰 실수일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이제 행동에 나서 기업들에게 `말도 안되는 짓 집어치워라. 사람들을 존중하라. 그리고 영어와 마찬가지로 불어, 독일어, 중국어, 아랍어를 배워라'라고 말할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기독교계 전국 노조인 CFTC의 장-루 퀴지니에 의장은 직장에서 영어 사용이 일반화되는 현상이 프랑스 노동자에게 모욕적일 뿐더러 위험하기까지 하다고 경고했다. 노동자가 영어로 된 지시를 이해하지 못할 때 효율성은 물론 안전까지 위협받는다는 논리다.

퀴지니에 의장은 "프랑스 원자력기업인 아레바의 한 간부가 자신의 프랑스인 부하직원들에게 동료의 부고를 영어로 보냈다. 왜 이런 일이 벌어졌나? 뭔가 잘못된 것"이라고 개탄했다.

그는 특히 프랑스어 밖에 모르는 노동자들의 경우 "(영어) 지시를 이해하지 못한다는 사실을 털어놓으려 하지 않을 것이고, 이렇게 되면 매우 위험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러나 프랑스 인터넷 기업인 프라이스미니스터 닷컴의 피에르 코시우스코-모리제 회장은 영어는 이미 `세계어'라면서 영어의 침투에 대항한 방어는 너무 늦은 감이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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