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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질 수술 들어갔다 시체돼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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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질 수술 들어갔다 시체돼 나왔다"
의료사고 유족 통곡 .."억울해?~난 몰라~증명해 봐"
  • 이경환 기자 nk@csnews.co.kr
  • 승인 2009.06.17 08:19
  • 댓글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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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자가만드는신문=이경환기자]의료 사고 유가족과 피해자들이 통곡하고 있다. 뇌염 환자를 감기 환자로 오진하는 바람에 8살 짜리 아들을 잃게 된 부모가 땅을 치고 치질 수술을 받다가 사망한 20대 군인의 유족들은 하늘을 향해 절규를 하고 있다.


의료사고에 대한 병원과 유가족들의 싸움은 어제 오늘 일은 아니다. 예상치 못한 의료사고로 가족을 잃은 사람들은 사인이라도 알고 싶어 원인규명을 외치고 있지만 진료정보 공개를 꺼리는 의료계의 폐쇄성으로 사인을 파악하기는커녕 제풀에 꺽이는 경우가 다반사다.

억울한 마음에 가족들은 소송을 내지만 이 마저도 증거나 증인확보가 어려워 중간에 포기하거나 생계를 포기하면서 까지 소송에 매달려 이중고를 격고 있는 실정이다.

실제로 사법연감에 따르면 법정으로 간 의료분쟁은 지난 2007년 932건으로 1989년(42건)에 비해 22배나 많아졌지만 환자 측이 승소를 하는 경우는  드물다.

환자 측이 일부 승소판결을 받아 배상을 받는 비율은 지난 2007년 520건으로 전체의 55.8%에 불과하다.

의료사고의 원인을 규명하기 위해서는 ▲증거자료(의무기록 등)를 신속하게 확보 ▲진료기록에 대한 내용 조사 방법 및 필요성 ▲합의·조정(피해구제) 신청 ▲민·형사 소송 등의 절차를 신속하게 거쳐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하고 있다.

의료소비자시민연대 강태언 총장은 "의료안전사고가 발생하면 무조건 형사고발이나 시위를 하거나 자포자기에 빠지는 경우가 많다"면서 "사고의 규모가 클수록 무엇보다 진료기록 확보가 중요하며 이후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 적절한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뇌염을 감기로 오진 처방, 결국 중환자실서 사경 헤매


목포의 한 대형 소아과병원에서 진료를 받은 어린이 환자가 치료 중 혼수상태에 빠져 의료사고 논란이 일고 있다.

전남 목포시에 살고 있는 송 모(30)씨는 자신의 아들(8세)이 밤 새 고열로 시달려 지난 15일 오전 9시께 인근에 위치한 A소아과를 찾았다.

아들의 진료를 담당한 의사는 목이 좀 붙고 열만 나는 목감기라면서 약을 처방해 줬고, 바로 집으로 돌아 온 송 씨는 아들에게 약을 먹였지만 오히려 입안이 헐고 한 쪽 얼굴이 퉁퉁 붓는 것이었다.

결국 다음 날 또 한번 병원을 찾은 송 씨는 의사에게 아들의 증상을 또 한번 설명했고, 이번에도 역시 담당의는 간단한 감기약만 처방해 줄 뿐 별다른 검사나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

다른 방법이 없었던 송 씨는 집에 가서 약만 먹일 수 밖에 없었고, 아들의 고열 증상은 차도가 없었다.

그러던 중 지난 19일 밤에는 송 씨의 아들이 잠이 들었다가 갑작스럽게 구토증세를 보이며 경련을 일으키더니 계속해서 비명을 지르며 고통을 호소했다.

결국 송 씨는 아들을 응급실로 옮겼고, A병원 측은 아무런 진료도 없이 소견서를 써줄테니 큰 병원으로 옮기라는 말만 반복했다.

어쩔 수 없이 송 씨는 아들을 인근 대학병원으로 옮겨 진료를 받았고, 그 결과 뇌염이라는 진단을 받게 됐다.

특히 이미 뇌손상이 너무 심해 깨어나기도 힘들 뿐 아니라 현재 염증이 늘어나고 있는 만큼 마음의 준비를 하라는 말을 듣게 됐다.

청천벽락 같은 진단에 송 씨는 병원 측에 항의했지만 A병원 측은 '책임이 없다'는 말로 일관할 뿐 아무런 대응도 없는 상황이다.

이에 따라 현재 혼수상태에 빠진 송 씨의 아들은 자가호흡도 하지 못하는 상황인 데다 뇌파의 움직임도 거의 없어 매일 혈압약 주사만 맞으며 겨우 생명을 유지하고 있는 실정이다.

송 씨는 "처음 병원을 찾았을 때 제대로 된 검사라도 했다면 지금 이런 상황까지 오지 않았을 것"이라며 "안일한 의사의 대처 때문에 아들이 혼수상태에 빠진데다 길어야 한 두달 밖에 살지 못하는 상황에서 사과 한마디 듣지 못했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이에 대해 A병원 측은 "담당의로서 최선을 다했던 사안인 만큼 다른 조치를 취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라고 일축했다.<사진=송 씨의 두 아들 중 오른 쪽 큰 아들>


#치질 수술만 받고 금방 나오겠다던 아들, 싸늘한 주검으로

현역 육군 부사관이 수술 중 의료과실로 사망한 사건과 관련, 온라인에서 담당의사의 처벌을 요구하는 서명운동이 벌어지고 있어 네티즌들의 관심을 모으고 있다.

17일 유가족들에 따르면 육군 모사단 소속 김 모(사망 당시 23세)하사는 휴가 중이던 지난 2007년 6월22일 오후 5시께 부천 소재 D병원에서 치질 수술을 받았다.

수술 후 입원실로 옮기는 과정에서 김 하사는 갑작스럽게 심한 경련을 일으켰고, 이를 대수롭지 않게 여긴 병원 측은 간단한 응급처치로 대처했다.

응급처치에도 상태가 호전되지 않고 증상이 심해지자 병원 측은 유가족들의 항의를 받아들여 오후 7시50분께 인근 순천향병원으로 환자를 이송했으나 김 하사는 5분 만에 심장이 멎었고 심폐 소생술을 통해 산소 호흡기에 의존하다 이틀 만에 사망했다.

단순한 치질수술 도중 사망한 것이 이해되지 않았던 유가족들은 병원 측에 책임을 물었고, 병원 측은 "법적인 절차에 따라 책임을 지겠다"고만 답할 뿐 원인규명을 뒷전으로 미뤘다.

결국 유가족들은 병원 측과 힘겨운 법정 다툼을 시작했고 지난 1월22일 부천지방법원은 외과담당의 김 모 씨와 마취전문의 이 모 씨에게 각각 금고 6개월에 집행유예 2년, 금고 8개월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경련이 지속될 경우 심각한 뇌손상을 입고 사망에 이르게 한다는 점을 알면서도 해당 담당의들이 적절한 응급조치를 취하지 않아 환자를 사망에 이르게 했다"고 판시했다.

그러나 유가족들은 현재 이들 의사들이 구속되지도 않고 책임회피에 급급하다며  재판결과에 승복하지 않고  항소했다.

유가족들은 죄 없는 목숨을 죽이고도 의사로서의 책임을 다 하지 않고 있는 비윤리적인 의사들에게 경종을 울리기 위해서라도 합당한 처벌을 받을 때까지 재판을 진행하겠다는 입장이다.

현재 3번째 항소심까지 진행한 유가족들은 "황당한 의료사고로 6대 종손의 외아들을 보낸지 2년여가 지나도록 슬픔과 절망 속에서 재판을 진행해 왔다"면서 "이미 실형선고까지 받은 상태에서 합당한 죄 값을 치르게 하기 위해 서명운동을 벌이고 있다"고 소비자가 만드는 신문에 제보해 왔다.

이어  "이미 실형이 선고됐음에도 구속 조치가 이뤄지지 않아 이를 촉구하기 위한 항소심을 앞두고 다음 아고라에서 서명운동을 진행하고 있다.자신들의 실수를 알면서도 무조건 법대로 하라는 식의 인식이 팽배한 의료계에 경종을 울리기 위해서라도 네티즌들의 많은 참여를 부탁한다"고 말했다.

또 김 씨의 서명운동을 돕고 있는 의료소비자시민연대 강태원 총장은 "의료사고는 원인을 밝히기 힘들다는 점을 악용, 일부 의사들이 어처구니 없는 실수로 소중한 생명을 빼앗고도 '나 몰라라'하고 있다"며 "의사들을 구속 시킴으로서 일벌백계의 메시지가 전해지도록 시민들의 많은 참여를 부탁한다"고 전했다.


#같은 병원 의사들끼리도 의견 엇갈려, 환자만 '분통'

정 모(46·경남 김해시 어방동)씨의 동생(43)은 지난 2007년 8월께 부산 D대학병원에서 왼쪽 무릎 십자인대 재건술을 받았다.

젊었을 때 다친 다리가 나이가 들면서 도져 어쩔 수 없이 병원을 찾은 것.

그런데 수술 도중 혈관이 터져 3번씩이나 재수술이 진행됐다. 피가 종아리쪽으로 내려오는 바람에 종아리를 절개하고, 이 부위에 염증까지 생겨 현재까지 봉합 조차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 때문에 3~4개월 깁스한 무릎은 굳어 펴지지 않고 움직이지도 못하는 불구의 상태가 되어 버렸다. 재활의학과에서 목발을 짚고 신경자극치료와 물리치료를 병행하고 있지만 희망이 없다는 절망적인 말만 듣게 됐다.

갑작스러운 진단에 정 씨는 병원 측에 원인 규명을 요구했고, 병원 측은 "십자인대 재건술을 할 때 관을 삽입하면서 신경을 잘못 건드려 이런 끔찍한 일이 발생한 것같다"고 설명했지만 수술과 치료를 담당했던 정형외과측은 이를 인정하지 않고 있다.

결국 정 씨는 수술을 받은지 2년 여가 지난 현재까지 병원 측과 6차례에 걸친 소송과 항소를 반복하면서 생활고까지 겹쳐 이중고를 겪고 있는 상황이다.

정 씨는 "수술이 잘못돼 평생 불구로 살게 될 것 같다"며 "2년이 지나도록 원인을 밝히려 하지만 정작 환자로서 어떤 조치를 취해야 하는지, 어디서 부터 손을 써야 하는지 조차 몰라 눈물만 흘리고 있다"고 억울함을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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짱이 2009-11-28 00:16:25
슬픈사람
왜 끔찍한 사고가 자주 잃으나는지 이런사고를 줄게할려면 의료법이 개정이 바뀌어야 한다고 봅니다

어머니의 품 2009-07-02 22:57:52
성직자처럼 생각했던 의사들...착각과 환상
자식을 가슴에 묻은지 2년 갈수록 슬픔과 고통은 더해져만 갑니다. 제 아들을 잃기전에는 의사들을 성직자처럼우러러 봤었는데, 그것은 큰 착각이고 환상이였다는 것을 깊이 깊이 깨닳았습니다.

아버지의한 2009-06-21 11:37:44
인간이길 포기한 집단이..
사람이 살면서 기본으로 지켜야할 도덕과 윤리가 있는데 그것을 포기하고 인간이하의 발상으로 일관하는 부천D병원과 마취의사...

이지노 2009-06-20 16:39:20
황당한 의료사고 내고도 의료행위는 계속~
멀쩡한 군인 시신만들고 시신만드는 그 의술로 또 다시 의료행위를 계속하다니 이 나라 법이 머 이런 법이 다 있습니까? 다수의 서민을 위한 법이 아니고 소수 기득권을 위한 법 우리 군민들은 너무 무지하고 순진합니다.

이지노 2009-06-20 16:30:40
D 병원 어느 직원의 한숨소리...
부천 D 병원에 근무하는 ***씨의 한숨썩인 소리를 들었습니다. 남의 귀한 아들생명 끊고도 법대로만 하자는 병원수뇌부의 주장을 자신들도 이해 할 수 없다 하였으며 언제일지 모르나 병원을 그만두는 그 순간 부터는 D 병원에 대한 미련과 그 간의 정은 손톱만큼도 없을 것이다 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