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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쇄살인범의 일기장이 공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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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쇄살인범의 일기장이 공개됐다?
연극 ‘날 보러와요’
  • 뉴스관리자 csnews@csnews.co.kr
  • 승인 2009.06.24 16:3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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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형사 -
사건 현장으로 가는 동안 몸이 슬쩍 떨렸다. 쭉 뻗은 도로 옆으로 커다란 볏짚 단이 여기 저기 쌓여 있는 겨울 논. 사건 현장은 스산했다. 논둑에 도착해 사건보고를 받았다. 결혼한 지 얼마 되지 않은 평범한 여인이다. 남편과 저녁 식사 후 시내버스를 탔다고 하는데 그 후 그녀를 본 사람은 없었다... (중략)...둘러싼 순경들 틈바구니로 보이는 20대 초반의 여자 시체. 스타킹에 의해 목이 꽁꽁 조여 있고 팬티를 뒤집어쓴 그 모습이 그로테스크하다.

- 그 -
여자는 마치 한쪽 다리를 실로 묶어 앞마당에 내어 놓은 새처럼 파닥거렸다. 여자를 안심시키기 위해 허벅다리에 있던 스타킹을 이용했다. 허옇게 드러나 추워 보이는 목에 칭칭 감아주기 시작했다. 구원도 구원이지만 추운 날씨에 파랗게 질려 있는 여자의 얼굴꼴을 보자니 과연 가관이다... (중략)... 그리고 여자의 몸 위에서 구원의 몸짓을 하는데 뭔가 내 안을 직선적으로 바라보는 듯한 얼굴로 바라보고 있었다. 재빨리 그녀의 머리에 새빨간 팬티를 덮어씌워 버렸다.

또 다시 연쇄살인사건이 일어난 것일까? 형사의 사건일지는 끔찍한 살인사건 현장의 모습을 그대로 묘사한다. 이 사건은 다름 아닌 지난 화성 연쇄살인사건이다. 잔인하게 목 졸린 피해자의 모습과 주변 상황, 증거가 없어 난감한 형사의 속내가 그대로 드러나 있다.

누군가의 하루가 담긴 일기장, 호기심에 천천히 읽어 내려가 보면 충격적인 사실과 대면한다. ‘그’는 다름 아닌 연쇄살인사건의 범인이다. 자신의 범행내용을 자세하게 설명하고 당시의 기분을 글로 토해놓았다. ‘그’는 누구일까?

연극 ‘날 보러와요’의 홈페이지에는 연극의 내용에 대한 언급이나 배우소개가 없다. 단지 형사와 ‘그’의 이야기만 있다. 실제 사건일지는 상상력이 더해져 그럴 듯한 형사와 범인의 일기가 됐다. 두 글은 모두 실제 사건의 형사와 범인이 쓴 것처럼 그들의 심리와 상황이 잘 묻어나 있다.

이 글은 홈페이지를 방문한 사람이라면 호기심을 가지고 읽어볼 만하다. 최대 미해결 사건이자 영화 ‘살인의 추억’으로 유명한 화성 연쇄살인사건은 그 이름만으로도 섬뜩하고 미스터리하다. 이런 작품의 특징을 살려 연극 ‘날 보러와요’의 홍보팀은 다른 연극과는 확실히 다른 홍보방법을 선택했다. 실제사건이 배경이니만큼 실제 일어났던 것처럼 관객을 불러보자는 것이다. 미스터리한 미해결 사건에 배우소개, 극의 내용 등이 없는 것은 당연하다.

연극 ‘날 보러와요’의 제작 관계자는 “관객이 실제인지 꾸며낸 이야기인지 호기심을 불러 일으킬만한 방법을 찾았다. 영화 ‘살인의 추억’에서 사건일지는 이미 사용됐지만, 거기에 자세한 상황 설명과 심리를 더했다”라며 이 연극의 홍보 방향을 설명했다.

죽도록 잡고 싶은 형사와 흔적 없이 사라진 범인의 이야기 연극 ‘날 보러와요’는 오는 7월 25일부터 9월 20일까지 신촌 더스테이지에서 공연된다. 

[뉴스테이지=한기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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