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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당무계]발리에서 있을 수 없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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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당무계]발리에서 있을 수 없는…
  • 정00 소비자 csnews@csnews.co.kr
  • 승인 2006.12.15 08:0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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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두 아이의 엄마인 나는 지난 11월 20일 발리로 뒤늦게 신혼여행을 가게 되었다. 밤 12시가 넘어서 숙소인 풀빌라(펜션과 유사)에 도착했다. 풀빌라는 M여행사가 이번에 처음으로 계약했다며 추천한 곳이었다.

    다음날 아침 피곤해서 잠에 취해 있었다. 거실에서 소리가 들려서 나갔더니 빌라 남자 직원이 아침 준비를 하고 있었다.

    남편을 깨워 식사를 한뒤 남편은 피곤해서 조금 더 잔다고 침실로 들어갔다. 커피를 타려고 했는데 직원이 타 준다고 해서 거실 쇼파에 앉아 TV를 보고 있었다.

    그 직원은 주변을 왔다갔다 하면서 (남편의 코고는 소리를 듣고) "남편이 자냐"고 몇 번 물어 보길래 "그렇다"고 대답해 주었다.

    그런데 갑자기 옆으로 와서 내 머리를 귀 쪽으로 쓸어 넘기더니 커피를 가지고 와서 내가 앉아 있는 쇼파 앞에서 바닥에 한쪽 무릎을 꿇고 앉았다. 그리고 프림과 설탕을 커피에 타주었다. 한 두 모금을 마시고 내려 놓았는데, 맛이 어떠냐고 하길래 그냥 좋다고 했다.

    이어 테이블 위에 있던 카메라로 사진 한 장을 찍어주고 카메라를 주는 척 하면서 느닷없이 볼에 입맛춤을 했다. 놀라 쳐다보는 순간 다시 입술이 다가오는 것을 손으로 밀쳤다.

    너무 갑작스럽게 당한 일이라 소리도 나오지도 않았다. 내가 눈을 동그랗게 뜨고 쳐다보니 너무도 태연하게 “NO”하더니 슬며시 나가버렸다. 좋게 대해준 것이 성추행으로 연결될 줄을 누가 알았겠는가.

    내 신랑 한 주먹 하는 사람이라 이 얘기를 남편에게 해야 할지 말아야 할지 한참을 망설였다. 그러다가 정신을 가다듬고 신랑을 깨워 얘기를 했다. 남편은 당장이라도 달려갈 듯이 펄쩍 뛰었으나 말도 안 통하고 해서 마음을 겨우 진정시키고 다음날 가이드를 만나 얘기하기로 했다.

    잠시 후 누가 문을 두드려 나가 보니 또 그 사람이었다. 나는 가슴이 덜컹 했다. 아침에 먹은 음식 값 때문인 온 것 같았다. 남편은 그 남자 직원이 나를 성추행하려고 했던 사람인 줄을 모르는 것 같았다. 한참 뭐라고 얘기를 하다가 서로 대화가 통하지 않자 가이드에게 전화했다.

     남편이 화장실에 간 사이 남자직원이 또 왔다. 이번에는 그가 거실 금고 앞에 서서 쓰는 방법을 가르쳐 주었다. 금고 사용법은 이미 숙소에 들어가던 날 밤 설명을 들었기 때문에 또 무슨 일을 벌이려고 온 것이 아닌가 지레 겁부터 났다. 인상을 쓰면서 나가라고 손짓하고 남편을 부르니 잽싸게 뛰어나갔다.

    숙소측에 이 얘기를 하니 매니저 두 사람이 와서 "너무 미안해서 어찌할 바를 모르겠다"며 "다음에 기회가 된다면 다른 체인점의 무료 숙박권을 주겠다"며 명함 한 장을 건넸다. 그리고 그 인간 데려다가 사과를 시킨다기에 나는 싫다고 했다. 다시는 보고 싶지 않았고, 신랑이 주먹이라도 날리면 폭행죄를 지을 것 같았기 때문이다.

    나머지는 한국에 돌아가 여행사와 해결하려고 했다. 그러나 여행사는 숙소에서 있었던 자유일정은 여행사의 일정에 끼어있지 않았고, 관광중에 일어난 일이 아니므로 책임을 못진다고 한다.

    여행사를 통해 갔던 발리 여행지에서 성추행까지 당하고 왔는데 너무 무심한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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