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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천 공원명칭 '일해' 삭제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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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천 공원명칭 '일해' 삭제 논란
  • 연합뉴스 master@yonhapnews.co.kr
  • 승인 2006.12.28 1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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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남 합천군내 공원의 명칭으로 전두환(全斗煥) 전 대통령의 아호인 '일해' 사용 여부를 놓고 논란이 일고 있다.

    특히 합천군에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 응답자의 절반 정도가 일해 명칭을 찬성한 것으로 집계됐으나 이 명칭 사용을 반대해 온 군민들이 집회를 개최하는 등 일해 삭제여론을 조성하겠다고 밝혀 파장이 예상된다.

    28일 합천군에 따르면 2004년 합천읍에 조성한 '새천년 생명의 숲' 공원의 명칭을 새로 짓기로 하고 지난 15~20일 '군민' '일해' '죽죽' '황강'이란 4개 명칭을 놓고 새마을지도자와 마을이장 등 1천364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벌였다.

    4개의 명칭은 2004년 합천군에서 공원명칭 공모에 응모한 30여개 가운데 군 조정위원회에서 압축한 것이다.

    합천군이 이날 오후 2시 군청 소회의실에서 군의원과 공무원, 언론인 등 7명이 입회한 가운데 회수된 601개의 설문조사 봉투를 개봉한 결과 일해 302표, 황강 177표, 군민 51표, 죽죽 11표, 기타의견 50표, 무효 10표 등으로 집계됐다.

    군은 이 같은 내용을 군의회에 보고한 뒤 내년 초순께 군 조정위원회를 열고 대 군민 홍보기간을 거친 뒤 명칭을 확정할 방침이다.

    그러나 최근 구성된 '민주적 공원명칭 선정을 위한 군민'과 민주노동당 합천군위원회 회원 등 20여명은 지난 27일 합천군청 마당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새천년 생명의 숲' 공원명칭 가운데 '일해'를 삭제할 것을 요구했다.

    이들은 기자회견문에서 "합천군의 공원명칭 변경을 위한 설문조사는 내용과 과정, 대상선정에 공정성과 형평성을 상실한 비민주적 과정으로 진행됐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이어 전 전 대통령이 국민의 지탄을 받고 있어 그의 아호를 딴 '일해'라는 명칭을 삭제할 것과 공원명칭 선정을 위해 군민공청회를 개최하는 등 공개된 방식으로 공원명칭 선정작업을 진행할 것 등을 요구했다.

    회수된 설문지의 개봉결과가 나오자 이들은 "일해란 명칭을 찬성하는 표가 많지만 반드시 삭제해야 되며 군에서 삭제토록 물리적 방법을 동원하겠다"고 밝힌 뒤 "일해라는 명칭 때문에 합천군에 또 하나의 논란이 발생하는 것을 바라지 않으며 이 같은 요구가 묵살되고 일해를 공원명칭으로 선정하면 이후 전개될 모든 상황의 책임은 합천군에 있다"고 주장했다.

    이에 반해 전 전 대통령을 추종하는 군민들은 "일해 명칭을 찬성하는 표가 많이 나온 것은 대부분 군민들이 우리고장이 배출한 대통령의 아호라는 자긍심이 높기 때문"이라며 "공원의 대외 관심도 제고와 홍보효과를 극대화 시키기 위해서는 반드시 일해를 공원명칭으로 사용해야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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