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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덕 감독 "신작 국내서 개봉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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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덕 감독 "신작 국내서 개봉하겠다"
  • 연합뉴스 mastew@yonhapnews.co.kr
  • 승인 2007.01.19 08: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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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8월 영화 '시간'의 국내 개봉을 앞두고 가진 기자회견에서 "이 영화가 관객 20만 명을 동원하지 못하면 앞으로 내 작품을 국내에서 개봉하지 않겠다"고 선언했던 김기덕 감독이 신작 '숨'(제작 김기덕필름)을 국내에서 개봉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그는 18일 오후 서울 의주로 서대문형무소역사관에서 진행된 '숨' 촬영현장 공개 행사에서 "그 동안 '시간'이 모은 3만 관객의 소중함을 깨닫게 됐다"면서 "나는 997만 관객의 반토막 온정보다 내 영화에 열열한 지지를 보내주는 3만 관객이 더 소중하기 때문에 내 영화를 국내에서 개봉하기로 마음을 바꿨다"고 말했다.

김 감독은 지난해 8월 이후 5개월 만에 공식석상에 나타나 자신의 말을 번복한 것. 또 '괴물'에 대한 폄훼 발언이 논란을 빚자 연합뉴스로 이메일을 보내 "내 영화는 모두 쓰레기"라며 감독에서 물러나겠다는 뜻을 비치기도 했다.

"너무 자주 말을 바꾸는 것이 아니냐"라는 질문에 "이번이 처음"이라면서 "앞으로 3번은 더 말을 번복할 것"이라고 말해 좌중을 웃음바다로 만들기도 했다.

그가 다시 국내 개봉을 추진하는 14번째 작품 '숨'은 형 집행을 앞둔 사형수와 남편의 외도를 목격하고 실의의 빠진 여자와의 러브스토리를 그린 작품.

리안 감독의 '와호장룡'으로 국내에 이름을 알린 대만스타 장전(張震)이 사형수 장진 역을, '해안선' '봄여름가을겨울 그리고 봄'에 출연한 박지아가 여자 연을 연기한다. 연의 남편 정 역으로 '용서받지 못한 자' '구미호 가족'의 하정우가 출연했다.

장전은 '숨'에서 한국인으로 등장한다. 장진은 형 집행이 얼마 남지 않은 상황에서 스스로 칼로 목을 그어 자살을 시도하고, TV를 통해 이 뉴스를 본 연이 무작정 장진을 찾아가면서 둘의 만남이 이뤄진다.

김 감독은 영화 '숨'에 대해 "숨을 들이쉬고 내쉬는 자체가 음양의 이치이며 숨쉬기 자체가 인생이라고 생각한다"면서 "'빈집' '나쁜 남자'의 교도소 장면을 서대문형무소역사관에서 찍으면서 교도소에서 일어나는 얘기를 하고 싶었다"고 이 영화를 만들게 된 동기를 밝혔다.

5일 촬영을 시작한 '숨'은 제작비 2억5천만 원의 저예산 영화. 김 감독이 사재를 털고 지난해 아메리칸필름마켓에서 이탈리아ㆍ멕시코 등 6개국에 미리 팔아 받은 돈을 합해 찍는 영화다. 19일 촬영 10회차를 끝으로 모든 촬영이 마무리된다.

김 감독은 "외부투자를 받지 않고 찍는 영화다. 스태프에게 개런티를 아직 못 줄 만큼 열악한 환경에서 찍고 있다. 전쟁같이 작업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 작품에서 감독과 스태프가 동일한 위치에서 영화를 관리하고 수익금이 생기면 나눠갖는 새로운 방식을 도입했다"면서 "이것이 마지막 한국 저예산 영화의 대안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국내 개봉을 하지 않겠다"고 선언했던 김 감독이 자신의 발언을 번복했다는 점에서 질문의 대부분이 김 감독에게 몰렸다.

이 때문에 장전ㆍ박지아ㆍ하정우에게는 그만큼 언론의 관심이 덜 쏠렸다.

장전은 베니스영화제ㆍ부산국제영화제에서 김 감독과 만난 인연으로 이 영화에 출연하게 됐다.

그는 "감독님의 작업 스타일은 전혀 예측할 수 없다. 그래서 현장에서 감독님이 시키는 대로 따라했다"면서 "이런 작업 스타일이 배우로서 성장할 수 있는 계기가 됐다"고 흡족해 했다.

'시간'에 이어 '숨'으로 김 감독과 두번째 호흡을 맞추는 하정우는 "설명하지 않고 의미를 통해 이야기를 전달하는 감독님의 영화는 결과를 예측할 수 없는 스포츠 경기 같다는 느낌을 받는다"면서 "이런 작품에 동참하면서 만나게 되는 도전과 시험이 카타르시스를 느끼게 한다"고 말했다.

김 감독은 한국 저예산 영화가 나아갈 길을 묻는 질문에 정부 지원의 필요성을 강조하며 "저예산 영화를 상영할 수 있는 극장 네트워크가 구성돼야 저예산 영화 관객을 계속 잡을 수 있다"고 말했다.

'숨'의 국내 개봉 시기는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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