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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처가들 피 말리는 '빅 브라더' HSDP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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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처가들 피 말리는 '빅 브라더' HSDPA
  • 장의식 기자 jangeuis@consumernews.co.kr
  • 승인 2007.02.27 08:0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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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신 기술의 발달은 인간에게 이익만 될까? 절대 그렇지 않다. 오히려 불편하게 만드는 요인도 많다.

무선호출기(삐삐)가 처음 나왔을 때도 그랬다. 노예들이 발목에 찼던 차꼬와 비슷한 ‘전자 차꼬’의 기능을 담당했다. 휴대폰 기술 발전도 마찬가지다. 3월1일부터 서비스에 들어 가는 고속하향패킷접속(HSDPA)은 사용자에게 편리함 못지 않게 불편도 안겨 줄 전망이다. 현대판 '빅 브라더' 욕할을 톡톡히 할 전망이다.

■明(명)
#사례1=“박 과장님, A동 발코니 공사 현장좀 보여주시죠. 골조 공사가 끝났으니 곧 미장공사에 들어가야겠네요. 서둘러주세요.”

“네, 공사시한은 맞출수있을 겁니다. 내일 다시 현장 점검하십시오.”

본사 현장 소장이 지방에서 건설하는 아파트 공사의 현장을 화상전화로 점검한다. 화상으로 공사 진행을 확인하고 눈으로 직접 확인하기 때문에 본사에서 공사 점검차 가는 지방 출장이 크게 줄고 꼼꼼한 관리가 가능해졌다.

#사례2= “원장님, 우리아이 지금 뭐하고 있어요?”

“공작놀이 하고 있습니다. 원우가 찰흙으로 만든 자동차입니다. 자 보이지요? ”

카드회사 콜센터에서 근무하는 박상아씨는 오후 3시쯤 아이가 다니는 유치원에 전화해 노는 모습을 확인한다. 다리가 불편한 아이가 자칫 다른 아이들로부터 왕따 대접을 받지 않는지 걱정스럽기 때문이다.

아이의 찰흙 만드는 모습을 직접 보고 나면 불안한 마음이 가라 앉아 업무에 열중할 수 있다.

■暗(암)
#사례1= “여보, 어디예요?”
동료들과 1차 회식후 밤늦게 가라오케에 온 김과장은 갑자기 걸려온 부인의 휴대전화를 받을 수 없다.

야근 핑계로 모처럼 ‘선처’를 받았는 데 도우미와 어울려 흥청거리는 가라오케 풍경을 보여줄 수 없기 때문. 전화를 안받으면 귀가 후 와이프의 잔소리가 몇배는 늘어나겠지만 ‘현장’을 들킬 수는 없는 노릇. 영상전화 때문에 알리바이가 사라진 남편들의 사기가 더욱 꺾이고 있다.

#사례2= 화장실서 전화 못받아요.
앞으론 휴대전화를 받은 장소도 크게 제한된다. 화장실 혹은 목욕탕에서의 전화가 거의 불가능해진다.

화장실서 전화받으면서 “응 지금 스타벅스에서 커피 마시고 있는 중이야"등의 내숭이 불가능해진다.

HSDPA는 3세대 전화 서비스로 실시간 화상전화가 가능한 게 특징이다. 좋아하는 배경화면 정도인 휴대전화 동영상 서비스가 실시간 동영상으로 바뀌는 것이다. 사용자들의 생활을 혁명적으로 바꾸어 놓을 전망이다.

서로 얼굴을 보며 통화하는 것은 기본 중의 기본이고 메시지와 컬러링 등 휴대전화의 거의 모든 부가서비스가 문자와 음성 기반에서 동영상 기반으로 이동하게 된다.

이에 따라 화상회의와 동영상교통정보 등 새로운 휴대폰 서비스도 곧 등장할 예정이다. HSDPA 휴대전화를 이용하면 별도의 장비 없이도 4명이 화상회의를 진행할 수 있다.

SK텔레콤이 최근 시작한 VU 교통서비스는 전국 4개 고속도로에 있는 62개 모니터 화면을 실시간으로 휴대전화를 통해 보여준다.

특히 실생활에서의 변화는 가히 혁명적이다. 밤늦게까지 안 들어오는 배우자에게 “어디 있느냐”고 추궁하는 대신 “당신 휴대전화로 주위를 한번 보여 달라”고 요구하는 게 대표적.

화장실서 전화받는 것도 불가능해진다. 여성들은 화장을 지우고 난 밤늦은 시각 걸려오는 전화를 꺼려하게 될 것이다. 자유롭게 활동하는 영업사원들의 활동반경도 크게 제한될 수있다.

사우나에서 쉬면서 ’상담중’이라는 알리바이를 마련하기가 쉽지 않다. 이동통신업계 관계자들은 “향후 주위 배경을 술집에서 사무실 풍경으로 바꿔 주는 서비스수요가 폭주할 전망”이라고 말했다.

HSDPA서비스를 이용하면 데이터 전송속도가 가정용 초고속인터넷(ADSL) 수준으로 빨라지고 뮤직비디오, 애니메이션, 뉴스 등 다양한 동영상 콘텐츠도 주문형비디오(VOD) 형식으로 이용할 수 있다.

휴대전화에서 유선인터넷 사이트를 그대로 볼 수 있고, 해외로밍도 편리해진다. 기존에는 CDMA 방식을 사용하는 일부 국가에 갈 때 외에는 출국할 때 별도로 임대 로밍폰을 빌려야 했으나 HSDPA 단말기를 사용하면 해외 거의 모든 지역에서 자신의 휴대전화를 그대로 사용할 수 있게 된다.

KTF는 상반기 안에, SK텔레콤은 연말 안에 세계 100개 국가에서 자동 로밍이 가능하도록 할 예정이다.

그러나 HSDPA 서비스 활용에는 몇가지 제한이 따른다. 우선 휴대전화 번호를 반드시 010으로 바꿔야 한다. 011, 016, 017, 018, 019는 새로 010번호를 받아야 한다. 단말기도 HSDPA 형으로 바꿔야한다.

LG전자와 팬택계열, KTFT 등 국내 주요 휴대전화 업체들은 다음 달 HSDPA 전국망 개통에 맞춰 20만∼30만 원대의 보급형 휴대전화기를 내놓을 예정이다.

그러나 HSDPA 라해도 반드시 화상전화만을 해야 되는 것은 아니다. 화상통화나 음성통화중 하나를 선택할 수 있다. 다만 화상통화를 할 때에는 단말기를 얼굴에 대지 않고 눈앞에 대고 얘기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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