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 캠페인
실적낮은 씨티-SC제일,공격영업 예고
상태바
실적낮은 씨티-SC제일,공격영업 예고
국내은행 비해 저조한 실적...채널다각화, 신상품 출시 등 자구책 마련 고심
  • 임민희 기자 bravo21@csnews.co.kr
  • 승인 2011.04.01 09:04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한국스탠다드차타드제일은행(SC제일은행, 행장 리처드 힐)과 한국씨티은행(행장 하영구) 등 국내 영업중인 외국계 은행들이 최근 '실적악화'를 겪으며 영업실적을 끌어올리기 위한 자구책 마련에 고심 중이다.

지난달 31일 2010년도 영업실적을 발표한 SC제일은행과 한국씨티은행(이하 씨티은행)은 당기순이익이 각각 3천224억원(2009년 대비 25% 감소), 3천156억원(2009년 대비 1.4% 증가)을 기록,국내은행에 비해 상대적으로 '저조한 실적'을 보였다.


<하영구 씨티은행장(왼쪽)과 리처드 힐 SC제일은행장(사진-연합뉴스)>


사실 이들 은행은 국민․우리․신한․하나은행 등에 비해 자산규모는 물론 점포수와 점유율 등에 크게 미치지 못해 대등한 경쟁이 어려운 실정이다. 외환/파생상품 판매 역시 시장여건이 호전되지 않아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이에 따라 외국계 은행들은 올해에는 채널다각화와 영업기반 확대, 신상품 출시 등 실적향상을 위한 보다 공격적인 영업에 나설 전망이다.

그러나 씨티은행을 비롯한 일부 외국계은행이 모집인을 통한 무분별한 대출유치에 나서는 등 과도한 영업경쟁을 벌인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많아 금융당국의 대응이 주목된다.

SC제일․씨티은행 '저조한 실적' 자구책 고심

1일 금융권에 따르면 씨티은행은 지난해 당기순이익이 3천156억원으로 2009년 대비 1.4% 증가하는데 그쳤다. 순이자마진(2.72%) 개선으로 순이자이익이 1조3천553억원을 기록, 8.6% 증가했지만 비이자수익이 1천460억원으로 39.2% 급감하면서 2009년과 비슷한 순익을 나타냈다.

비이자수익이 감소한 것은 외환파생관련 수익의 감소와 대출 및 카드신규와 관련한 지급수수료가 증가한데 따른 것이다. 또한 지난해 대손충당금이 2천701억원으로 2009년(2274억원)보다 18.8% 급증한 것도 수익감소의 원인이 됐다.

씨티은행은 지난 2007년 4천680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했으나 2008년 4천260억원, 2009년 3천113억원 등으로 순이익 규모가 점차 감소했다.

SC제일은행 역시 지난해 당기순이익은 2009년 대비 25% 감소한 3천224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도 2009년 대비 23.7% 감소한 3천873억원으로 나타났다. 영업외이익 역시 409억원으로 2009년과 비교해 40.32% 급감했다.

지난해 순이익이 감소한 데는 '2009년 발생한 일회성 수익(자산매각) 효과'가 사라졌지 때문이다. 하지만 낮은 실적에도 불구, 소매금융에 대한 신규채널 증가로 예금금액이 늘어나면서 고객수신은 소폭 증가했고 재무구조는 오히려 개선됐다.

SC제일은행의 당기순이익은 2007년 2천800억원, 2008년 4천69억원, 2009년 4천326억원으로 증가했으나 2010년에는 감소로 돌아섰다.

씨티 "지점확대로 영업력 강화", SC제일 "지점폐쇄로 채널다각화"

씨티은행과 SC제일은행 모두 지난해 실적이 제자리에 그치거나 감소함에 따라 올해에는 보다 공격적인 영업을 펼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하영구 씨티은행장은 올해 영업전략으로 "상품과 서비스의 차별화, 브랜드인지도 증대와 영업망 확장 등을 통해 수익성 있는 성장 전략을 추구할 것"이라고 밝혔다.

실제로 총 영업점 220개를 보유 중인 씨티은행은 최근 서울 방배, 압구정, 도곡동 등 3개 지점을 늘린데 이어 올해 15개 영업점을 추가 신설할 계획이다. 향후 3~4년 안에 90개를 더 늘려 총 300개 지점을 확보한다는 방침이다.

씨티은행 관계자는 "지난 몇 년간 지점 수에 변동이 없었지만 영업력 강화를 위해 지점을 추가로 늘리고 있다"고 밝혔다.

이에 반해 SC제일은행은 최근 실적이 부진한 영업점 폐쇄 및 통․폐합, 개인별 차등성과급제(연봉제) 도입 및 특별퇴직금제도 폐지(명예퇴직) 등 구조조정과 비용절감을 본격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지점정책과 관련해선 씨티은행과 정반대의 정책을 펴고 있는 것이다.

우선 전국 418개 영업점 가운데 수익성이 낮은 27개 지점을 폐쇄할 방침이다. SC제일은행 측은 "모바일 및 인터넷 뱅킹 활성화 등의 사업채널 다각화"를 배경으로 밝히고, 5월까지 지점․통폐합 작업을 마칠 예정이다.

SC제일 '성과주의 도입' 놓고 노사이견, '고배당'여전

하지만 SC제일은행 측의 성과주의 도입과 구조조정 움직임은 노사간 임금단체협상(임단협)과 맞물려 진통이 예상된다. 양측은 지난 1월부터 20여 차례에 걸쳐 2010년도 임단협을 진행했지만 결국 결렬됐다.

은행 측은 개인별 차등 성과급제(연봉제) 도입과 특별퇴직금제도(명예퇴직) 폐지, 후선역제도의 전직원 확대 및 급여삭감 폭 확대 등을 요구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 SC제일은행 관계자는 "연봉제 도입과 특별퇴직금제 폐지 등 성과주의 문화 정착은 노사가 서로 윈윈하기 위한 것으로 전세계 기업들의 추세"라고 해명했다.

이 관계자는 지점 통․폐합과 관련해 "2008년부터 채널다각화 작업을 추진해 온 것으로 '실적악화' 문제와는 별개"라며 "모바일,인터넷뱅킹 등 IT기술 발달과 자동화기기(ATM기) 이용 증대로 점차 지점을 이용하는 고객수가 감소하고 있기 때문에 효율성 측면에서 지점을 폐쇄키로 한 것이며 추가폐쇄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SC제일은행 노조 관계자는 "사측과 임단협이 결렬됐기 때문에 현재 전국을 돌며 조합원들의 생각을 듣고 있다. 4월 중반 전 조합원을 대상으로 찬반토론을 진행해 최종 대응방안을 모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SC제일은행은 이번에도 SC금융지주에 높은 배당을 실시했다. 실제로 은행 측은 지난 2009년 SC금융지주가 설립된 이래 50%가 넘는 고배당을 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금융당국의 권고치인 30%선을 훌쩍 넘는 것으로 2009년 당기순이익 4천300억원 중 25%인 2천500억원을 배당했고, 2010년에는 순이익 3천220억원 중 62%에 달하는 1천996억원을 지주사에 배당한 것으로 드러났다.

SC제일은행은 아울러 2008년 이후 3년여간 35건 3천억원 상당의 부동산을 매각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각에서는 잇따른 부동산 매각과 고배당의 배경에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이와관련,SC제일은행 관계자는 "자회사간 시너지 창출과 자원배분 등을 위해 지난 2009년 6월 SC금융지주를 설립했는데 아직 은행에 비해 규모가 작은 실정"이라며 "은행을 통해 받은 배당금을 증권이나 펀드 등 다른 사업에 재투자한 것"이라고 밝혔다.

이런 가운데 최근 금융감독원이 씨티은행 등 일부 외국계 은행의 경우 제2금융권과 맞먹는 높은 수준의 모집수수료를 내세워 고위험 대출 영업을 하고 있다는 발표자료를 내놔 빈축을 사고 있다. 일부 외국계 은행이 부족한 국내 영업망을 극복하기 위해 대출모집인을 활용, 과도한 실적경쟁을 벌이고 있다는 지적이다.

또한 일부 대출 모집인의 경우 금융회사 직원을 사칭하거나 대출금리에 수수료를 얹어 흥정하는 사례도 발생하고 있다. 이에대한 감독당국의 대응이 주목된다.

외국계 은행들이 치열한 영업환경에서 '실적올리기'에 절치부심하고 있지만 무엇보다도 국내 고객의 마음을 잡기 위해서는 '은행계 대부업체' '서민금융 외면' 등의 부정적 이미지를 탈피하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는 게 금융관계자들의 전언이다.

[마이경제 뉴스팀/소비자가 만드는 신문=임민희 기자]

주요기사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