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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키아·애플 제치고 1위간다' 삼성전자의 또 다른 고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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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키아·애플 제치고 1위간다' 삼성전자의 또 다른 고민
  • 김현준 기자 realpeace@csnews.co.kr
  • 승인 2011.06.22 09:1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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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외 시장조사 업체들이 삼성전자가 2.3분기부터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 1위에 오를 것이란 전망을 앞다투어 내놓고 있어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22일 통신업계에 따르면 시장조사업체인 노무라는 최근 삼성전자의 2분기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이 17.28%를 기록, 세계 1위에 오를 것으로 예상했다. 이후 캐널시스, 가트너 등 유수의 조사업체들도 이와 유사한 결과를 앞다투어 발표하고 있다. 시기의 차이는 있지만 삼성전자가 늦어도 연내에 1위로 올라설 것이라는 데는 대부분 의견이 일치하고 있다.

1분기 노키아-애플에 이어 3위에 불과했던 삼성전자의 1위 등극을 점치는 이유로는 안드로이드OS(운영체계)의 장점, 갤럭시S2의 판매호조 등이 지목되고 있다. 삼성전자 스마트폰이 과연 세계 1위로 올라설지? 1위를 지속적으로 유지할 수 있을 지 세계 휴대폰 업계의 이목이 쏠려 있다.


◆삼성의 눈부신 도약, 배경은?

스마트폰 시장에서 삼성전자가 단기간에 이뤄낸 성과는 눈부시다.

삼성전자의 2분기 스마트폰 출하량은 전분기 대비 약 50% 증가한 1천900만대에 이를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2011년 연간 출하량은 7천500만대에 달할 것으로 보인다.

2분기 예상치인 1천900만대는 노키아의 1천800만대와 애플의 1천600만대를 뛰어넘는 기록이다. 특히 갤럭시S2의 북미 출시가 아직 이루어지지 않은 상태이고 하반기 보급형 스마트폰 출시도 크게 확대될 전망이어서 삼성전자의 실적은 시간이 갈수록 더 빛을 발할 전망이다.

스마트폰 OS별로는 현재 애플의 iOS가 소폭 상승하는 가운데 노키아의 심비안과 림의 블랙베리가 추락하고 있다. 이 추락분을 현재 안드로이드가 고스란히 흡수하며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다.

지난 1분기를 기준으로 안드로이드 36%, 심비안 27%, iOS 17%, 블랙베리 13%, 마이크로소프트 4% 순이었다. 안드로이드 진영 내에서는 삼성전자, HTC, 모토로라 등이 선두권 경쟁을 하고 있는데 이중 삼성전자가 거의 독보적으로 앞서고 있는 상황이다.

전문가들은 삼성 스마트폰의 저력을 ▲폭넓은 라인업 ▲핵심 부품의 자급능력 보유 ▲4G 기술 선도 능력 등으로 꼽고 있다.

삼성전자는 갤럭시S2, 드로이드 차지(LTE폰) 등의 프리미엄 스마트폰과 갤럭시 에이스, 갤럭시 미니 등의 보급형 스마트폰 라인업을 모두 갖추고 있다. 최대 경쟁사인 애플이 아이폰이라는 단일기종을 밀고 있는 것과는 사뭇 다른 행보다. 다양한 라인업은 핵심부품을 수직 계열사를 통해 보급할 수 있기에 가능하다.

아몰레드를 위시한 디스플레이 패널, 메모리, 대용량 배터리 등을 가격대에 맞게 생산, 결합할 수 있는 능력도 삼성전자의 강점이다. 이 모든 경우의 수를 조합할 경우 결국 4G LTE 기술을 선도할 역량 또한 삼성전자가 가장 우수하다. 실제로 삼성전자는 지난 20일, 미국과 유럽 중동에 이어 일본에까지 LTE 장비를 수출한다고 발표했다.


◆경쟁사들 상황은?

삼성전자의 도약에는 경쟁사들의 침체로 인한 반사이익도 일정부분 작용했다.

올해 1분기 스마트폰 시장점유율은 노키아(24%), 애플(18%), 림(14%), 삼성전자(11%), HTC (9%) 순으로 나타났다.

지난 하반기부터 격변기를 겪고 있는 스마트폰 시장은 ▲삼성전자의 선두권 도약▲ 애플의 지배력 유지 ▲ 노키아-림의 몰락 ▲ LG전자-모토로라-소니 등 하위권업체들의 성장 둔화 등으로 요약할 수 있다.

여전히 스마트폰 시장 최고수준의 경쟁력을 갖고 있는 애플의 경우 중국 시장 공략을 강화하면서 점유율을 높여가고는 있지만 2분기 아이폰 출하량이 줄어들 것으로 예상되는 등 판매 둔화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아이폰4의 후속모델 출시가 미뤄지면서 대기수요가 늘어나기 때문으로 해석되는데, 후속 모델이 아이폰5가 아닌 아이폰4Gs로 출시될 가능성이 커지면서 대기수요가 판매수요로 고스란히 옮겨질 수 있을지 여부도 불투명하다.

보급형 스마트폰 모델이 없이 프리미엄 스마트폰만 연 1회 출시하는 터라 출시 간격이 넓어지는 것도 약점이다. 점유율과 상관없이 1분기 휴대폰 부문 매출액과 영업이익 모두 1위에 오르는 기염을 토했지만 향후 전망이 밝지만은 않다.

1분기까지 점유율 1위를 고수했던 노키아의 경우 스마트폰 출하량이 급감하며 이제는 적자를 걱정해야 하는 상황. 자사 OS인 심비안을 포기하며 소비자-통신사들이 떨어져 나가고 있는데다 후속 OS인 Windows Mobile 기반 스마트폰은 4분기에 출시될 예정이라 상황은 더욱 심각하다. 새 OS가 안드로이드-iOS와의 경쟁을 뚫을 수 있을지의 여부도 불투명하여 앞으로도 노키아의 위기는 계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림의 상황도 노키아와 크게 다르지 않다. 림은 북미 시장과 기업용 시장에서 누렸던 지배력을 안드로이드 진영과 애플에 내주고 있다. 최근의 스마트폰이 개인의 문화소비에 최적화된 것에 반해 림의 라인업은 이메일 등 기업용 솔루션을 제외하면 어플이 빈약하고, 쿼티 자판 위주여서 소비자들의 관심권 밖이다.

삼성전자가 가장 경계하는 라이벌은 HTC 정도다. 가격 경쟁력이나 다양한 스마트폰 라인업 등 삼성전자와 비슷한 강점을 보유하고 있는 데다 대만을 기반으로 가격 경쟁력이 강력하기 때문. 같은 안드로이드 진영 내의 경쟁자라 삼성전자로서는 애플만큼이나 만만치 않은 경쟁자다.

◆삼성전자의 또 다른 과제

삼성전자는 안드로이드OS를 기반으로 급격히 성장해온 만큼 이 OS의 단점까지 모두 끌어안아야 하는 상황이다.

안드로이드의 점유율은 이미 2010년 하반기부터 iOS를 추월했지만 여전히 경쟁력에서는 한계를 지니고 있다. 각각의 스마트폰 개발 과정에서 다양한 하드웨어에 대응하기 위해 모델별로 OS조정과정이 필요한 데다가 어플 개발 과정에서 각각의 하드웨어 특성에 따라 오작동이 일어나는 경우도 많다.

이러한 문제점을 막기 위해 구글이 하드웨어 스펙을 한정하려는 노력을 하고 있지만 이 때문에 삼성전자를 비롯한 안드로이드 진영 제조사들의 제품 간 차별성이 줄어들 수밖에 없게 된다. 이는 결국 자연스레 끝없는 스펙 경쟁으로 이어지게 되는 데다 장기적으로 시장점유율을 늘리는 데 한계를 가져온다.

안드로이드OS의 진입장벽이 낮은 것 또한 문제다. 화웨이, ZTE 등 중저가를 무기로 하는 중국의 제조사들이 급성장해 그동안 삼성전자가 누려온 후발주자로서의 이득을 모두 빼앗아 갈 수도 있다.

통신업계 관계자는 "그동안 스마트폰 시장에서 삼성전자는 도전자로서 점유율 제고에 주력했지만 앞으로는 업계 1위를 수성해야 하는 다른 과제를 고민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마이경제뉴스팀/소비자가만드는신문=김현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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