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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정보 컬렉션이 본업? 마구 털어 가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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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정보 컬렉션이 본업? 마구 털어 가네!
해킹에 이어 고의 유출까지 산너머 산...업체들 변명과 회피로 일관
  • 김솔미 기자 haimil87@csnews.co.kr
  • 승인 2011.08.08 08:2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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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트·싸이월드, 소니, 현대캐피탈 등 대규모 해킹 사건과 더불어 업체 측의 고의적인 개인정보 유출 사례가 속출하면서 소비자들의 불안감이 고조되고 있다.

최근에는 SK브로드밴드가 인터넷망 가입자의 동의를 받지 않고 텔레마케팅 업체에 개인정보를 제공한 데 대해 1인당 10만~20만원씩 위자료를 지급하라는 법원 판결이 나오기도 했다.

<소비자가 만드는 신문>에도 인터넷 사이트에 가입하거나 금융거래를 한 뒤 개인정보가 유출됐다는 의혹을 제기했으나 입증할 방법이 없어 발만 동동 구르고 있다는 소비자들의 제보가 잇달아 접수되고 있다.

한편, 한국인터넷진흥원(KISA)에 따르면 지난 상반기 개인 정보침해 상담건수는 5만136건으로 집계됐으며 하반기에도 상담건수는 작년의 배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 대부업체 대출 신청 시 개인정보 유출 주의보

8일 경북 김천시 월곡리 거주 김 모(남.50세)씨에 따르면 그는 H대출중개업체로부터 “무조건 대출이 가능하니 서류먼저 보내라”는 말을 듣고 개인정보가 담긴 서류를 팩스로 보냈다가 이후로 수도 없는 스팸문자와 전화에 시달렸다고 한다.

김 씨는 “업체에 주민등록증, 공인인증서번호, 등본, 초본, 인감증명서, 급여통장 사본 등 중대한 개인정보가 담긴 서류를 보냈었다”며 “무조건 대출을 성사시켜줄 것처럼 말하고 하루정도 심사를 하더니 ‘거절됐다’는 말 한마디를 전한 다음 연락이 되질 않았다”고 주장했다.

이후로 끊임없이 다른 대출중개업체에서 대출을 권유하는 전화가 걸려와 개인정보유출이 의심되기 시작했다는 것이 김 씨의 설명이다.

김 씨는 “대출이 될 것처럼 이야기해 우선 개인정보부터 수집하고 그 정보를 다른 업체와 공유하거나 판매해 이익을 챙기는 것은 아닌지 의심 된다”며 “단속을 강화해서 저신용자들의 개인정보유출 피해를 막아야한다”고 말했다.

상황이 이런데도 H대부중개 관계자는 이러한 의혹에 대한 해명 요청에 응답하지 않았다.

한편, 금융위원회 금융소비자과 관계자는 “현재 대출모집인에 대한 모범규준에 따라 관리 중이며 고객정보는 외부로 유출하지 못하도록 금지행위로 규정돼있어 소송을 통해 배상책임을 물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 “개인정보 도용했잖아”vs“가족이 넘겨준 자료 활용”

서울 서초구 반포2동 거주 이 모(여.28세)씨는 작년 12월 국내 굴지의 화장품 회사 페이지를 방문해 회원가입을 하려다 이미 자신의 이름으로 가입이 완료된 상태란 사실을 알게 됐다.



개인정보가 도용됐다는 사실에 화가 난 그는 업체 측으로 진상 파악을 요구했지만 묵묵부답. 수차례 연락을 시도했으나 매번 담당자가 바뀌는 바람에 제대로 된 응대는커녕 같은 말만 반복해야 했다.

업체 측에 강력하게 항의하자 그제야 ‘방문판매원을 통한 고객정보 유출로 추정되니 확인 후 해당직원 급여삭감’이라는 안내를 받을 수 있었다는 이 씨.

하지만 그 후에도 이 씨의 화를 부추긴 건 지속적으로 발송되는 상품안내메일이었다.

그는 “사실 확인과 회원탈퇴를 원했지만 그마저 묵살 당했다”며 토로했다.

그러나 업체 측은 회사의 과실이 인정되지 않은 상황에서 이 씨에게 ‘보상을 해줄 의무는 없다’는 입장이다.

업체 관계자는 “고객의 가족 중 한명이 방문판매를 이용했고 그 당시 판매원을 통해 가족들 정보를 넘겨 준 것일 뿐 명의도용은 절대 없었다”며 “이 같은 내용을 충분히 안내한 상태지만 고객이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고 보상을 원하셨기에 문제해결이 지연된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이 씨는 “가족 중 누구도 방문판매를 이용한 적도 없을 뿐더러 판매원에게 가족정보를 다 넘겨주는 사람은 없을 것”이라고 맞섰다.

◆ 상반기 개인정보침해 상담·신고 수 작년 대비 급증

KISA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개인 정보침해 상담건수는 5만136건으로 지난해 전체 상담건수(5만3천44건)에 육박했으며 하반기에도 상담건수는 작년의 배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개인정보 침해 신고 건수 역시 매년 늘고 있다. 지난해 신고건수는 1천788건이었으나 올해는 6월까지 이미 1천234건에 달한다고 보고됐다.

상반기 개인정보 침해 신고·상담건수를 유형별로 보면 주민등록번호 등 정보 훼손·침해·도용이 3만5천245건(68.6%)으로 절반 이상을 차지했다. 이어 기술·관리 조치 미비 1천382건, 이용자 동의 없는 개인정보 수집 566건, 목적 외 이용 또는 제3자 제공 관련 505건 순이었다.

특히 주민등록번호 등 타인 정보의 훼손·침해·도용은 2009년 6천303건에서 지난해 3만8천414건, 올 상반기 3만5천245건이다.

[소비자가 만드는 신문=김솔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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