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 캠페인
실금 간 내비게이션 액정 수리비 820만원
상태바
실금 간 내비게이션 액정 수리비 820만원
오디오·블랙박스 일체형 내비게이션 망가지면 수리비 폭탄
  • 김건우 기자 kimgw@csnews.co.kr
  • 승인 2013.07.16 08:4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최근 오디오, 블랙박스 등이 내장된 '일체형 내비게이션'을 설치한 운전자들이 늘어나고 있지만 여러 기능이 합쳐지다 보니 작은 하자에도 '폭탄 수리비'가 청구되는 사례가 있어 주의가 요구된다.

내비게이션 액정에 균열이 발생해  AS센터를 찾은 한 운전자가 수리비로 820여만원이 적힌 청구서를 받아들고 난감한 상황에 처했다.

16일 경남 사천시 향촌동에 사는 이 모(남)씨는 지난해 3월 토요타 '캠리 2.5' 모델을 약 3천만원에 구입했다. 

지난달 19일 차량 내부에 매립된 내비게이션을 잘못 건드려 액정이 파손되면서 문제는 시작됐다. 시스템 자체는 문제가 없어 액정만 교체하면 될 것으로 생각한 이 씨는 별다른 걱정을 하지 않았다.

이튿날 판매업체  AS센터를 찾은 그는 최대한 빨리 액정을 교체해달라고 수리를 의뢰했지만 AS센터 측은 전혀 다른 답을 내놓았다. 그러면서 제시한 수리 금액은 무려 820여만원.


▲ 흐릿하게 나왔지만 부품 교체비 818만7천300원이 청구된 수리비 내역서.


신차 가격이 3천만원 내외였던 점을 감안하면 내비게이션 수리비가 무려 차값의 30%에 육박한 셈.

황당한 이 씨는 처음에 자신이 숫자를 잘못 본 줄 알았지만 공식 수리 청구서에 나온 가격은 분명 820여만원이었다. 일단 그 가격엔 수리가 불가능하다고 판단해 근처 카센터를 돌아다니며 수소문했지만 공식 대리점이 아니기에 싼값을 제시해도 선뜻 차량을 맡길 수 없었다.

이 씨가 '비현실적인' 수리 가격에 대해 거듭 항의하자 판매사는 정품 대신 중고품을 안내하면서 정가의 1/3에 해당하는 300만원에 부품을 교체할 수 있다고 안내했다. 그럼에도 새 내비게이션 1대 가격이 수십만원대인 점을 감안한다면 여전히 납득할 수 없었다고.

이 씨는 "액정만 살짝 금이 갔고 내비게이션 본연의 기능은 전부 정상적인데 큰돈을 주고 교체해야 하는 것이 말이 되느냐"라 "그 돈을 주고 고치느니 차라리 중고차를 사는 게 더 낫겠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이에 대해 한국토요타자동차 측은 내비게이션뿐만 아니라 관련 부속품을 모두 교체해야 하는 시스템상 어쩔 수 없다는 입장이다.

업체 관계자는 "액정이 깨졌는데 수 백만원을 주고 기기를 통째로 들어내 교체해야 하는 이 씨의 심정은 충분히 이해하지만 엔터테인먼트와 내비게이션 동시를 즐길 수 있는 'ENV 시스템' 특성상 내비게이션에 맞물린 많은 기기들을 통째로 교체할 수밖에 없어 비용이 늘었다"고 해명했다.

이어 "이 씨가 사설 업체에서 액정만 교체할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제조사에서도 액정만 부분 교체하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의견"이라며 "품질면에서 큰 차이가 없는 중고품으로의 교체를 통해 비용 부담을 경감시키도록 안내하고 있다"고 밝혔다.

[소비자가 만드는 신문 = 김건우 기자]


주요기사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