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주요 금융 정책 중 하나인 우리금융 민영화 작업에 속도가 붙으면서 자산규모 250조 원에 달하는 우리은행 매각에 투자자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우리금융 민영화 마지막 단계로 사실상 은행계열만 남은 가운데 우리은행의 덩치 때문에 분산매각이 유력한 상황이다. 구체적인 매각방법은 5~6월 중에 발표될 예정이다.
시장에서는 은행업 진출을 검토하고 있는 교보생명과 은행권에서 인수합병(M&A) 큰 손으로 거론되는 KB금융지주 등이 우리은행 인수전에 나설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28일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은행 인수에 적극적으로 의사를 표현한 곳은 교보생명 뿐이다. 최대주주인 예금보험공사는 우리금융지주 지분 56.97%를 매각해 공적자금 회수에 나설 방침이다.
문제는 지난 25일 종가를 기준으로 우리금융지주의 시가총액이 9조6천억 원에 달하고, 예보가 매각하려는 지분가치도 5조 원대로 덩치가 크다는데 있다.
또 우리은행과 함께 자회사로 우리카드, 우리FIS, 우리PE, 우리종합금융, 우리금융경영연구소 등도 묶여서 패키지로 매각될 예정이다. 우리카드는 지난해 우리은행에서 분사된 이후 시장점유율이 7.1%에서 8.1%로 확대되면서 개별매각을 허용할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
우리은행의 가장 유력한 인수후보자는 결국 유동성이 풍부하고 자금력이 있는 금융회사 등으로 압축된다.
신창재 교보생명 회장은 공식석상에서 "(우리은행) 매각금액이 너무 크면 참여하지 않을 수 있다"면서도 은행업 진출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지난해 말 기준으로 교보생명이 동원할 수 있는 현금성자금은 1조1천억 원 남짓이다. 회삿 돈 뿐 아니라 증자나 회사채 발행 등으로 여윳돈을 마련하고 다른 재무투자자와 컨소시엄을 이뤄 우리은행 경영권 인수에 나설 것이라는 시나리오다.
정부가 매각하려는 지분가치가 5조 원대. 정부는 적어도 1조 원 이상 투자할 수 있는 이들에게 주식을 나눠 매각하고 공동경영권을 부여할 수도 있다며 '최고가 매각' 원칙을 거듭 천명하고 있어 교보생명의 투자규모와 방식이 주목된다.
시장에서는 교보생명이 신설법인을 설립해 지주회사 체제로 전환하면서 자회사로 교보생명과 우리은행을 두는 방식이 유력할 것으로 보고 있다.
재계 43위인 교보생명그룹은 교육보험에서 출발한 교보생명과 교보증권, 교보악사자산운용, KCA손해사정, 교보라이프플래닛생명보험 등을 계열사로 두고 있다.
국내외 영업점포가 1천개가 넘는 우리은행 채널을 지금보다 적극적으로 이용하게 될 경우 적지 않은 시너지 효과가 발생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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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보생명 vs KB금융지주 현황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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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분 |
교보생명보험 |
KB금융지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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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장 |
신창재 |
임영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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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 자산 |
736,626 |
2,918,38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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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금성자산 |
11,117 |
147,92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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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업이익 |
5,558 |
20,27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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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이익 |
3,933 |
12,63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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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 계열사 |
교보증권 |
국민은행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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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보문고 |
국민카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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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보핫트랙스 |
KB캐피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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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말 기준 (단위 : 억원) |
우리은행 인수 유력후보로 KB금융지주도 거론되고 있다. KB금융지주는 우리은행 인수여부에 대해 함구하고 있지만 금융권에서는 2012년 ING생명보험 한국법인 인수가 좌절되고 최근 우리투자증권 패키지 인수전에서도 고배를 마신 것이 결국 '우리은행' 인수로 이어질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지난해 말 국민은행은 국내외 영업점포가 1천214개로 은행권 최대 규모다. 여기에 해외점포가 23개인 우리은행(국내외 1천12개) 영업망까지 더해질 경우 소위 '메가뱅크'로 발돋움하게 된다.
KB금융지주는 지난해 말 총 자산이 292조 원에 달했고 현금성자산도 14조8천억 원이나 된다. KB금융지주가 우리은행(250조 원)을 품을 경우 단순 합산으로 자산규모가 542조 원에 육박하고, 영업점포도 2천개에 달한다. 교보생명도 지난해 말 자산규모가 73조7천억 원에 육박했다.
한편 우리금융 민영화 1단계인 지방은행(경남·광주은행) 매각의 발목을 잡았던 조세특례제한법(이하 조특법) 개정안은 오는 29일 국회 본회의에서 무리없이 통과될 것으로 예상된다. 우리금융지주에서 분리되면서 6천500억 원의 세금이 발생하는데, 이를 감면하자는 내용이다.
지방은행들이 JB금융지주와 BS금융지주로 인수가 마무리되는 절차에 들어가면서 3단계인 우리은행 패키지 매각이 급물살을 타게 됐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윤주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