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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걸 산업은행 회장 "HMM 전환사채 주식전환, 정부와 협의해 매각 시기 결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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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걸 산업은행 회장 "HMM 전환사채 주식전환, 정부와 협의해 매각 시기 결정"
  • 김승직 기자 csksj0101@csnews.co.kr
  • 승인 2021.06.14 18: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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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걸 KDB산업은행 회장은 14일 열린 온라인 기자간담회에서 자사가 채권관리하고 있는 HMM·쌍용자동차·대우건설·대우조선해양·두산중공업 등의 현안을 브리핑했다.

우선 이 회장은 HMM이 보유한 전환사채 3000억 원어치를 주식으로 전환하고 정부와 협의해 지분 매각 시기와 방식 등을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산은은 이달 30일 만기되는 HMM 전환사채를 3000억 원어치 보유하고 있다. 전환가는 5000원으로 최대 6000만주를 전환할 수 있다. 이날 기준 HMM 주가는 4만6250원으로 총 2조4000억 원가량의 미실현 이익이 생기는 셈이다.

이와 관련해 이 회장은 “HMM 전환사채를 주식으로 전환하면 당연히 이익인데 이익 기회를 포기하면 배임이다. 전환 안 할 수가 없다”고 말했다.

주식 전환 후 주가 폭락 등 변동 우려와 관련해선 “합리적인 투자자라면 산업은행이 주식으로 전환할 수밖에 없는 것을 알고 그 가격이 시장가격에 포함돼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우리 주식시장이 효율적 시장이 아니라면 내일 에이치엠엠 주가가 폭락할 수도 있는데 균형가격으로 찾아간다는 얘기여서 받아들여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주식 전환 뒤 지분 매각 시점에 관해선 “일부만 팔지 전체를 팔지, 아예 민간에 완전히 넘길지 등 다양한 고려 요소가 있다”며 “매각 여부는 시장과 회사 상황, 정책적 판단이 필요하므로 해양진흥공사 등 유관기관과 협의해 종합적으로 검토할 사항”이라고 설명했다.

쌍용자동차가 회생절차 진행 중 인수·합병 추진을 위해 내놓은 노사 자구안에 대해 이 회장은 투자자 입장에서 볼 때 부족하다고 평가했다.

이 회장은 “투자자 입장에서 만족스러운지는 의심스럽다”며 “2년 무급휴직을 한다지만 본인이 투자자라면 2년 안에 회사가 정상화될지, 2년 뒤 인건비 인상폭은 어떨지 고민할 것”이라고 말했다.

미지급 임금을 회생 종결 뒤 순차적으로 지급한다는 내용에 대해서도 “투자자 입장에서는 돈을 벌 시기에 과거 부실 비용을 지불하라는 것을 납득하기 어려울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
이 회장은 산은의 추가 지원 여부에 관해 “경영능력을 갖춘 투자자를 유치하고 지속가능한 사업 계획이 있어야 금융지원 검토가 가능하다”며 “지속가능한 사업계획이 없으면 누구도 쌍용차를 살릴 수 없고 그런 기업에 지원하기는 쉽지 않다”고 말했다.

이어 “잠재적 인수 후보자가 언론에 다수 거론되지만 진정성 있는 후보자는 매우 귀한 것 같다”며 “인수·합병 성사를 위해 산업은행도 나름 노력하겠지만 쌍용차도 투자자 관점에서 많은 노력을 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대우건설 매각과 관련해선 KDB인베스트먼트의 독자적인 결정으로 추진될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이 회장은 “대우건설은 KDB인베스트먼트의 독립적 의사로 매각이 진행될 예정으로 산은은 자본시장법에 따라 손을 떼는 게 맞다”며 “KDB인베스트는 구조조정의 패러다임을 바꾸고 주체를 바꾸기 위해 만들어졌다”고 강조했다

대우조선 헐값 매각 주장과 관련해 이 회장은 "산은이 대우조선을 매각하고 있다는 내용에 대해서는 주장에 대한 근거를 제시해달라"며 "지역경제에 대한 걱정이 앞선 것도 이해하고 노동자를 위한다는 주장도 일부에서 제기되고 있지만, 기득권 지키기를 중심으로 한 구조조정은 제살 깎아먹기에 불과하다"고 피력했다.

두산중공업 지원과 관련해 구조조정 계획 약속이 이행될 경우 지원한다는 방침이다.

이 회장은 "두산그룹이 자산 매각과 유상증자 등의 재무 자구안을 이행했고 3조 원 중 1조3000억 원을 상환해 시장 신뢰를 회복했다"며 “2022년까지 자금 상환계획과 현재 진행 중인 구조조정 작업에 차질 없는 마무리가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이어 “가스터빈 등 신재생 에너지 관련 사업을 글로벌 수준으로 완성하고 지속 가능성에 대한 현실화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한편, 대한항공의 아시아나항공 인수 및 향후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에 대한 경영 감시와 관련해선 KCGI 대표 등 대한항공의 주요 주주를 만나겠다고 밝혔다.

이 회장은 “불필요한 경영권 분쟁이 아니라면 회사 감시·감독을 위해 모든 주주가 협조하는 게 바람직하다”며 “예전에 강성부 대표 쪽에 인수·합병에 동참하라고 했지만 거절한 전력이 있지만 반대쪽과도 만나 협의할 것”이라고 전했다. 이 회장은 조원태 회장의 누나인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회장과의 만남도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김승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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