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효성·한국타이어·호반·애경 등 오너 일감몰아주기 논란 계열사 정리 '착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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효성·한국타이어·호반·애경 등 오너 일감몰아주기 논란 계열사 정리 '착착'
  • 유성용 기자 sy@csnews.co.kr
  • 승인 2021.06.29 07: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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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정거래위원회가 총수 일가 사익편취 규제 기준을 강화하고 있는 가운데 대기업 그룹들이 논란 소지가 있는 계열사 지분 정리에 잇달아 나서고 있다.

지난해부터 두산, 효성, 한국타이어, 호반건설, SM, 중흥건설, 애경 등 7개 그룹이 지분매각, 흡수합병, 청산 등의 방식으로 일감 몰아주기 규제 대상 계열사를 정리했다. 실익은 없고 논란소지가 있는 기업이 주요 정리 대상이다.

올 연말 개정 공정거래법이 시행되면 총수 일가 사익편취(일감 몰아주기) 규제 대상 지분이 상장사 30%·비상장사 20% 이상에서 모두 20% 이상으로 확대된다.

소비자가 만드는 신문이 자산 5조 원 이상 71개 대기업 집단의 오너 일가 지분율을 조사한 결과 전체 계열사 2612개 중 260개가 공정위의 일감몰아주기 규제 대상인 것으로 집계됐다.

규제 대상기업 수는 전년 210개에서 23.8% 증가했다. 반도홀딩스, 대방건설, 현대해상화재보험, 엠디엠, 아이에스지주, 중앙그룹 등 신규지정된 그룹의 50개 계열사들이 일감몰아주기 규제 대상에 대거 포함됐기 때문이다.

지난해부터 지난 5월 말까지 오너 일가 지분 매각, 합병 등으로 공정위 규제 대상에서 벗어난 기업은 9곳이다.

효성과 한국타이어그룹이 2개로 많았고 두산, 호반건설, SM, 중흥건설, 애경 등이 각각 1개씩이다.

효성은 지난해 9월 조현준 회장이 지분 100%를 지녔던 오너 개인회사 갤럭시아코퍼레이션을 의류 도소매 업체 그라운더에 매각했다. 11월에도 조현준 회장이 지분 80%를 보유한 갤럭시아마이크로페이먼트를 청산했다.

갤럭시아코퍼레이션은 2019년 383억 원의 매출 중 2억4400만 원이 내부거래로 비중이 미미하다. 갤럭시아마이크로페이먼트는 매출 자체가 아예 발생하지 않는 회사다.

조 회장은 지난 4월 말 공정위로부터 그룹 총수로 지정됐는데, 효성그룹이 이를 앞두고 오너 일가 사익 편취 논란 가능성이 있는 계열사를 정리한 것으로 풀이된다.

조 회장 입장에서는 과거 조석래 명예회장 시절부터 시작된 비자금 조성 혐의, 10년 넘게 이어지는 일감몰아주기 의혹 등에서 벗어나는 게 필요한 시점이다.

한국타이어그룹도 조현식 한국앤컴퍼니 부회장이 지분 100%를 보유한 계열사 2곳을 정리했다.

지난해 9월 에스피팀을 청산하고 11월에는 에스아이카본 지분을 홍콩 리뉴홀딩스에 모두 매각했다. 조 부회장은 과거부터 개인 회사를 정리하겠다는 의중을 가졌던 것으로 전해진다. 에스아이카본은 지난 2019년 매출 5억 원 중 1억 원이 내부거래로 발생했다.

SM그룹은 우오현 회장이 47% 지분을 가진 삼라산업개발을 계열사 에스엠스틸에 합병시켰다. 삼라산업개발은 내부거래 내역은 없지만, 회사 규모가 작고 경영상황이 좋지 않은 상황을 빌어 오너 지분 보유 기업 딱지를 뗀 것으로 해석된다.

SM 측은 양사의 경영자원 통합으로 비용절감, 규모의 경제 실현 등으로 경영 효율성을 달성하기 위한 합병이라고 밝혔다.

재계 관계자는 “매출 측면에서 그룹에 존재감이 없고 내부거래로 인한 실익이 크지 않으면서도 오너가 지분을 다량 보유해 일감몰아주기 구설에 오를 가능성이 있는 사실상 오너 개인회사들이 우선 정리대상이 됐다”고 말했다.

두산그룹은 오너 일가가 지분을 보유한 두산솔루스 매각을 통해 일감몰아 주기 규제 가능성도 없애고, 그룹 재무구조 개선을 위한 자금도 마련하는 등 두 토끼를 잡았다.

두산은 지난해 10월 박정원 회장, 박용성 전 회장 등 오너 일가가 36.87% 지분을 보유했던 두산솔루스 지분을 사모펀드 운용사 스카이레이크인베스트먼트에 매각했다. 지주사인 (주)두산이 보유한 13.94%도 매각했다. 매각 대금은 두산중공업 유상증자 재원으로 사용됐다.

애경그룹이 정리한 계열사는 내부거래 규모가 비교적 커 눈길을 끈다.

애경은 지난 3월 채형석 애경그룹 총괄부회장이 지분 40%로 최대주주인 애경피앤티 지분을 국내 최대 독립계 연포장재 제조사 에스원피앤피에 매각했다. 애경피앤티는 2019년 기준 매출 177억 원 중 82.6%인 146억 원이 내부거래로 발생했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유성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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