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 캠페인
노사갈등에 노노갈등까지...현대차, 3년 만에 파업 위기
상태바
노사갈등에 노노갈등까지...현대차, 3년 만에 파업 위기
  • 박인철 기자 club1007@csnews.co.kr
  • 승인 2021.07.01 14:3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현대자동차가 3년만에 파업 위기를 맞았다. 노사가 지난달부터 임금 및 단체협상(이하 임단협)을 진행 중이나 기본급, 정년 연장 등에서 의견이 첨예하게 엇갈리고 있다. 

최근 MZ세대로 구성된 사무직 노조가 출범하면서 노사협상이 더욱 풀기 어려운 다차원 방정식이 됐다.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 노사는 지난 30일 13차 교섭에서 타협점을 찾지 못했다. 노조는 사측의 임금 인상안 액수에 불만족했고 사측은 정년 연장안을 받아들이지 못했다.

사측은 기본급 5만 원(호봉승급분 포함) 인상 △성과금 100%+300만 원 △품질향상격려금 200만 원 △2021년 특별 주간 2연속 교대 10만 포인트 등의 제시안을 냈지만 거부당했다. 노조는 기본급 9만9000원 인상(호봉승급분 제외) △당기순이익 30% 성과급 지급 △정년연장 등을 요구안으로 제시했었다. 

사측이 총액 기준으로 1인당 연 1000만 원이 넘는 이례적인 인상액을 제시했음에도 노조가 받아들이지 못한 이유는 지난해 코로나19로 기본급을 동결하는 데 합의했기 때문이다. 회사가 어려울 때 희생을 감수했으니 경기회복으로 매출이 늘 때 보상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기본급 동결은 1998년 IMF, 2009년 금융위기 이후 3번째였다. 

사측도 노조측 안을 수용하긴 어렵다는 입장이다. 지난해 4분기 코나EV 리콜에 따른 충당금 2조 원을 쌓은데다, 상반기 글로벌 차량용 반도체 수급난이 이어지면서 국내 공장에서만 약 2만 대 가량의 생산 차질이 빚어졌다는 게 이유다. 
 

▲현대차 노사
▲현대차 노사
노조가 원하는 65세 정년 연장안은 노조 내에서도 찬반이 엇갈리고 있다. 임단협 교섭권이 있는 기존 노조는 현재 만 60세인 정년을 국민연금 수령이 개시되기 전 나이인 만 64세로 연장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영업직 30.7%가 5년 내 60세 정년을 채우고 생산직 또한 매년 2000명씩 정년퇴직하고 있는 상황이다. 

그러나 MZ세대 사무직 노조가 이에 반대하면서 노노갈등으로 번지는 양상이다. 

사무 노조에선 정년 연장보다 성과급 인상, 신규 채용 증가를 주장하고 있다. 이미 최근 현대차 MZ세대 직원이라 밝힌 이들이 청와대에 관련 청원글을 올리기도 했다. 이들은 정년 연장이 젊은 직원들의 미래 임금을 희생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파업이 현실화할 경우 현대차는 막대한 생산차질이 불가피하다. 아이오닉5가 국내에서 사전계약 신기록을 세우며 흥행 가도를 달리고 있고 하반기에는 전기차 최대 시장인 유럽과 미국에도 판매가 시작될 예정이다. 

김필수 대림대 자동차학과 교수는 “파업이 잦아진다면 기업 입장에선 국내보다 차라리 해외로 나가는 길을 택할 수 있다. 노사 간에 합의점을 빨리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노조는 오는 5일 임시대의원회를 열어 쟁의 발생 결의를 하고 6~7일 전체 조합원을 대상으로 파업 찬반투표를 하는 방안을 검토중이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박인철 기자]


주요기사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