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이 신사업으로 삼은 분야는 수소다. 지주사인 (주)두산(대표 박정원·김민철·곽상철)은 지난 4월 계열사들의 수소사업 전문 인력을 모아 ‘수소 태스크포스팀(TFT)’을 꾸렸고 두산중공업(대표 박지원·정연인·박상현)은 청정수소 생산에 속도를 내고 있다.
두산퓨얼셀(대표 유수경)은 수소연료전지 발전분야 사업을 강화하고, 두산모빌리티이노베이션(대표 이두순)은 드론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
두산그룹 수소사업 첨병은 두산중공업이다. 수소의 활용과 유통, 그리고 생산까지 모두 담당한다.
두산중공업은 지난 20일 국내 투자사들과 함께 미국 뉴스케일파워에 6000만 달러를 투자했다. 지난 2019년 4400만 달러를 투자한 데 이은 추가투자다. 이번 투자는 두산중공업이 소형모듈원전(SMR)을 활용해 수소, 담수 생산으로 협력 분야를 확대하기 위한 차원에서 이뤄졌다.
하루 전인 19일에는 포스코와 함께 암모니아를 연료로 사용하는 수소터빈 개발을 위한 업무협약도 맺었다.
5월에는 폐배터리를 재활용해 탄산리튬을 회수하는 기술을 개발하며 ESG(환경·사회·지배구조)경영 성과도 보였다. 2029년 1만9000톤 규모로 예상되는 국내 폐배터리 재활용 시장을 적극 공략하기 위한 첫걸음이다.
독자기술로 수소가스터빈을 만드는 등 수소 관련 기자재 사업도 강화하고 있다. 두산중공업은 세계 5번째로 발전용 대형 가스터빈 개발에 성공한 전력이 있다.
자회사인 두산메카텍(대표 신호선)은 올 들어 탄소자원화 및 수소사업을 전담하는 HPE사업을 신설했다.
두산퓨얼셀은 수소연료전지 발전분야에서 기술력이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는다. 두산은 다양한 연료전지 기술 포트폴리오를 구축하고 있어 관련 수요에 대한 대응력이 뛰어나다고 자평했다.
두산퓨얼셀은 수소연료전지 분야에서 3년 연속 수주액 1조 원을 기록하는 성과를 내고 있다. 2023년 매출 목표는 1조5000억 원이다.
두산그룹의 주력 사업 변화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 1995년 두산은 창업 100주년을 맞아 OB맥주, 종가집김치, 처음처럼, KFC 등 소비재사업을 잇달아 정리하고 중공업에 집중했다.
두산 관계자는 “수소 수요 확대에 맞춰 기존 사업 역량과 접목되는 다양한 방식의 수소 생산, 기자재 제작·공급을 통해 국내 수소 시장을 선점할 것”이라고 말했다.
내년에 도입 예정인 수소발전 의무화제도(HPS)도 수소 사업에 힘주고 있는 두산에게는 호재다. HPS가 실시되면 수소연료전지 발주량이 단기간에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정부는 수소경제로드맵을 통해 2030년 194만톤, 2040년 526만톤으로 수소 수요가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그레이 수소로 분류되는 추출수소 비중은 2030년 50%, 2040년 30%로 낮아질 것으로 보인다. 청정수소 수요는 2030년 90만톤, 2040년 360만톤으로 증가할 전망이다.
구조조정과 수소분야로의 사업 재편에 나선 두산은 올해 실적이 턴어라운드 될 전망이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주)두산의 올해 영업이익 전망치는 1조2336억 원이다. 전년에 비해 350% 증가한 수치로, 사상 최대치다.
두산인프라코어와 두산밥캣은 매출과 영업이익이 두 자릿수 비율로 증가한다. 특히 양사는 올해 매출과 영업이익이 모두 역대 최대를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유성용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