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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스퍼' 대박 났지만 현대차 '온라인 판매' 난관...노조에 발목 잡혀 수입차 활약 구경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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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스퍼' 대박 났지만 현대차 '온라인 판매' 난관...노조에 발목 잡혀 수입차 활약 구경만
  • 박인철 기자 club1007@csnews.co.kr
  • 승인 2021.09.27 07: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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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자동차그룹 사상 처음으로 온라인에서만 판매한 경형 SUV ‘캐스퍼’가 흥행하면서 비대면 차량 판매에 대한 수요가 급증하고 있음을 확인했지만, 이를 전차종으로 확대하기까지는 적잖은 난관이 예상된다.

최근 차량을 온라인으로 구매하려는 추세가 확산되고 있음에도 현대차의 경우 노조 반대로 인해 '캐스퍼'만 예외적으로 온라인 판매가 가능한 상황이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자동차 온라인 판매는 세계적 추세인만큼 현대차 등 국내 자동차업체들도 흐름을 따라갈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고 있지만, 노조 설득에 지나치게 시간이 걸릴 경우 외국 브랜드와의 경쟁에서 손해가 우려된다.

현대차에 따르면 캐스퍼는 지난 14일 사전계약 첫날에만 1만8940대로 내연기관차 최다 기록을 경신했다. 종전 기록은 2019년 11월 출시한 그랜저 부분변경 모델로 당시 1만7294대를 달성했다.

현대차의 올해 캐스퍼 목표 판매량은 1만2000대였는데 사전계약 기간 이미 3만 대를 웃돈 것으로 알려졌다. 사전계약은 28일까지다. 
 
현대자동차 관계자는 캐스퍼의 흥행비결 중 하나로 비대면 판매를 꼽았다. MZ세대 트렌드를 겨냥해 100% 온라인으로 판매했고 전략이 적중했다는 것. 

현대차 관계자는 “한국 자동차 브랜드 최초로 진행한 고객 직접 판매 방식으로 구매 편의성을 제공한 것이 주효했다”고 밝혔다.

본래 현대차는 차량 온라인 판매가 불가한 제조사다. 노동조합 단체협약에 ‘차량 판매 방식은 노조와 협의한다’는 조항이 포함돼 있어 노조 합의 없이는 온라인에서 판매할 수 없다.

하지만 캐스퍼는 광주글로벌모터스(GGM)에 위탁생산을 맡긴 차량이고 현대차가 판매, 마케팅만 담당해 온라인 판매가 가능했다.
▲현대차의 새로운 경형 SUV '캐스퍼'
▲현대차의 새로운 경형 SUV '캐스퍼'
우리나라에서는 아직 낯설지만 차량 온라인 판매는 세계적 추세로 자리 잡고 있다.

기업 입장에서는 오프라인 판매 시 투입되는 부대 비용을 줄일 수 있고 소비자는 몇 번의 클릭으로 저렴한 가격에 차량을 구매할 수 있기 때문이다. 코로나19로 인한 각종 비대면 서비스의 활성화도 차량 온라인 판매 시대를 앞당기고 있다.

이미 전자상거래가 활성화된 유럽에선 푸조 등이 온라인 플랫폼을 열었고 슈퍼카 브랜드인 포르셰도 미국 대리점 193곳의 신차를 온라인 판매 대상에 포함했다.

국내에 진출한 수입차 업체들도 온라인 판매 루트를 열어두고 있다.

업계 1위 메르세데스 벤츠는 지난 15일 공식 온라인 판매 플랫폼 ‘메르세데스 온라인 샵’을 오픈했다. 인증 중고차 부문을 시작으로 신차까지 영역을 넓힌다는 계획이다. BMW는 지난 2018년부터 ‘BMW 샵 온라인’을 통해 온라인 한정판 모델을 판매하고 있다.

전기차 업계 1위 테슬라는 태초부터 전 차종을 온라인으로만 판매 중이다. 

현대차 역시 미국과 인도에서는 온라인 판매 플랫폼인 ‘클릭 투 바이’를 운영 중이다. 인도에선 지난해 누적 방문 150만 명, 실제 계약도 1900건 이상 이뤄지는 등 호응이 있자 형제기업인 기아도 지난 6월 인도에 비대면 온라인 판매 플랫폼 '디지 커넥트'를 선보였다. 

다만 국내 도입은 좀처럼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 영업직원들로 구성된 판매노조의 반발이 거세 온라인 판매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실제 지난 3월 기아 첫 전용 전기차 ‘EV6’의 사전계약을 국내 최초 온라인 전용으로 시도하려 했지만 노조 측의 ‘영업 노동자의 고용 안정을 해칠 수 있다’는 주장에 막혔었다.

결국 예약은 온라인과 오프라인에서 동시 진행했지만 사전예약자 54%가 온라인으로 구매한 것으로 나타났다. 비대면으로 차량을 직접 구매하는 데 소비자들의 선호가 있다는 것을 보여준 셈이다.

현대차 관계자는 “아직 온라인 판매 계획은 진행된 바 없으며 노조와 충분한 협의도 필요하다”고 입장을 밝혔다.

김필수 대림대 자동차과 교수는 “이미 세계적으로 온라인 자동차 판매가 활성화된 상황이고 위드 코로나 시대에도 맞는 흐름”이라며 “갈수록 온라인 판매가 주류가 될 추세라 노조도 기존 방식만 고집하지 말고 긍정적으로 결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박인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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