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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년 주기' 금융소비자보호실태평가 실효성 논란...대상 축소로 소비자 선택에 도움 안 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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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년 주기' 금융소비자보호실태평가 실효성 논란...대상 축소로 소비자 선택에 도움 안 돼
금감원, 질적 평가로 '평가 강도' 높아졌다 해명
  • 김건우 기자 kimgw@csnews.co.kr
  • 승인 2022.01.07 07:19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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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감독원이 실시하는 '금융소비자보호실태평가(이하 실태평가)'가 매년 평가에서 3년 주기 평가로 바뀐 뒤 첫 결과가 공개되면서 새로운 평가 방식의 실효성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금감원은 제한된 인력으로 실태평가의 질을 높이기 위해 평가 대상을 3분의 1로 줄였다고 설명했지만, 이로 인해 소비자들이 금융회사를 비교해 거래회사를 선택하는 기준으로 활용하기에는 역부족이란 지적이다.

매년 평가를 하지만 3년 주기제 평가로 개별 금융사 입장에선 3년에 한번 평가 대상이 되는 셈이다. 이에 따른 가장 큰 문제는 평가 대상이 축소되면서 각 업권의 금융사 가운데 극히 일부만 실태평가 등급을 받는 일이 벌어져 금융사간 비교의 의미가 사라졌다는 점이다. 

또 평가 주기가 3년으로 길어지면서 올해 평가 결과가 나오지 않은 금융사의 소비자보호실태를 알기 위해서는 최소 1년에서 2년을 기다려야 하는 상황이 벌어졌다. 더구나 금융사마다 평가를 받은 시기가 다르기 때문에 객관적인 비교는 원천적으로 불가능해졌다.

금감원은 질적 평가에 치중하면서 평가강도가 높아졌다고 해명했지만, '비교 평가'가 필요한 소비자 입장에서 보면 대상 수가 3분의 1로 줄어든 점은 제도의 실효성 자체를 심각하게 훼손할 수 있는 요인이 되고 있다.

◆ 평가대상 업권별로 서너개 업체에 불과..."비교 평가 기준으로 부적합"   

이번 실태평가부터 금감원은 기존과 다른 평가방식을 적용했다. 실태평가 대상 회사 74개사를 3개 그룹으로 나눠 3년 주기로 평가가 진행되는 점이 특징이다.

1그룹에 속한 26개사가 이번에 평가를 받았고 남은 48개사는 자율진단평가를 받은 뒤 올해와 내년 두 그룹으로 나눠 평가를 받게 된다. 

금감원은 질적평가 중심으로 이뤄지면서 평가 강도는 높아졌다고 설명했지만 각 업권 별로 3~5개사만 평가가 이뤄지면서 소비자 입장에서는 오히려 업권 별 금융회사의 객관적인 비교가 어려워졌다.

가령 은행권은 이번 평가에서 KB국민은행, 하나은행, 부산은행, 경남은행, 카카오뱅크가 포함됐고 신한은행, 우리은행, 농협은행 등 주요 대형 은행들은 빠졌다. 가장 많은 회사가 평가를 받은 생보업권은 삼성생명이 포함됐지만 한화생명, 교보생명, 신한라이프 등 주요 상위권 회사들이 대부분 제외됐다. 

업권별로 살펴보면 은행권은 전체 은행 20곳 중에서 이번에 평가를 받은 은행이 5곳, 생보사는 25곳 중에서 6곳, 손보사도 18곳 중 4곳에 불과하다. 특히 저축은행의 경우 전체 79곳 중에 전년도 평가는 9곳이 받았지만 이번에는 3곳에 그쳤다. 
 

2그룹과 3그룹으로 빠진 회사들은 올해 자율진단평가를 받았지만 실태평가는 아니어서 각 회사별 등급은 공개되지 않는다. 자율진단평가는 금감원 기준으로 개별 회사들이 자율평가를 하고 금감원에 제출하는 방식으로 종전 평가 방식보다는 상대적으로 약하다는 평가다. 

평가 주기가 3년으로 길어지면서 각 금융회사마다 평가를 받은 시기가 달라진다는 점도 문제로 지적된다. 3년마다 평가가 이뤄지다보니 소비자 입장에서는 동일한 기준으로 동일 업권에 속한 금융회사의 소비자보호 역량을 객관적으로 판단하기 어려워진 셈이다. 

조연행 금융소비자연맹 회장은 "평가대상 자체를 줄인 점을 이해할 수 없고 세부적으로 소비자들에게 더 필요한 정보를 반영해 객관적인 평가자료를 만들어야한다"면서 "평가 결과가 부진하면 개선 노력을 해서 기회를 주겠다는 것이 실태평가의 취지인데 3년 주기라면 평가를 포기하겠다는 것으로 받아들일 수 있다"고 주장했다. 

평가회사 수 뿐만 아니라 평가 항목도 10개에서 7개로 줄었다. 지난해까지는 정량평가와 정성평가가 각 5개 씩 총 10개 항목이었지만 이번 평가에서는 정량평가에서 중첩되는 항목을 일부 합쳐 총 7개 항목으로 평가가 이뤄졌다. 

매년 지적됐던 평가 시점과 평가 발표 시점의 괴리가 이번에도 반복됐다. 이번 평가의 경우 정량적 평가는 2020년 1월부터 12월, 정성적 평가는 2020년 1월부터 2021년 6월까지 평가 기간으로 두고 진행했는데 결과 발표는 2022년 1월에 이뤄졌다. 

코로나19로 인해 현장평가에 애로사항이 있었다는 금감원의 입장을 감안하더라도 평가 회사가 3분의 1로 줄었음에도 오히려 평가 발표 시점은 더 늦어졌다는 점은 납득하기 힘든 대목이다.  

정지연 한국소비자연맹 사무총장은 "금융회사들에게 매년 주기적으로 들여다보고 있다는 시그널을 주는 것이 중요한데 오히려 주기가 길어지게 된 셈"이라며 "지난해 금소법도 통과됐고 소비자 권익이 상승하는 상황에서 아쉬운 대목"이라고 밝혔다.

◆ 늑장 발표 고착화 속...금감원 "질적 평가로 전환, 금융사 개선 시간도 필요"

반면 금감원은 3년 주기 실태평가로 전환한 근본적인 이유로 '내실있는 평가'를 꼽았다. 

매년 70여 개 이상 회사에 대해 평가를 실시했지만 평가대상 회사가 너무 많아 평가의 질적 수준을 높이는데 한계가 있었고 금융회사 차원에서도 평가에 대한 개선 없이 매년 평가만 받는 악순환이 반복되었다는 점에서 개선이 불가피했다는 것이다.

과거 실태평가 당시 금감원은 적은 인력으로 70여 개 이상 회사를 매년 평가해 내실있는 평가가 어려운 고충이 있었고 금융회사 입장에서는 길어진 평가 기간에 매년 평가를 받다보니 개선할 시간도 없이 다시 평가를 받는 악순환이 반복됐다는 지적이 제기됐었다. 

금감원 관계자는 "금융회사를 평가할 때 항목 하나하나 꼼꼼하게 보려면 매년 70여 개 회사를 평가하는 것이 부담이 컸고 금소법 하위 규정을 만들 때 감독규정에 평가주기를 설정해서 진행하도록 반영된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매년 평가를 하면 다음 평가 때까지 금융회사가 개선할 수 있는 시간적 여유가 없었던 게 사실"이라고 설명했다. 

금감원은 이번 실태평가가 금소법상 체계로 들어간 첫 평가였고 모범 규준이 바뀌면서 금융회사 내 소비자보호총괄기관이 실제적으로 소비자보호 노력을 기울였는지를 비롯해 질적 평가가 강화됐다는 점을 강조했다. 

특히 소비자보호에 있어 심각한 영향을 미치는 금융사고가 발생하거나 금감원 감독 및 검사 과정에서 소비자보호 취약점이 발견되는 금융회사나 직전년도 평가에서 종합등급 '미흡'을 받은 금융회사는 다시 실태평가를 받는 등 보완책도 마련돼있다는 점도 언급했다. 

금감원 관계자는 "기본 평가대상 74개사를 바탕으로 금감원의 감독·검사결과 소비자보호 관련 취약점이 발견되거나 종합등급 미흡을 받은 회사들은 평가를 강화해야한다는 의사결정이 있었다"면서 "평가주기는 3년이지만 (그런 회사들은) 평가주기와 관계없이 평가를 강화해 미흡한 부분에 대한 개선을 유도하고자 한다"고 설명했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김건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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