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연기관차를 베이스로 개발된 제네시스 신형 전기차 GV70 전동화 모델(이하 GV70)을 타고 느낀 감상이다.
기존 내연기관차였던 GV70가 전기차까지 라인업을 넓혔다. 17일 사륜 구동 단일 트림 모델을 타고 하남에서 가평까지 왕복 122km 코스를 시승했다. 가격은 7332만 원이다.
주목할 점은 실내다. 지난해 출시한 G80 전동화 모델은 전기차 플랫폼이 아니라 시트 포지션이 다소 높아 운전이 조금 불편했는데 GV70은 센터 터널을 낮추고 차체 바닥 두께를 최소화해 거주성이 좋아졌다. 2열 센터터널이 평평해졌고 SUV라 실내는 더 넓게 느껴진다. 2열도 통풍 시트를 지원한다.
브랜드 최초로 e-터레인 모드가 장착된 것이 눈길을 끈다. e-터레인 모드는 모터로 운전자가 눈길(SNOW), 모래길(SAND), 진흙탕길(MUD) 모드를 선택하면 이에 맞춰 구동력을 배분해 안정적 주행을 돕는다. 시승 코스가 일반 도로 위주라 크게 테스트할 기회는 없었지만 험로에서의 활용성도 살렸다.
이날 주행은 오전 9시 타임이라 그런지 도로에 교통량이 현저히 적었다. GV70에는 스포츠 모드와 함께 스티어링 휠 하단에 ‘부스트’ 모드까지 사용할 수 있다. 100km까지 딱 4.2초면 충분한데 체감 속도로는 4초도 안 걸린 기분이다. 가볍고 빠른 움직임으로 순식간에 공간을 이동한다.
안전성도 탁월했다. 130km 이상 주행 시 시트가 공기주머니를 적용해 최적의 자세를 잡아준다. 마사지 기능도 있다. 여기에 프리뷰 전자제어 서스펜션이 탑재돼 과속 방지턱과 같은 충격을 받을 수 있는 상황에 감쇠력을 자동 조절한다. 개인적으로는 70km까지는 브레이크를 밟지 않아도 머리가 앞으로 젖혀지거나 하지 않았다. 전기차 전용 플랫폼이 아님에도 운전하는 게 꽤 편하다는 인상을 내내 받았다.
운전 중 회생제동 강도 조절도 가능하다. 전기차 속도가 줄어들 때 발생하는 제동력을 전기에너지로 바꿔줘 배터리 충전을 돕는 기능이다. 스티어링휠 뒤쪽에 부착된 패들 시프트를 누르면 4단계까지 강도 조절이 된다. 이 조작만으로도 부드럽게 때로는 묵직하게 다양한 운전의 재미를 느낄 수 있다.
헤드업디스플레이도 굉장히 편하다. 기능을 설정하면 앞차와의 거리는 어느 정도 벌어져 있는지 옆 차선에서 차가 어느 위치에 있는지도 그래픽으로 파악할 수 있다.
단점을 꼽자면 승차감이 말랑한 편인데 그래서인지 코너링이 생각만큼 안정적이지는 않다는 느낌을 받았다. 몸이 조금 뜨는 느낌이다. 가격대도 최대 보조금(700만원)의 50% 수령이 가능하지만 옵션 사양을 추가하면 8000만 원을 훌쩍 넘게 된다. 비슷한 가격대의 테슬라 '모델Y' 주행거리가 500km를 넘는 점을 감안하면 옵션이나 주행성능의 매력으로 고객을 끌어들여야 할 것 같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박인철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