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천시 부평구에 사는 심 모(남)씨는 지난해 8월 널디(NERDY)에서 패딩 2벌을 구매해 여자친구와 커플로 맞췄다. 구매한 지 한 달된 시점에 여자친구의 패딩 뒷목 부분에 물 빠짐 현상이 발생했다. 널디 고객센터에 AS를 문의했으나 "불가하다"는 안내를 받았다. 이유도 제대로 듣지 못해 널디 홈페이지에서 직접 찾아보니 AS 정책이 까다로웠다고. 사이트에는 “최초 불량을 제외하고는 유상 수선만 진행되며, 출시 1년이 지난 상품은 일반수선 외에 부자재, 원단 교체가 어렵다”고 안내하고 있었다. 세탁소에도 맡겨봤지만 제조사에 문의하라며 돌려 받았다. 심 씨는 “10만 원이 넘는 제품인데 이유도 모르고 AS를 거절당했다. 세탁소에서도 거부하는 수선을 어디서 AS를 받으라는 것이냐”며 어이없어 했다.
글로벌 패션 브랜드 중 AS센터를 운영하지 않거나 운영하더라도 이용 조건이 까다로워 개선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터져나오고 있다.
소비자고발센터(www.goso.co.kr)에는 글로벌 패선 브랜드들이 AS를 해주지 않는다는 소비자 불만이 다발하고 있다. 자라(ZARA), 에이치앤엠(H&M), 코스(COS), 나이키(NIKE), 언더아머(UNDERARMOUR), 널디(NERDY) 등 브랜드도 다양하다.
일부는 AS센터를 아예 운영하고 있지 않았으며 운영하더라도 조건이 까다로워 유명무실하다는 지적이다.
언더아머 관계자는 “AS 정책을 운영하고 있지 않지만, 소비자가 제기한 상품 문제를 고려해 유연하고 합리적인 교환, 환불 정책을 운영하고 있어 큰 문제는 없다고 생각된다”고 말했다.
AS정책에 대해 자라와 H&M에도 문의했으나 답하지 않았다.
다만 자라 고객센터에서는 "특별한 경우에 한해 외부업체 위탁으로 AS를 진행하지만, 비용이 제품 값보다 비싸게 책정되는 등 만만치 않는 비용이 나오면서 소비자가 개별적으로 수선을 맡기는 것을 권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른 SPA브랜드 관계자는 “제품 자체에 문제가 있는 경우 AS 대신 교환이나 환불해주고 있기 때문에 오히려 소비자 편의를 높이는 정책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문제는 제조사가 AS를 해주지 않아 ‘일반 수선집’에 맡겨도 거부되는 경우가 많다는 점이다. 바느질 형태나 원단, 색상 등 여러 사유로 수선집에서도 퇴짜를 맞았다는 소비자 불만이 꾸준하다.
AS센터를 운영하는 브랜드는 그나마 낫지만 불만은 마찬가지다. AS 조건을 까다롭게 하거나 소비자의 과실로 판단해 AS를 받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나이키의 경우 AS센터를 운영하나 운동화 에어 터짐, 밑창·에나멜 훼손의 경우 AS 불가다. 널디는 최초 불량을 제외한 수선은 유상 수선만 가능하며, 출시 1년이 지난 상품에 대해서는 일반 봉제 수선 이외에 부자재나 원단 교체가 불가하다.
소비자들은 부자재, 원단 교체, 에어 터짐 등은 대부분 제조사에서만 가능한 AS인데도 이를 거부하고 있다고 지적한다. 해외 브랜드들이 ‘본사 방침’이라는 이유로 AS를 면피할 게 아니라 사후 서비스까지 책임져야 한다고 주장한다.
소비자분쟁해결기준에 따르면 원단불량(제직불량, 세탁 후 변색, 탈색, 수축 등)과 부자재불량(단추, 지퍼, 천조각, 실오라기 등)의 경우 품질보증기간 내 하자라면 무상수리, 교환, 환급 순으로 처리가 진행돼야 한다. 품질보증기간 경과 제품은 무상수리가 불가능하다면 세탁업배상비율표에 따라 감가로 교환이나 환급이 돼야 한다.
한국소비자원 관계자는 “법에 근거해 문제를 삼더라도 사업자가 거부할 권리가 있어 강제성을 부여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이은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