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생명보험 서비스에서 금융소비자들이 가장 많이 제기한 불만은 '불완전판매'로 나타났다. 전체 생명보험사 민원 가운데 평균 41.8%가 ‘상품 계약 시 정확한 설명을 듣지 못했다’는 등 불완전판매 문제에 집중됐다.
뒤이어 ▶보험금 지급 29.9% ▶계약‧해지 15.5% ▶고객센터 10.8% ▶보험료 인상 2% 순이었다.
지난해 소비자고발센터(www.goso.co.kr)에 제기된 16개 생명보험사의 민원 실태를 조사한 결과 NH농협생명은 지난해 신계약건수(100만 건)에 비해 소비자 불만 발생(2.8%)은 낮아 민원 관리가 가장 우수한 기업으로 선정됐다.
교보생명은 민원 점유율이 10.6%로 두자릿수 비율이지만 지난해 신계약건수가 376만 건으로 가장 많아 규모에 비해서는 민원 관리가 탁월했던 것으로 평가된다. 이어 ABL생명(143만 건), 푸본현대생명(130만 건)도 지난해 신계약건수에 비해 민원점유율은 4%대에 불과해 선방한 것으로 집계됐다. 삼성생명(236만 건)과 한화생명(143만 건)은 실적은 2, 3위인데 민원 발생 건수도 각각 24.9%, 10.6%로 그만큼 많았다.
흥국생명(31만 건)과 미래에셋생명(18만 건), KDB생명(8만 건)은 신계약건수 점유율이 2% 이하인데 민원 점유율은 각각 5.1%, 2.8%, 7.4%를 기록하며 민원 관리에서 아쉬움을 드러냈다.
라이나생명(91만 건)과 신한라이프(71만 건)도 규모에 비해서는 민원이 많이 제기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라이나생명(91만 건)과 신한라이프(71만 건)도 신계약건수 대비 민원점유율이 더 높아 민원 관리에 다소 아쉬움을 드러냈다.
◆ ‘불완전 판매’ 피해 40% 넘어
민원 유형별로는 ‘불완전판매’에 대한 소비자 불만이 41.8%로 가장 많았다.
불완전판매 내용을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보험 가입 시 설명한 보장 내용이나 보험금 등이 실제 약관과 달랐다는 내용이 90% 이상이었다. 이전에는 대리 서명으로 보험을 가입해 '무효'라고 주장하는 소비자 불만도 다발했으나 지난해는 6.4%에 불과했다.
특히 종신보험을 저축성 보험으로 속여 판매했다는 내용이 쇄도했다. 노후 자금이나 학자금 등을 위해 가입한 보험이 종신보험이었다는 사실에 소비자들은 망연자실했다. 소비자에게 유리하다고 해 보험 리모델링을 받았으나 정작 제대로 된 보장을 받지 못했다는 불만도 속출했다. 모든 이런 경우 설계사가 명백하게 잘못 안내했다는 증거가 없는 데다 해피콜을 통해 소비자도 가입 내용에 동의했다는 점 때문에 구제를 받기 어렵다.
지적 장애인이나 노인 등에게 보험을 여러 건 가입시키는 범죄에 가까운 문제들도 여전히 빈번했다.
보인부담상한제를 통해 건강보험공단에서 소득 구간에 따라 정해진 의료비 본인부담 액수가 넘는 경우 초과 금액을 환급해 주는데, 보험사에서 건강보험공단으로부터 환급되는 금액은 보상하지 않으면서 갈등을 빚는 일이 쏟아졌다.
소비자들은 정부가 가계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마련한 제도인데 보험사가 부당 이득을 취한다고 지적했으나 보험사는 실손보험 취지가 '소비자가 실제 지불한 의료비만큼 환급'이라는 입장을 고수해 갈등이 다발했다.
보험금을 신청하는 서류를 제출했는데 한참 지나도록 입금이 안돼 문의하면 "접수가 안 됐다" "서류가 미비하다"는 등 이유로 지급을 지연하는 사례도 계속 발생하고 있다.
보험계약 해지 문제(15.5%)와 고객센터 연결이 어렵고 응대가 불만족스럽다(10.8%)는 지적도 제기됐다. 보험료 인상이 과하다는 민원(2%)이 뒤를 이었다. 갱신형 보험의 경우 50%, 100% 이상 폭증했다며 호소하는 민원이 줄을 이었다.
교보생명, KDB생명, 신한라이프, DGB생명, NH농협생명, 미래에셋생명, DB생명은 불완전판매에 소비자 불만이 집중됐고, 삼성생명과 한화생명, 라이나생명, 흥국생명, ABL생명, 푸본현대생명 등 6개사는 보험금 지급 문제가 주로 발생했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이예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