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룹 매출은 30% 이상 늘었고 영업이익은 두 배 넘게 증가했다. 그룹의 총자산과 시가총액은 두 자릿수 비율로 늘었다. 자동차 판매도 정 회장 체제에서 매년 증가세를 기록하며 글로벌 3위로 도약했다.
6일 현대차그룹에 따르면 현대차(대표 정의선‧장재훈‧이동석)와 기아(대표 송호성‧최준영)는 올해 9월까지 전 세계에서 548만993대를 팔았다. 이 같은 추세라면 올해 약 730만 대를 팔게 된다. 2019년에 이어 4년 만에 다시 연간 판매량이 700만대를 넘어서게 된다.
2020년 10월 정 회장 취임 후 현대차그룹의 차량 판매대수는 2020년 635만여 대에서 지난해 684만8419대로 7.8% 증가했다. 해외 판매가 실적을 견인했고, 해외 비중은 78.9%에서 82%로 높아졌다.
코로나19 여파로 차량용 반도체 수급 차질 문제가 발생했고 신차 수요가 줄어든 상황에서 반등을 이끌어 낸 것이라 의미가 더욱 크다. 미국과 유럽, 동남아 등 해외 시장에는 현지 수요에 특화한 모델을 출시한 전략이 통했다는 평가다.
특히 지난해에는 글로벌 시장에서 4~5위권이던 현대차그룹이 토요타, 폭스바겐에 이어 글로벌 3위로 올라서기도 했다.
판매 호조에 따라 그룹사 실적도 상승곡선을 그렸다. 정 회장 취임 전 그룹 매출은 181조5894억 원에서 지난해 248조8897억 원으로 37.1% 증가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두 배 이상 늘었다.
영업이익률도 3.1%에서 5.1%로 높아지며 외형과 내실을 모두 챙겼다. 지난해의 경우 현대차그룹의 해외매출이 첫 100조 원대를 기록하기도 했다.
총자산과 직원 수, 계열사 수 등도 두 자릿수 비율로 늘었다.
정 회장은 ‘품질’과 ‘안전’을 고객신뢰의 핵심 요소로 강조하며 프리미엄 브랜드 제네시스의 성공을 이끌었다. 전동화 트렌드에도 발 빠르게 대응해 성과를 냈다. 아이오닉5‧6와 EV6‧9 등 전기차가 연간 2만대씩 팔리며 시장에 안착했다.
소프트웨어 정의 차량(SDV), 자율주행차, 도심항공모빌리티(UAM), 로봇을 핵심 키워드로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한 기반도 닦았다.
현대차그룹은 지난해 말부터 지난 9월까지 배터리, 수소 등 미래차 부문과 관련한 인사를 잇달아 실시하며 경쟁력 강화를 꾀하고 있다. 2025년까지 전 차종을 SDV로 전환하기 위한 IT분야 외부 인사도 영입했다.
부사장 이상 고위 임원은 줄이고 40대 젊은 임원을 두 배 이상 대폭 늘리는 등 체질개선 작업도 펼쳤다.
정 회장은 미국 조지아주에 건설 중인 연산 30만대 규모의 전기차 전용 신공장을 통해 성장세를 이어나간다는 계획이다. 정 회장은 지난해 10월 공장 건설 현장을 직접 찾아 첫 삽을 떴다. 당시 정 회장은 “2030년 전 세계 점유율 12%를 달성해 전기차 시장을 주도하겠다”는 청사진을 밝혔다. 정 회장은 지난 9월 다시 한 번 현장을 찾아 신공장 준공 상황을 챙겼다.
유안타증권 이현수 연구원은 “2024년 말, 2025년 초 미국 전기차 전용 공장이 완공되면 3% 초반에 머물다 올 들어 6%대로 상승한 점유율을 기반으로 경쟁이 치열한 미국 시장에서 IRA(인플레이션 감축법) 혜택을 누릴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유성용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