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에 이어 2023년에도 미래에셋증권(대표 김미섭·허선호)이 1위 자리를 굳건히 지킨 반면 2위인 현대차증권(대표 배형근)은 적립액이 소폭 늘어나는 데 그쳤다. 한국투자증권(대표 김성환)과 삼성증권(사장 박종문)의 3위 다툼도 더욱 치열해지고 있다.
18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말 증권사 퇴직연금 적립금 규모는 총 86조7415억 원으로 전년 대비 17.5% 증가했다.
유형별로는 DB(확정급여형) 적립금이 3.8% 증가한 43조6942억 원, DC(확정기여형)는 31.5% 증가한 20조8578억 원, 개인용 IRP는 39.6% 증가한 22조1895억 원이었다.
개인이 적립금을 직접 운용할 수 있는 DC·IRP 부문 실적이 각각 29.3%, 36.9% 증가했다.
미래에셋증권 관계자는 "앞으로 효율적 자산배분과 스마트한 디지털 연금자산관리서비스를 통해 수익률과 고객만족도 제고를 위해 노력하겠다"고 전했다.
현대차증권은 4.6% 증가한 16조7428억 원으로 2위를 유지했으나 점유율은 2.4%포인트 하락한 19.3%였다.
현대차증권은 퇴직연금 시장에서 성장세가 뚜렷한 DC·IRP 비중이 11.0%에 그쳐 다른 증권사 대비 비중이 적은 상황이다. 현대차그룹 계열사 적립금이 13조2200억 원으로 전체의 79.0%에 달하는 것도 큰 부담거리다.
현대차증권 관계자는 "지난해 DC 전담 및 아웃바운드 상담 조직을 신설하는 등 사업 인프라를 강화하고 있다"며 "또한 IRP 수수료를 인하해 경쟁력을 높이고 오프라인 세미나 확대를 통한 대 고객 접점을 확대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이어 한국투자증권은 전년 대비 20.1% 증가한 12조9601억 원, 4위 삼성증권은 26.8% 증가한 12조80억 원의 실적을 기록했다. 양사의 점유율 격차는 2022년 1.8%에서 2023년 1.1%로 확 좁혀졌다.
부문별로는 DB 시장에서 한국투자증권이 삼성증권보다 적립금이 3조 원 이상 앞선 반면 삼성증권은 DC·IRP 시장에서 강세를 보였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회사가 퇴직금을 관리하는 DB와 달리 DC·IRP는 자기 책임 아래 노후자금을 스스로 운용하며 포트폴리오를 조정할 수 있다"며 "이러한 특징이 개인의 취향에 맞는 투자를 선호하는 소비자들의 니즈와 맞아떨어지면서 인기가 높아진 것으로 본다"고 전했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이철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