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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번째도 실패로 끝난 조카의 난...금호석유화학 주총, 박찬구 회장 ‘완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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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번째도 실패로 끝난 조카의 난...금호석유화학 주총, 박찬구 회장 ‘완승’
  • 박인철 기자 club1007@csnews.co.kr
  • 승인 2024.03.22 11: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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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철완 전 금호석유화학 상무가 차파트너스와 손잡고 도전한 세 번째 표 대결에서도 삼촌 박찬구 금호석유화학 회장에 패했다. 

22일 금호석유화학 본사에서 열린 주주총회에서 사측의 자기주식 처분·소각과 관련한 정관의 변경 안건이 동의율 74.6%로 가결됐다. 

금호석유화학은 이사회가 상법에 따라 자기주식의 처분 및 소각에 대한 주요 사항을 결의할 수 있도록 정관 일부 변경의 건을 추진했다. 3년간 보유한 자사주 50%도 순차적으로 소각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차파트너스는 회사가 보유하는 자기주식을 이사회 결의 없이 소각할 수 있도록 해야 하며 내년까지 자사주 100%를 소각해야 한다고 반발했지만 주주 반대에 부딪혔다. 
 
이밖에 박 전 상무 측이 제안한 감사위원회 사외이사 김경호 KB금융지주 이사회 의장 선임 안도 부결됐다. 대신 이사회가 추천한 최도선 현 한동대 총장 선임 안건이 통과됐다. 재무제표 승인·이사 보수한도 승인 건 등 역시 회사 측 다른 안건도 그대로 통과됐다.

▲22일 금호석유화학 주주총회 현장
▲22일 금호석유화학 주주총회 현장
이번 주총은 개최 전부터 눈길을 끌었다. 금호석유화학 개인 최대 주주인 박 전 상무가 행동주의 펀드 차파트너스와 손잡고 주주제안을 시도했기 때문이다.
 
다만 박 전 상무의 패배는 일찍부터 기운이 감돌긴 했다. 지난 19일 글로벌 양대 의결권 자문사 ISS와 글래스루이스가 차파트너스의 주주제안에 반대 의견을 냈다. 한국상장회사협의회 부설 독립기구인 지배구조자문위원회도 같은 날 금호석유화학의 자사주 전량 소각 등 주주제안 안건을 반대한다고 입장을 냈다.

주총 하루 전날에는 특수관계인을 제외하고 지분 5% 이상을 보유한 유일한 대주주인 국민연금(9.08%)도 이사회가 추천한 최도성 사외이사 후보에 찬성표를 던졌다. 박 회장의 편을 들기로 한 셈이다.

금호석유화학의 지배구조를 살펴보면 박 회장의 지분이 우호 지분을 포함해도 15.89%밖에 되지 않아 언제라도 경영권 분쟁에 휘말릴 수 있는 상황이었다. 박 전 상무 측은 차파트너스 보유 지분을 포함해 10.8% 수준이다.

실제 박 전 상무는 2021년 주총에서 보통주 현금배당을 주당 1만1000원, 우선주 현금배당을 주당 1만1050원으로 높일 것을 제안하며 박 회장 측과 대척점에 섰다. 이후 박 전 상무는 주주 반대에 부딪혔고 회사에서 해고됐다. 이듬해 경영투명성 및 주주가치 제고 등을 토대로 재차 표 대결에 나섰지만 역시 삼촌에 완패한 바 있다.

이번에도 국민연금을 포함한 주주들이 박 회장의 손을 잡아줬다.

금호석유화학은 2015년 계열분리 이후 이사회 중심의 지배구조를 강화하고 있다. 박 회장이 대표이사에서 자진 사임하며 전문경영인 체제를 꾸렸고 ESG·내부거래·보상위원회 등을 출범하는 등 이사회 중심의 경영 투명성 높이기에 집중했다.

2015년 당시 4명이던 사외이사도 2019년부터 7명으로 확대, 유지하고 있다. 의장에 최도성 사외이사를 선임하는 등 의장과 대표이사를 분리하기도 했다. 사내이사진 3명도 박준경 사장 외에는 전문경영인(백종훈, 고영도)으로 꾸렸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박인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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